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남자’ 신성현(32·두산)이 3년 만에 희망의 축포를 쏘아 올렸다.
신성현은 1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즌 5차전에 7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1홈런) 2타점으로 팀의 5-1 완승에 기여했다.
신성현은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한국에서 중학교 졸업 후 일본 교토국제고로 유학 가서 입단 테스트를 통해 2009년 일본프로야구 히로시마 유니폼을 입었고, 이후 데뷔 없이 2군을 전전하다가 방출된 뒤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독립구단 고양 원더스에서 프로의 꿈을 이어갔다.

신성현은 마침내 2015 한화 육성선수로 KBO리그의 일원이 됐다. 이후 2017년 트레이드를 통해 두산과 인연을 맺었지만 좀처럼 잠재력을 터트리지 못하며 ‘만년 유망주’, ‘미완의 장타자’ 등 꼬리표가 늘 따라다녔다. 매년 타율이 1할대에 머물렀고, 작년의 경우 성적이 11경기 타율 1할8푼2리에 그치며 현역 생활이 위태롭기도 했다.
김태형 감독은 최근 양석환, 김인태 등 중심 타자들이 줄줄이 부상 이탈하자 지난 3일 한방이 있는 신성현을 1군으로 불러들였다. 퓨처스리그에선 14경기 타율 3할1푼4리 1홈런 3타점으로 감이 좋았던 터. 그러나 4일(LG전) 시즌 첫 선발 출전 경기서 실책 2개를 기록하며 3회 교체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신성현은 8일 KT전에 선발 좌익수로 출전해 마침내 시즌 첫 안타를 신고했다. 전날 키움전에서 다시 무안타로 역할을 하지 못했지만 이날 다시 키움을 만나 기다렸던 홈런을 터트리며 모처럼 미소를 지었다.
홈런은 3번째 타석에서 나왔다. 2-0으로 앞선 6회 2사 2루서 등장, 1B-1S에서 키움 장재영의 몸쪽 높은 직구(150km)를 받아쳐 좌월 쐐기 투런포로 연결한 것. 2019년 4월 16일 잠실 SK전 이후 무려 1121일 만에 나온 개인 통산 16번째 홈런이었다.
선수 못지않게 사령탑도 이 한방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김태형 감독은 경기 후 “6회초 신성현의 홈런이 결정적이었다. 그 한방으로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라고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신성현은 “상대 투수 공이 워낙 빨라 타이밍을 앞당긴 게 주효했다. 오랜만의 홈런인데 정말 기분 좋았다”며 “주위 모든 분들이 진심으로 응원과 격려를 보내주셨기에 어떻게든 보답하고 싶었다. 부모님 생각도 나고 감독님과 1, 2군 코칭스태프에게 감사드린다. 오늘에 만족하지 않고 더 좋은 성적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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