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확 젊어졌다. 5년차 미만 젊은 선수들이 팀내 핵심 멤버로 자리매김했다.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 '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 지난해 14승을 거두며 개인 최다승 기록을 새롭게 작성했고 올 시즌에도 3승 1패 평균 자책점 2.61로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향후 15년 이상 토종 에이스 걱정은 접어둬도 될 듯. 원태인의 활약은 삼성은 물론 한국 야구계에도 반가운 소식이다.
원태인과 함께 갓차 지명의 성공 사례로 꼽히는 황동재와 이승현도 삼성 마운드의 주축이 됐다.

2020년 1차 지명 출신 황동재는 지난해까지 1군 경기에 한 차례 등판한 게 전부였으나 올 시즌 5차례 마운드에 올라 1승 무패 평균 자책점 2.49를 기록 중이다. 선발진이 공백이 생겨 지난달 23일 롯데전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마운드 위에서 흔들리지 않는 강철 멘탈은 '돌부처'라 불리는 오승환을 연상케 한다.
2년차 좌완 이승현은 지난해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 한층 더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3일 대구 NC전에서 ⅓이닝 6실점을 기록한 걸 제외하면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제 역할을 다 했다. 7홀드를 거두며 공동 5위에 올라 있다. 마무리 오승환, 우규민과 더불어 삼성 벤치에서 가장 믿고 쓸 수 있는 필승 카드다. 12일 대구 SSG전에서 추신수를 루킹 삼진으로 잡아내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내야로 눈을 돌려보자. 현재 키스톤 콤비를 이루는 김지찬과 이재현의 활약이 빛난다. 3년차 김지찬은 타격에 눈을 떴다. 타율 3할1푼1리 32안타 12타점 19득점 11도루로 매서운 타격감을 뽐낸다. 주루 센스도 일품. 12일 경기에서 2루에서 슬라이딩하는 과정에서 손놀림은 타고난 센스가 없다면 불가능하다.
신인 이재현은 데뷔 첫해라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프로 무대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어떠한 상황에서 주눅 들지 않는다. 타율 2할5푼 25안타 2홈런 7타점 14득점을 기록 중이다. 12일 SSG와의 홈경기에서 홈런 포함 2안타 2타점을 올리며 4-2 승리에 이바지했다.
외야수 가운데 2년차 김현준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올해 들어 출장 기회가 대폭 늘어났다. 타율 2할6푼5리 9안타 7득점. 허삼영 감독은 "김현준은 타구 판단 능력과 펜스 플레이 그리고 송구 능력 모두 나무랄 데 없다"면서 "아직 저연차 선수이다 보니 근력이 완벽하지 않지만 스윙 궤도가 좋고 자신만의 스윙 플랜을 가지고 있다"고 칭찬했다.
국내 스카우트 파트만 매의 눈을 가진 게 아니다. 올 시즌 삼성의 외국인 선수 활약세는 10개 구단 가운데 최고. 타 구단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외국인 선수 3명 가운데 2명만 잘해도 성공이라고 하는데 세 선수 모두 펄펄 난다.
3년차 데이비드 뷰캐넌, 2년차 호세 피렐라, 올 시즌 한국 땅을 처음 밟은 알버트 수아레즈 모두 실력과 인성을 고루 갖춰 팀 분위기에 녹아들었다.
허삼영 감독은 "외국인 선수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라이온즈의 일원으로서 팀을 위해 헌신하는 마음이 크다. 또 한국 야구를 받아들이는 자세가 좋고 팀 분위기에 잘 녹아들었다. 아주 훌륭하고 나무랄 데 없다"고 말했다./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