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꼴찌, WAR 꼴찌…42억 FA, '용진이형' 꿈의 장애물 되나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2.05.14 14: 07

이제는 타율이 타자의 가치를 표현하는 기록의 전부가 아니다. 세이버매트릭스 등 다양한 지표로 선수들의 가치를 알려주고 있다. 그러나 타율도, 세이버매트릭스 상의 지표도 리그 최하위 수준이라면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닐까. SSG 랜더스 내야수 최주환은 현재 팀의 1위 질주에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최주환은 지난 2020시즌을 앞두고 두산을 떠나 SSG(당시 SK)와 4년 42억 원의 FA 계약을 체결했다. SSG 구단의 취약 포지션이었던 2루수 자리를 채우기 위해 영입했다. 두산 시절부터 타격 재능은 이미 인정 받았지만 수비력에서 평가절하가 됐기에 선수 입장에서는 2루 수비에 대한 갈증이 컸다. 하지만 SSG는 최주환이 평균 이상의 수비력이라고 판단했고 FA로 영입했다.
그러나 영입 첫 해, 최주환의 공수 기여도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햄스트링 통증에 시달리면서 풀타임을 소화했다고 보기 어려웠다. 116경기 타율 2할5푼6리(406타수 104안타) 18홈런 67타점 OPS .782의 기록을 남겼다.

SSG 랜더스 최주환 483 2022.04.27 / foto0307@osen.co.kr

게다가 2루수로서 생산력을 유지해주기를 바랐지만, 8월 말부터는 2루수보다는 1루수와 지명타자의 출장 빈도가 높아지면서 영입에 대한 목적이 퇴색됐다.
올해도 최주환의 출발은 좋지 않다. 팀은 개막 10연승을 달렸지만, 이 기간 최주환은 타율 1할6푼7리(24타수 4안타) 1홈런 6타점 OPS. 567의 기록에 그쳤다.
이후 반등을 기다렸지만 최주환의 반등은 감감무소식이다. 현재 타율 1할4푼6리로 규정타석을 채운 61명의 타자 중 꼴찌에 머물러 있다. OPS는 .467로 역시 최하위다.
물론 현재는 타율이 타자의 가치를 모두 평가하는 척도는 아니다. 다양한 세이버매트릭스 지표들을 통해서 선수의 가치를 평가한다. 타율이 낮더라도 희생타, 수비력 등으로 팀 승리의 기여도를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최주환은 그마저도 리그 최하위 수준이다.
KBO 공식기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에 의하면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은 -0.60에 불과하다. 타율 1할7푼9리로 60위인 김도영(KIA)의 WAR은 -0.44, 타율 1할8푼1리로 규정타석 59위인 김태연(한화)의 WAR은 -0.41이다.
타율과 WAR이 비례한다고 볼 수 있지만 김도영, 김태연은 아직 풀타임 시즌을 치러보지 못한 신인과 유망주 선수들이다. 그래도 이들은 좀 더 발전할 여지를 찾아야 하는 선수들이다.
하지만 최주환은 팀 승리를 이끌어야 하는 주축 선수다. 현재는 SSG가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최주환의 현재 성적은 정용진 구단주의 대권 도전에 장애물과 같은 역할만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지난 13일 문학 NC전에서도 최주환은 4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침묵했다. 특히 2-6으로 뒤지던 9회말 무사 1,2루 상황에 들어섰다. 그리고 폭투가 나오며 무사 2,3루가 됐다. 그러나 최주환은 NC 이용찬의 포크볼에 속절없이 삼진을 당했다. 
올해 SSG는 그 어느때보다 우승의 적기를 만들었다. 구단명이 바뀐 뒤 2년 만에 첫 우승의 꿈을 꿀 수 있다. 하지만 4월의 질주를 이끌었던 타자 한유섬, 투수 윌머 폰트, 노경은의 페이스가 다소 떨어진 시점이고 부상까지 겹쳤다. 13일, 리그 최하위인 NC를 상대로 2-6으로 패하면서 시즌 첫 3연패 수렁에 빠졌다. 이제는 최주환이 연패 스토퍼, 해결사 역할을 해줘야 한다. 라인업에만 포함되는 게 최주환의 역할은 아니다. FA 선수의 역량을 과시해야 한다.
‘두산 왕조’ 시절 최주환은 그 누구보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날카롭고 까다로운 선수였다. 그러나 FA 계약을 체결한 뒤 최주환은 되려 ‘용진이 형’의 꿈을 방해하는 걸림돌이 되는 모양새다. 정용진 구단주의 꿈에 자칫하면 장애물이 될 수도 있는 현재 상황이다.  /jhrae@osen.co.kr
경기를 마치고 SSG 정용진 구단주 기뻐하고 있다. 2022.05.05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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