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백종인 객원기자] '스톡킹'은 인기 유튜브 채널이다. 고정 출연자는 정용검 캐스터와 심수창 해설위원이다. 주로 야구선수들의 토크쇼 형식으로 꾸며진다. MBC Sports+의 컨텐츠로 출발해, 2020년 별도 채널로 독립했다. 에피소드 56편까지 나왔으며, 구독자가 20만 명을 넘는다. ‘안경 에이스’ 박세웅에 대한 언급 중에 인상 깊은 몇 가지를 추렸다.

“세웅이는 거기 알바인 줄 알았어요”
# 2020년 10월에 업로드 된 18번째 에피소드다. 롯데 출신 이명우와 이우민 편이다. 이명우가 은퇴 후 운영하는 음식점 ‘갈비회담’에 대한 얘기 도중에 등장하는 ‘썰’이다.
심수창 : 선수들은 누가 많이 와?
이명우 : 거의 다 왔습니다.
이우민 : 저도 초반에는 몇 번 갔었어요.
이명우 : 예, 우민이도 오고. 세웅이는 뭐 거의….
이우민 : 세웅이는 거기 알바인 줄 알았어요.
정용검 : (놀라며) 박세웅 선수요? 그렇게 많이 와요?
이명우 : 세웅이가 그러더라구요. “선배님. 자꾸 야구장에서 물어봅니다. (갈비회담) 직원이냐고.”
일동 : ㅋㅋㅋㅋㅋㅋㅋ
이명우 : 난 이제 (아이들 가르치러) 학교에 있고, (주문 받은) 도시락을 싸야 된대. 일손이 달리니까, 세웅이가 와서 계란 굽고 있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
이우민 : 가면 세웅이가 서빙하고 있어요.

# 이 썰은 박세웅이 출연한 52번째 에피소드(2022년 2월 업로드)에서 A/S 된다.
정용검 : 갈비회담을 많이 갈 때 일주일에 몇 번까지 갔었나요?
박세웅 : 2~3번 갈 때도 있구요.
정용검 : 팬들과 마주치는 일도 많았을 거 같은데?
박세웅 : 거기선 (일반인과) 안 헷갈리시더라고요. 출몰지역인 걸 알아보시고.
정용검 : 나이 차이도 많이 나는데(이명우와 13살 차이), 어떻게 그렇게 친해졌는지.
박세웅 : 처음에 롯데 가서 힘들어할 때 옆에서 많이 도와주셨고, 명우 선배님 애기들이 저를 많이 좋아해서. 시즌 때는 선배님 방에 놀러가서, 제 방을 안 가요. 새벽 2시가 되면 “세웅아 빨리 가서 자라”고 하는데, 저는 “선배님 아직 멀었습니다. 좀 더 있다가 가겠습니다” 하고 버티죠.
일동 : ㅎㅎㅎㅎㅎㅎ

손승락과의 뜨거운 포옹, 눈물
# 2020년 6월에 업로드 된 손승락, 이케빈 편(EP 14)이다. 손승락의 갑작스러운 은퇴에 대한 얘기였다. 2019년 마지막 경기를 마친 날이다. 파장 분위기의 쓸쓸한 사직 구장 마운드에 올라 흙을 다독이던 모습이 화면에 나온다. 그걸 박세웅이 텅 빈 덕아웃에서 지켜보고 있다. 손승락이 다가와 포옹해주자, 안경을 벗고 눈물을 훔치는 장면이 잡혔다. 당시 게임은 TV 중계도 없었다. 롯데 구단이 제작한 GAINTS TV에 남은 영상으로 전해진다.
정용검 : 저 때 어떠셨나요?
손승락 : 박세웅 선수가 울고 있더라구요. 아니, 안아주니까 울었나? 그랬던 것 같아요. 저게 마지막이거든요. 사직 야구장. 마운드에 올라가서 흙을 만지면서 ‘4년 동안 안 아프게 해주고, 끝까지 하게 해줘서 너무 고맙다. 우리 내년에 또 만나자.’ 그러고 내려왔어요.
일동 : 아~.
손승락 : 거기까지는 괜찮았던 것 같아요. 근데 (멀찌감치 덕아웃에서 지켜보던) 세웅이가 울고 있더라구요. 좀 아쉬워서 그랬나. 그래서 안아주면서…. 지금까지도 (운 이유를) 물어보진 않았어요. 그게 마지막이라는 게 너무 아프더라구요.

다승 공동 1위, ERA 2위의 전략 무기
27살 에이스가 팀의 연패를 끊었다(10일 사직구장). 다이노스는 8회까지 3안타 무실점으로 꼼짝 못했다. 10개의 삼진(개인 최다)을 솎아냈다. 한 이닝을 3타자 연속 3구 삼진으로 끝내는 진기록도 세웠다(5회). 노히터 보다도 어렵다는 기록이다. 역대 8번째 주인공이다.
시즌 5승째로 동료 찰스 반즈, 김광현(SSG)과 다승 공동 선두다. 평균자책점(ERA)도 대단하다. 1.21로 김광현(0.47)에 이어 2위다. 스스로는 올림픽 대표팀을 경험한 것이 성장의 계기였다고 밝힌다. 덕분에 여유 있는 경기 운영이 가능해졌다는 말이다.
루틴에 롱토스를 추가하며 지구력도 붙었다. 게임 후반에도 스피드가 유지된다는 자체 분석이다. 물론 기술적인 면에서도 업그레이드 됐다. 커브와 스플리터가 자유자재다. 언제라도 스트라이크 존을 넘나든다.
하지만 가장 큰 전략 무기는 따로 있다. 바로 인성(人性)이다. 훨씬 대단한 기량으로도, 엄청난 피지컬로도, 위력적인 공으로도 가릴 수 없는 지점이다. 팬들의 공감과 존중을 가능케 하는 영역이다. 그게 진정한 프로의 가치이고,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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