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호 감독 "선배님과 각별한 사이 될줄 몰랐다..유작에 동행" 눈물(故강수연영결식)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22.05.11 11: 15

연상호 감독이 고(故) 강수연을 떠나보내며 결국 눈물을 흘렸다.
11일 오전 10시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지하 1층에서 고 강수연의 영결식이 거행됐다. 장례는 영화인장으로 치러졌고, 장례위원장은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이다.
이날 영결식의 사회는 유지태, 추도사는 김동호 이사장을 비롯해 임권택 감독, 문소리, 설경구, 연상호 감독 등이 했다. 영화진흥위원회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고, 고인을 추모하는 많은 네티즌들이 실시간 채팅창에 모였다.

특히 '부산행', '반도', '지옥' 등을 연출한 연상호 감독은 강수연의 유작이 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SF 영화 '정이'에서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다. 올 하반기 공개를 앞두고 후반 작업 중 비보를 접했다. 
연상호 감독 "2011년 내가 만든 독립 장편 애니메이션이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돼 영화제를 방문했고, 운 좋게 몇 개의 상을 받았다. 시상식이 끝나고 프로듀서와 담배를 피우고 있을 때 칸 영화제 관계자가 날 부르더라. 누군지도 모르고 만났는데 그 관계자는 열정적으로 이야기했다. 난 영어를 할 줄 몰라서 'I can't speak English'를 반복했다. 그때 강수연 선배님이 다가와서 통역을 해주셨다"고 밝혔다.
이어 "난 그때 칸 영화제 관계자가 어떤 얘기를 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단 하나의 의문만 남아 있다. '어째서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배우가 통역을 자처하셨을까?'하는 점이다. 강수연 선배님은 영화제 일을 하며 한국 영화가 세계에 알려지길 바랐고, 자기 일처럼 나섰다. 마치 자신이 한국 영화인 것처럼. 강수연 선배님 그 자체가 한국 영화였다. 무서운 멍에를 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눈시울을 붉힌 연상호 감독은 "새 작품을 시작할 때, 새로운 시도라서 두려움도 컸다. 어떤 배우와 함께 이런 새로운 시도를 해야하는지 고민했다. 그때 머릿속에 강수연 선배님이 떠올랐다. 독보적인 아우라를 가진 강수연 선배님과 이 영화를 하고 싶었다. 도저히 다른 배우는 떠오르지 않았다. 용기를 내 선배님에게 전화했고, 몇 번의 만남 끝에 '한 번 해보자' 하셨을 때 뛸 듯이 기뻤다. 마치 나에게 든든한 백이 생긴 것 같았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고인과 각별한 사이가 될줄 몰랐다는 연상호 감독은 "이 영결식이 끝나고 영원한 작별을 하는 대신 작업실로 돌아가 선배님과 얼굴을 마주하고 새 영화에 대한 고민을 해야한다"며 "배우 강수연의 연기는 현재진행형이다. 한국 영화 그 자체였던 선배님, 선배님의 마지막 영화를 함께하며 수많은 사람들에게 선배님의 새 영화를 선보이기 위해 동행한다. 그 마지막 순간까지 선배님의 든든한 백이 돼 드리겠다"며 울먹였다. 
앞서 강수연은 지난 5일 뇌출혈로 쓰러져 가족들이 발견해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다. 응급실과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의식을 찾지 못했고, 끝내 7일 오후 3시 5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한편 고인의 발인은 영결식이 끝난 직후 진행되며,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하고, 장지는 경기도 용인공원이다.
/ hsjssu@osen.co.kr
[사진] 강수연 영결식 화면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