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김민지 인턴기자] “좀 더 일찍이 함께해야 했다. 내 실수다.”
한화 이글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11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장민재에게 내린 평가다.
사령탑이 먼저 과오를 인정하는 일은 흔하지 않다. 장민재는 그만큼 사령탑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 그 이상의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장민재는 올 시즌 10경기에서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 중이다. 개막 직후 6경기에는 구원투수로 등판했지만 최근 4경기 연속 선발등판이다.
직전 선발인 10일 LG전에서 5이닝 4피안타 2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으나 팀이 1-9로 패해 시즌 첫 승 수확은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수베로 감독은 “제구가 장점인 선수다. 타자를 피해 가지 않고 정교하게 커맨드를 가져가다 보니 스트라이크도 볼로 선언되는 일이 있었다. 볼카운트가 어떻든 자기 공을 던지는 선수다. 포크볼도 구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경기에서 장민재는 총 85구 중에서 포크볼(38개)과 직구(36개)의 비율을 약 1:1로 가져가며 구종을 구사했다.
이어 ”지난 10일 경기에서는 장민재가 스스로 위기를 탈출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불펜자원 대기시키지 않았다”며 상황을 전했다. 그만큼 믿음을 보이고 있다. 추가로 "작년 후반기부터 성적이 좋았던 선수다. 일찍 함께하지 못한 것이 내 실수다"라며 오판을 인정했다.
장민재의 성적이 좋아진 것은 야구를 분석하고 끊임없이 변화한 노력의 산물이다.
“스트라이크보다는 스트라이크 같은 볼을 잘 던져야지 요즘 야구에서 통하는 것 같다. 스트라이크존이 넓어지다 보니 타자들이 눈에 보이는 공을 컨택하려고 하는 성향이 강해졌다. 그래서 한 개 빠질 거 두 개 정도 빠지고, 떨어지게 연습했다”는 것이 장민재의 설명이다.
이어 “10년간 해오던 운동법을 완전히 바꿨다. 연습 때 던지는 양을 완전히 줄이고 경기에 집중하도록 바꿨다”며 “오랜 루틴을 버린다는 게 처음에는 불안했지만 마운드에서 힘이 생기다 보니 공이 더 좋아진 것 같다. 코치님들이 조언을 해주셨던 게 도움이 됐다”며 속내를 밝혔다.
장민재는 올해 11년차 베테랑이다. 후배들에 대한 애정도 각별하다. “워낙 애들이 착하고 스스로 알아서 잘한다. 걱정할 필요 없이 열심히 한다. 다만 언젠가 꼭 빛을 봐서 정말 잘 됐으면 좋겠다”고 진심을 전했다.
등판 계획에 대한 질문에 장민재는 “당분간은 선발로 보실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수베로 감독을 후회하게 만든 베테랑의 역투는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다. /minjaja@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