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김민수(24)는 입단할 때부터 ‘거포 내야수’로 불렸다. 타격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고 수비 역시 나무랄 데 없다고 평가를 받았다.
2017년 입단 첫 해, 10경기, 19타석 타율 1할7푼6리만 기록한 채 경찰청에 입대했다. 일찌감치 병역 의무를 마치고 돌아왔다. 유망주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었고 기회를 받아야 했다. 하지만 본래 포지션인 3루에는 2018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해 ‘리틀 이대호’라고 불리고 있던 한동희가 버티고 있었다. 2018년부터 1,2군을 오르락내리락 했던 한동희였지만 김민수보다는 기회를 더 많이 받았다.
결국 2020년을 기점으로 두 자릿수 홈런을 때릴 수 있는 거포로 성장을 시작했고 올해는 4월 MVP를 수상하는 등 만개를 하고 있다.

한동희는 이미 2018년 데뷔 시즌에 87경기 226타석, 2019년에는 59경기 207타석에 들어섰다. 그리고 2020년부터는 주전 3루수로 나서며 500타석 안팎의 기회를 받았다. 올 시즌 전까지 410경기 1460타석이라는 경험과 표본이 쌓였다.
이 기간 한동희가 실책을 하고 타석마다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는 것들을 롯데는 모두 감수하고 기다렸다. 유망주의 성장통을 세금처럼 생각하면서 꾸준히 납부했고, 그 결과 올해 ‘잠재력 폭발’이라는 환급금을 받고 있다.
그러나 김민수가 받은 기회는 잠재력에 비해서 한참 미치지 못했다. 동포지션의 어마어마한 유망주의 존재 때문일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한참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82경기 224타석으로 가장 많은 기회를 받았다. 올해까지 6년차 시즌을 치르면서 128경기 336타석 밖에 나서지 못했다.
김민수에게도 충분한 과세가 이뤄진 뒤에야 이 선수의 성장과 기량을 정확히 평가할 수 있다. 결국 김민수와 구단은 3루 외에 2루, 1루, 유격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유틸리티 내야수로 변화를 꾀했고 현재 과정은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주전 선수들의 공백을 돌아가면서 채워주는 알토란 역할을 해주고 있다.
선수 입장에서는 불안정한 출장 기회일 수도 있지만 래리 서튼 감독은 김민수의 기여도를 높이 평가한다. 서튼 감독은 “야구에서 백업은 힘든 역할 중 하나다. 야구라는 스포츠 특성상 결과와 숫자가 중요하다. 매 경기 나가지 않는다면 리듬, 타이밍을 잃어버리기 쉽다”라면서 “선발 출장 루틴과 백업 나갈 때 루틴은 분명 다르다. 김민수와 대화를 많이 하는데 선발 백업 나가든 멘탈 적으로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고 얘기해준다. 김민수가 팀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라고 칭찬했다.
한정적인 기회임에도 꾸준히 자신을 증명할 시간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올해 22경기 타율 3할3푼3리(42타수 14안타) 7타점 5득점 OPS .759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득점권 타율은 무려 5할7푼1리(14타수 8안타)에 달한다.

김민수 스스로도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와 시간을 어떻게 활용해야할지 터득하며 경기를 치르고 있다. 김민수는 “지난해 많은 경기에 출장하고 경험하면서 알게모르게 몸으로 터득한 것들이 많은 것 같다”라면서 “대타나 백업으로 나가서 홈런 치는 건 ‘하늘에 별따기’지 않나. 그래서 매 타석 후회없이 들어서서 어떻게든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인플레이 타구가 나와야 결과도 나오는 것이다”라고 현재 마음가짐을 전했다.
자신의 포지션이 없다는 것은 선수에게 불안요소일 수 있다. 그러나 팀으로서는 활용 가치가 높은 선수다. 김민수는 스스로 가치를 높이고 있고, 서서히 출장 기회를 늘려가고 있다. 그리고 다른 유망주들처럼 충분한 과세의 기간이 필요하다고도 볼 수 있다. 김민수의 잠재력은 과세의 기간을 감당할만한 갈치가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