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소리 "언니 가오도, 목소리도 잊지 않을게요" 오열(故강수연영결식)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22.05.11 10: 46

배우 문소리가 고(故) 강수연의 영결식에서 눈물을 쏟았다.
11일 오전 10시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지하 1층에서 고 강수연의 영결식이 거행됐다. 영결식은 영화인장으로 치러졌고, 장례위원장은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이다.
이날 영결식의 사회는 유지태, 추도사는 김동호 이사장을 비롯해 임권택 감독, 문소리, 설경구, 연상호 감독 등이 했다. 영화진흥위원회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고, 고인을 추모하는 많은 네티즌들이 실시간 채팅창에 모였다.

후배 문소리는 "수연 언니 소식을 들은 그날 저는 친구네 집에 있었다. 부쩍 더워진 봄날이었는데 친구랑 같이 콩국수 먹고 키우던 화분 분갈이를 하고 있는데 언니가 영원히 눈을 감았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허망한 마음으로 멍하니 앉아있었는데 친구가 미미와 철수의 청춘스케치 LP를 들고 나와서 우리는 한참 그 LP를 들었다 '야 김철수 내가 반말해서 기분 나쁘니' 그 때도 여전히 당돌한 언니 목소리가 너무 좋아서 울면서 또 웃으면서 LP판 뒤에 쓰인 글도 한참을 들여다봤다"며 슬픈 마음으로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나무들이 봄바람에 흔들거리고 라일락 꽃향기가 나고 '경마장 가는 길을 다시 봐야겠다'고 했다. 밤에는 책을 봤다. 큰 별이 일찍 서쪽 하늘에 떨어졌을 때 나는 서러웠다. 언제고 다시 서러우리라. 이 글이 내 마음이 너무 똑같아서 이 시를 읽고 또 읽었다. 잠이 들고 어찌 일어났는데 갑자기 피식 웃음이 났다. 영화의 세계라는게 땅에만 있는 게 아닐 수도 있는 게 아닐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눈물을 보였다.
추도사 내내 눈물을 흘린 문소리는 "재미난 이야기 만들며 노는게 어찌 땅에서만 하겠느냐. 거기엔 이기영 감독님도 계시고 김지석 프로그래머도 계실텐데. 언니 거기서 그 분들이랑 영화 한 편 하세요"라며 "마음이 잘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늘 우리 그랬지 않나. 웃어가며. 그래도 그 가운데 언니가 있다면 뭐든 잘 해결될 거다. 언니 잘 가요. 한국 영화에 대한 언니 마음 잊지 않을게요. 언니의 가오도, 언니 목소리도, 잊지 않을게요. 이 다음에 우리 만나면 같이 영화해요 언니"라며 오열했다.
앞서 강수연은 지난 5일 뇌출혈로 쓰러져 가족들이 발견해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다. 응급실과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의식을 찾지 못했고, 끝내 7일 오후 3시 세상을 떠났다.
한편 고인의 발인은 영결식이 끝난 직후 진행되며,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하고, 장지는 용인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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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진흥위원회 공식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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