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김혜수 리스펙"…'데드캠핑 더라이브' 남지현, 포미닛→배우 도약중(종합)[인터뷰]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2.05.11 13: 03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될지 고민하고 있다. 근데 방황은 계속 될 거 같다.”
배우 남지현(33)은 작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털어놨다.
여리여리하고 풋풋했던 걸그룹 포미닛 시절을 지나 이제는 배우로서, 여성으로서, 한층 단단해진 모습이다. 가수로 활동하면서도 연기에 대한 관심을 가져온 그녀는 그룹 활동을 마친 후 본격적으로 연기에 매진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스릴러 액션 영화 ‘데드캠핑 더라이브’(감독 김현우, 배급 그노스 다날엔터테인먼트, 제작 그노스 파이브데이 꿀잼컴퍼니)는 남지현에게 의미가 깊은 작품으로 남을 듯하다. 데뷔 후 처음 원톱 주연을 맡은 데다, 그간 소화한 적 없었던 캐릭터를 연기했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인기 캠핑 유튜버 수연(남지현 분)이 덫에 반드시 걸려들 그놈들을 사냥하기 위해 외딴 산속에서 펼치는 이야기를 담았다. 남지현은 인기 유튜버 수연 역을 맡아 이미지 변신에 나섰다. 극 초반에는 밝고 장난기 많은 모습을 보이지만, 사건 이후 독기를 품고 나쁜놈들을 사냥하며 파워풀한 액션을 선보인다. 그간 보지 못했던 남지현의 매력이 돋보인다. 
개봉일을 하루 앞둔 11일 남지현은 서울 소격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개봉이 하루 남았는데 너무 떨리고 긴장된다. 관객들이 저를 극중 캐릭터로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는 소감을 남겼다.
남지현은 캐스팅 디렉터를 통해 이 영화를 알게 됐고, 그의 추천으로 감독과 미팅을 가졌다고 한다. 영화 출연 과정에 대해 “캐스팅 디렉터가 감독님에게 ‘남지현이 캐릭터와 어울릴 거 같다’고 제안을 하셨더라. 당시 저는 소속사가 없는 상태에서 연락을 받았다”며 “시나리오를 받아 읽고 나서 감독님을 만났는데 ‘어떻게 읽었는지?’ 물어보시며 내 생각을 궁금해 하셨다. 카페에서 만나 2~3시간 정도 얘기를 나눴는데, 감독님이 생각한 캐릭터와 제 이미지가 잘 맞아서 하게 됐다”고 밝혔다.
수연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었던 부분에 대해 남지현은 “평소 (사건·사고에 관한) 기사를 봤을 때 죄를 저지르고도, 오히려 피해자가 상처를 입고 그들의 일상이 복구가 안 되는 사연을 접하고 분노를 일으켰던 적이 있었다. ‘어떻게 이럴 수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감독님과 미팅할 때 과거의 실제 사건에 대해 피해자의 입장에 서서 얘기를 해주셨다. 감독님이 직접 쓰고 연출하셔서 누구보다 작품에 대해 잘 이해하고 계셨다. 무엇보다 피해자의 마음을 이해하셔서 좋았다”고 말했다.
“현실에서 하지 못하는 복수를 영화를 통해 한 거 같다.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시고 카타르시스를 느껴주셨으면 좋겠다. 다만 저는 성별 갈등을 조장하고 싶지 않다. (죄를 저지르고도 떳떳한) 가해자와 (피해를 입고도 오히려 표적이 되는) 피해자의 시선에서 이 영화를 봐주셨으면 한다”고 바랐다.
남지현은 캐릭터의 상황과 심리를 이해하기 위해 기사나 다큐멘터리를 찾아봤다고 한다. “학교폭력 사건부터 잘못하지 않았는데 되레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의 인터뷰를 많이 찾아봤다”고 캐릭터를 분석한 과정을 털어놨다.
‘데드캠핑 더라이브’는 복수의 생방송이다. 캠핑 유튜버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수연은 사람이 드문 곳에서 혼자 캠핑을 하며 그 순간을 구독자들과 함께 한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복수를 위한 준비나 다름없었다. 그리고 그녀가 기다리던 라이브 날, 수연은 자신을 미끼로 또 다시 놈들을 낚는 데 성공한다. 괴한들에게 납치된 듯했지만 그녀는 보란 듯이 탈출해 사냥을 시작한다. 마지막 한 사람까지 잡아, 단죄하려는 수연을 보여주고자 했던 감독의 의도대로 남지현은 강렬한 액션을 통해 전사의 이미지를 강조했다.
이에 남지현은 “저예산 영화이다 보니 준비할 시간이 많지 않았다. 크랭크인 전까지 2주 정도 밖에 없었다. 그땐 제가 소속사가 없어서 졸린 상태에서 직접 운전을 하고 촬영장에 간 적도 있다. 작년 7월에 첫 촬영을 시작해 3주 정도 찍었다. 포미닛 시절 항상 청순한 이미지를 내세웠다. 가만히 있어도 ‘착해 보인다’는 말을 들어서 극 초반부는 해오던 대로 편하게 찍었다. 그런데 후반부를 연기할 때는 제 안에 화를 꺼내려고 했다”고 밝혔다.
어려웠던 점이 또 있었느냐고 묻자, “제가 평소 크게 화를 내는 편도 아니고, 화가 나도 참는 편이다. 예민하지 않다. 지금 촬영 중인 드라마 ‘왜 오수재인가’의 현장에도 직접 운전을 해서 갔다. 작년 10월부터 촬영을 했는데 현재도 촬영 중이다. 성격은 무딘 편이라서 영화 속 산 촬영은 괜찮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마지막 신 촬영이 가장 힘들었다. 화면으로는 안 보이는데 현장에 먼지가 많아서 목에 먼지가 걸리는 느낌이 들었다. 그 장면은 한 2~3일 정도 찍었다”고 회상했다.
부상은 없었느냐고 묻자, “시멘트 바닥이라 상처는 생겼지만 큰 부상은 없었다. 무술감독님도 ‘이 정도면 액션 습득이 빠르다’고 하셨다.(웃음) 저는 우리나라 액션 영화를 보면서 평소 부러움이 있었다. 물론 해외 영화도 많고. 이번에 액션을 찍으며 관심이 생겼는데 앞으로도 액션 장르를 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고 말했다.
2009년 걸그룹 포미닛으로 데뷔한 남지현은 7년 후인 2016년 그룹 해체 후 연기자의 길을 걷고 있다. 가수를 했던 시절에 대한 기억은 추억으로 남기고 있다고.
“걸그룹 활동을 할 때는 어렸다. 철도 없었다. 연기를 하면서 사람들을 이해하고 살아가는 것에 대해 이해를 하게 됐다. 현실적으로 알아가고 있다. 그때는 과한게 챙김을 받았었다. 멤버들은 서로 연기를 하는 것에 있어서 어색함을 느낀다. 만나면 ‘우리 옛날에 그랬었지. 그때가 좋았지’라고 얘기한다. 근데 저는 아직 흥은 남이 있어서 혼자 노래방에 가서 풀고 오기도 한다.(웃음) 다시 활동을 하기엔 훌륭한 가수 후배들이 너무 많다. 모니터를 하면서 대리만족을 한다.”
배우 남지현으로서 그녀의 바람은 “계속 연기하는 것”이었다.
이날 남지현은 “전도연, 김혜수 선배님은 제게 거의 ‘신’ 급이다. 오랜 가는 사람들에 대한 리스펙트가 있다. 저도 계속 연기자로서 살고 싶은데 바람처럼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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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그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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