한때 두산 베어스의 트레이드 복덩이로 불린 이승진(27)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두산은 지난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우완 필승조 요원 이승진을 전격 1군에서 제외했다.
7일 잠실 KT전 ⅓이닝 2피안타(1피홈런) 1볼넷 3실점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당시 11-4로 크게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랐지만 선두 송민섭의 안타와 김민혁의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처한 1사 1, 2루서 박병호에게 추격의 중월 스리런포를 헌납했다. 0B-1S에서 2구째 직구(145km)가 가운데로 몰린 결과였다. 이후 마무리 김강률에게 마운드를 넘기며 씁쓸하게 경기를 마쳤다.

이승진은 경기 전까지 시즌 평균자책점 3.68과 함께 투구에 기복이 있었다. 6일 잠실 KT전에서도 1이닝 2피안타 1실점으로 부진했던 터. 이에 김태형 감독은 일부러 넉넉한 점수 차에 그를 올려 자신감을 회복시키려 했지만 순식간에 3점을 내주며 2군에서 재조정 기간을 갖게 됐다.
김 감독은 “큰 점수 차에서 신인 김동주 기용도 고려했지만 이승진에게 먼저 기회를 줬다. 좋았을 때의 모습을 되찾길 바라는 마음이 있었다”며 “그러나 경기력이 좋지 못했다. 참 열심히 하는 선수인데 너무 잘하려고 하다 보니 생각이 많다”고 아쉬워했다.
2군에서 어떤 부분을 가다듬어야 1군에 다시 올라올 수 있을까. 김 감독은 “점수 차이가 컸는데 본인 스스로 자신감과 확신이 아직 없는 것 같다. 구속을 떠나서 그런 모습으로 공을 던지기엔 무리가 있다”고 과제를 제시했다.
이승진은 지난 2020시즌 도중 SSG 랜더스의 전신인 SK 와이번스에서 두산으로 이적, 제구 되는 강속구를 앞세워 이른바 트레이드 복덩이로 거듭났다. 지난해에는 잦은 기복으로 필승조와 추격조를 오갔지만 그래도 다행히 10월부터 원래의 구위와 자신감을 되찾으며 47경기 1승 4패 2세이브 13홀드 평균자책점 3.91의 준수한 기록을 남겼다.
이승진은 두산 3년차를 맞아 김강률, 홍건희와 함께 팀의 뒷문을 책임지는 필승조로 일찌감치 낙점됐다. 스프링캠프에서 투수코치가 말릴 정도의 연습량을 가져가며 구위를 끌어올렸고, 시범경기를 7경기 6이닝 무실점으로 마치며 시즌 전망을 밝혔다. 그러나 막상 개막을 해보니 한 달 동안 잦은 기복에 시달리며 벤치에 신뢰를 주지 못했다.
지난달 10일에 이어 시즌 두 번째 2군행을 통보받은 이승진. 이번에는 김 감독의 주문대로 자신감과 확신을 얻고 1군 무대로 돌아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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