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히 승리' 베트남 박항서-인니 신태용 감독, 같은 결과 다른 반응
OSEN 노진주 기자
발행 2022.05.14 09: 03

 박항서 감독(64)과 신태용 감독(51) 모두 승리 소식을 전했다. 다만 경기 만족도에선 차이가 있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 23세 이하(U-23) 축구 대표팀은 13일(한국시간) 오후 6시 베트남 푸토 비엣 트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 동남아시안(SEA)게임 남자 축구' A조 예선 3차전 필리핀과 경기에서 4-0 대승을 거두며 먼저 승전고를 울렸다.
전반 18분 만에 인도네시아에서 선제골이 나왔다. 리드완은 오른쪽에서 오는 낮고 빠른 크로스에 왼발을 갖다 대 필리핀의 골망을 흔들었다.

[사진] 왼쪽부터 박항서 감독과 신태용 감독 / OSEN DB.

이어 전반 44분 추가골이 나왔다. 프리킥 찬스에서 리도가 상대 골키퍼의 실수를 틈타 헤더 슈팅을 시도, 공은 골망 안쪽으로 빨려 들어갔다.
전반은 인도네시아가 2-0으로 앞선 채 마무리됐다.
후반 초반 인도네시아는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전반전에 골찬스를 아쉽게 놓쳤던 마울라나는 후반 29분 박스 모서리 부근에서 공을 따냈다. 문전 깊숙하게 공을 몰고들어간 뒤 오른발 슈팅으로 골을 터트렸다.
인도네시아의 골 폭죽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종료 직전 페널티킥 골까지 더해졌고, 4-0 대승으로 경기를 마쳤다.
경기 후 신태용 감독은 “승리해서 기쁘다. 승점 3점을 획득해 (곧바로 열리는) 베트남과 미얀마 경기를 마음 편하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팀의 스타일은 스트라이커가 아니어도 누구든 득점할 수 있단 것이다. 팀이 공격하면 누구나 골을 넣을 수 있다”며 선수단에 대한 만족도를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사진] 박항서 감독 /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베트남은 인도네시아 경기 종료 1시간 후 베트남  비엣찌 스타디움에서 A조 예선 3차전 미얀마와 경기를 치러 1-0 신승을 거뒀다.
이 결과 베트남(2승1무)은 잠시 인도네시아(2승1패)에 내줬던 조 1위 자리를 3시간 만에 탈환했다.
전반전에 베트남은 침묵했다. 연신 공격을 퍼부었지만 매번 골과 연이 닿지 않았다. 미얀마 수비진을 좀처럼 뚫지 못한 영향도 있었다.
그러다 후반전에 승부를 결정지었다. 후반 32분 수비 견제에서 벗어나 있던 리 반도가 우측에서 오는 낮고 빠른 크로스를 오른발 인사이드킥으로 연결, 미얀마의 골망을 흔들었다.
1-0으로 이긴 베트남은 조별 경기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지난 6일 인도네시아를 3-0으로 꺾고, 필리핀과 0-0으로 비긴 데 이어 미얀마에도 패하지 않았다. 이날 후반 집중력을 발휘하며 3경기 연속 승점 획득에 성공했다.
하지만 미얀마전 후 박항서 감독의 표정은 어두웠다. 결과적으로 이겼지만 과정이 좋지 못한 이유에서다.
그는 경기 후 “베트남이 경기를 잘하지 못했다”고 자평했다.
이어 “상대는 평범한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센터백 3명을 내세웠는데, 나는 이를 미리 예상했다. 선수들도 상대의 경기 방식을 이해했지만, 실수를 남발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베트남이 이겼지만 플레이는 좋지 못했다”고 거듭 말하면서 “선수들은 공을 잘 패스하지 않았고, 움직임도 빠르지 못했다. 침착하게 플레이해야 했지만, 그런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고 혹평했다.
[사진] 신태용 감독 /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신태용호와 박항서호는 같은 날 ‘승리’라는 같은 결과를 냈다. 하지만 한 명만 결과의 기쁨을 온전히 누렸다. 박항서 감독은 기존 3위에서 조 1위로 점프했지만 직전 경기서 ‘최약체’ 필리핀과 비기고 미얀마를 어렵사리 이기면서 오히려 불안한 요소를 더 찾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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