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석진·김종민·이이경 "'떡볶이집 그 오빠'에서 인생을 들어요" [인터뷰 종합]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2.05.10 14: 27

정성 들여 만든 떡볶이 한 접시를 사이에 두고, 그때 그 시절부터 지금까지를 돌아본다.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보통의 이야기에 개개인만의 특별한 감성이 더해져 '인생'을 들려준다. 사람들의 이야기에 경청하는 '떡볶이집 그 오빠' 세 사람, 지석진과 김종민 그리고 이이경을 만나봤다. 
최근 방송 중인 MBC에브리원 예능 프로그램 '떡볶이집 그 오빠'는 주인 오빠들이 담아주는 떡볶이 한 접시를 놓고 게스트들의 이야기를 듣는 토크 예능이다. 방송인 지석진, 코요태의 김종민, 배우 이이경이 3MC를 맡아 세 명의 오빠들로 활약 중이다. 지난 2월 13일 정규 첫 방송을 시작한 프로그램은 매주 화요일 오후 8시 30분에 시청자를 만나왔다. 그리고 이달 말 정규 첫 시즌 마지막 방송을 마치고 새로운 시즌으로 재정비를 앞두고 있다. 
서울시 은평구 역촌동의 촬영장소에서 OSEN과 만난 '떡볶이집 그 오빠' 3MC는 실제 프로그램 제목과 같은 간판을 달고 영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직접 만든 이이경 표 떡볶이, 지석진 표 튀김, 김종민 표 어묵탕으로 손님들을 대접하는 세 사람. 음식 값은 공짜다. 단, 각자의 사연을 내야 한다.

이렇듯 매주 정성스럽게 사람들을 만나는 시간. 지석진은 '떡볶이집 그 오빠'에 대해 "매번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의 어떤 재미를 뽑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원래 예능 프로그램이 그렇게 말하고 듣기만 할 수가 없다. 지루해질 듯 한 순간을 못 보게 되는데 그런데 우리 프로그램은 충분히 이야기하고 생각하고 듣게 된다. 그러다 보면 게스트 한 분당 2시간~3시간도 금방 간다. 사실 제작진은 그렇게까지 원하진 않는다. 그런데 우리가 즐거워서 개인적으로 궁금한 것도 많이 물어보면서 이야기하게 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그는 "출연자들의 새로운 면을 많이 보게 된다. 이 자리가 정말 촬영장 같지가 않다. 카메라도 숨어 있고. 그래서 편하게 물어보면서 때때로 과하게 본인의 과거나 현재 상황에 몰입하는 분들도 있다. 우리도 그 분들에게 공감하고 같이 울컥하기도 한다. 이렇게 그 사람의 속을 간접적으로나마 들여다 본다는 게 특별하다"라고 강조했다. 
김종민은 "그렇게 듣다 보면서 석진이 형도 그렇고 우리 이야기도 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이에 지석진은 "맞다. 얘기를 하다 보면 얘네(김종민, 이이경) 가치관도 알게 된다.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뭐라고 하면서 응원해줄지 이야기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이야기를 들어본 수많은 게스트들 가운데 어느 한 명을 꼽기 힘들 정도로 다양한 사연도 있었다. 이 가운데 지석진은 배우 송지효, 김종민은 원로 연기자 김영옥과 트로트 가수 이찬원을 기억에 남는 게스트로 꼽았다. 이이경은 자신의 '깐부'로 출연했던 배우 최다니엘을 고마운 게스트로 언급하며 "사실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배우를 하면 많은 분들을 못 만나는데 이제 여기서 매주 만나니까 이걸 계기로 더 많은 분들을 알게 되고 다른 현장에서 보면 반갑고 누가 나올까 더 기대되는 것 같다"라며 새로운 만남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다. 
나아가 지석진은 "새 시즌에는 지금의 섭외에 더해 게스트와 친한 친구 한 명을 더 같이 불러서 그 분들의 케미스트리를 보고싶기도 하다. 절친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또 얼마나 재밌겠나. 매회는 힘들더라도 가능하다면 친한 사람들의 특집을 꾸며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에 김종민은 "맞다. 전에도 배우 정해인 씨 친구가 지나가다 우연히 들렀는데 실제로 정해인 씨가 인증샷도 보내줬다. 너무 감사했다. 친구를 생각하는 마음도 보였지만 짠한 감동도 있었다"라고 거들었다. 
그런가 하면 이이경은 "저희 세 명이서 떡볶이 푸드트럭을 하는 느낌으로 여행을 가고 싶기도 하다. 제가 트레일러까지 몰 수 있다. 다 운전할 수 있다. 군대 갈 때도 그냥 가기 싫어서 면허를 따서 특수 운전병으로 갔다. (푸드트럭) 할 수 있다"라며 '떡볶이집 그 오빠'들 만의 케미를 보여줄 기회에 눈을 빛냈다. 
지석진은 이런 이이경을 가리키며 "진짜 이렇게 열심히 사는 친구가 없다. 통영에서 새벽까지 촬영하고 집에 가서 자고 올법 한데 운동도 하고 와서 요리 준비하는 친구"라며 혀를 내둘렀다. 김종민 또한 "아침마다 이경이가 신문을 보는데 그 이유도 멋지다"라며 모바일로 기사를 보며 댓글들에 영향을 받지 않고 온전히 자신만의 생각으로 내용을 보기 위해 신문을 본다는 이이경을 치켜세웠다. 
실제 이이경은 인터뷰 내내 '막내 같지 않은 막내'의 면모를 보였다. 나이는 막내지만 멘탈 만은 누구보다 어른스러운 언변으로 감탄을 자아냈다. 정작 그는 "신문에 다 나온 말"이라며 겸손을 표했으나 "그렇게 해야 후회가 없다", "열심히 사는 게 티 안 났으면 좋겠다"라며 담담하고 겸손한 모습으로 형들의 애정 어린 감탄을 듬뿍 받았다. 
이렇듯 매사 열심히 사는 막내 같지 않은 막내 이이경은 정성들여 떡볶이를 만들었고, 어리숙하지만 챙겨주고 싶은 둘째 김종민은 요리 '똥손'이라 괴로워하면서도 매번 달라지는 어묵탕 간을 맞추려 애썼다. '안정감' 있는 맏형 지석진 역시 튀김 옷에 카레 가루를 더하는 등의 아이디어로 음식에 정성을 보탰다. 졸임 떡뽁이, 한우 떡볶이, 짬뽕 라면 등 '떡볶이집 그 오빠' 만의 메뉴도 등장했다.
이에 지석진은 "아내가 이 프로그램을 좋아하고 재미있다고 한다. 가수 린 씨가 나왔을 때 특히 좋아했다. 린 씨가 정말 고마운 게 속에 담아둔 이야기를 다 얘기해주고 갔다. 본인의 아픔도 말해줬다"라며 프로그램에 대한 자부심을 표현했다. 
게스트들이 이렇듯 속에 있던 말을 할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이경은 "다들 '촬영 같지 않다'는 말을 많이 해주신다. 카메라가 다 있는데, 얘기하다 보면 카메라를 잊게 되시는 것 같다"라고 나름의 이유를 밝혔다.지석진 역시 "맞다. 촬영이라고 생각하고 들어오면 몇 십분 지나면 그걸 잊는다. 진짜 사석 같다"라고 했고, 김종민은 "손님 오셨는데 저희끼리 놀며 싸우는 모습까지 보면 동화돼서 그럴 때도 있는 것 같다. '방송 같지 않은 느낌' 때문에 편하게 이야기를 해주는 것 같다"라고 거들었다. 
편안한 동네 단골 분식집 같은 '떡볶이집 그 오빠'. 3MC들은 이 프로그램이 어떻게 기억되길 바랄까. 김종민은 "게스트 분들이 오셔서 옛날부터 어떻게 살아왔는지 얘기를 많이 해주시는데 사회 초년생 분들이 보셔서 '이런 길도 있구나'라고 각자 가장 머리 아픈 시기에 분야 별로 방법을 많이 배워갔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더불어 지석진은 "'인생을 듣는 프로그램'이라고 하면 과할까. 그런데 그런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온 것 같다. 저도 서른 전까지 고민이 많았다. 그런 역경을 뚫고 자리잡은 분들이 '떡볶이집 그 오빠'에 오신다. 역경 없는 삶이 어디 있겠나. 과거부터 현재까지 짧은 시간이지만 많은 분들이 인생의 고민을 가지고 보신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부했다. 
끝으로 이이경은 "요즘 프로그램들이 다 짧아졌다. 그런데 우리처럼 이렇게 오래 할 수 있다는 게 감사하다. 그만큼 다들 편안하고 느긋하게 보시고 우리 프로그램에 대한 팬층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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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BC에브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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