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일 리셋한다" 338홈런 국민거포의 믿기지 않는 하루살이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2.05.12 05: 31

"매일 리셋한다".
KT 위즈의 새로운 4번타자 박병호(36)의 말이었다.  박병호는 지난 1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홈런과 2루타를 쳐내며 4타점을 수확했다. 팀 10-5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2년의 아픈 경험이 빚어낸 하루살이라는 뜻이다. 
전날 KIA 마운드에 굴욕을 당했다. 기세 좋게 1회초 두 타자가 안타를 치고 출루했다. 그런데 그로부터 27타자 연속으로 아웃카운트를 당했다. 게다가 박병호는 9회말 2사 만루에서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파울볼을 잡지 못해 살려주었고, 끝내기 안타까지 맞았다. 선수들도 설욕의 의지가 컸다. 

KT 박병호가 11일 KIA와의 광주경기에서 승리를 이끌고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2.05.11 /sunday@osen.co.kr

첫 타자 조용호가 안타를 때려가 연속 무출루 기록을 깼고, 1사2루에서 김민혁이 선제 적시타를 날리자마자 좌월 투런홈런을 가동했다. 최근의 장타력을 이어가는 시즌 11호 홈런이었다. 설욕의 기폭제가 되었다. 박병호는 3회에서도 중견수 옆으로 빠지는 2타점 2루타를 작렬했다. 이런 추세라면 40홈런이 넘고, 100타점까지 올릴 수 있다. 
박병호는 "홈런을 지난 주에 몰아쳤는데 타이밍 잡는데 여유가 생겼다. 타구를 앞에 놓고 치면서 뜬공이 많아지고, 컨택이 되는 공도 많아졌다. 꾸준히 해야한다. 그런 훈련을 계속하고 있다. 손목은 괜찮다. 주사치료를 받을 수 없어 트레이너 파트에서 계속 신경을 써준다. 큰 통증 없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년동안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내비쳤다. 그럴만했다. 2년 동안 20홈런-21홈런을 쳤지만 타율과 타점이 너무 떨어졌다. 2020년 타율 2할2푼3리-66타점, 2021년 2할2푼7리-76타점을 기록했다. 기본 30홈런에 100타점을 생산하는 국민거포에 걸맞지 않았다.  
그래서 매일 자신을 채찍질 하고 있다. "아직 확신이 안선다. 지난 2년이 너무 충격적이었다. (오늘 못하더라도) 마음 편하게 내일 잘해하지 이런 생각이 들지 않는다. 지금은 상대 투수에 맞춰 꾸준히 연습한다. 매일 새롭게 리셋하며 준비하고 있다"며 웃었다.  338홈런을 때린 국민거포의 고민이 묻어나는 말이었다. 
1회초 1사 1루에서 KT 박병호가 좌월 투런 홈런을 치고 환호하고 있다. 2022.05.11 /sunday@osen.co.kr
이어 "지난 2년 동안 삼진을 당하지 않으려는 것이 컸다. 그러다보니 오히려 타이밍 늦어서 삼진이 많았다. 이제는 삼진 당해도 앞에 놓고 친다고 생각하니 삼진에 대한 압박감이 없어졌다. 삼진을 당해도 누구도 아무 말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KIA 이의리를 상대로 때린 홈런도 직구를 타이밍을 빨리 잡고 만든 것이었다. 
박병호는 이날 338번째 홈런을 때려 KBO리그 통산 부문에서 단독 7위에 올랐다. 개인 최다홈런은 이승엽의 467개이다. 다음으로 최정이 406개를 기록 중이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나도 400홈런을 치고 싶다. 3년 계약했으니 연평균 몇 개 치면 될까요?"라며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이강철 감독에 대해 고마움도 전했다. 마음껏 플레이 할 수 있도록 심적으로 편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심리적으로 편하다.  감독님과 수석코치님이 소통을 많이 하신다. 나를 믿어주셔서 좋다. 선수들, 나, 후배들까지 소통을 많이 하신다. 농담도 많이 하셔 장점이다"며 웃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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