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이 본받을 선수” 자기관리의 상징, 마지막으로 남긴 롱런의 비결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22.05.15 14: 25

KT 위즈 유한준(41)이 프로야구 후배들이 본받아야할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남겼다.
유한준은 지난 1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은퇴식을 치렀다. 키움과 KT에서 모두 좋은 활약을 보여준 유한준이기에 양 팀 팬들에게도 모두 뜻깊은 시간이 됐다.
유한준은 처음부터 두각을 드러냈던 선수는 아니었다. 2000 신인 드래프트 2차 3라운드(20순위)로 현대에 입단했지만 1군에 데뷔한 것은 2005년. 그마저도 타격에서는 큰 활약을 하지 못해 외야 백업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2010년부터는 타격에서도 눈을 떴다. 2014년에는 타율 3할1푼6리(405타수 128안타)를 기록하며 데뷔 후 처음으로 3할 타율을 넘겼다.

KT 유한준이 1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은퇴식을 했다.2000 신인 드래프트 2차 3라운드(20순위)로 현대에 입단한 유한준은 팀이 해체되는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선수단을 떠나지 않으며 2015년까지 넥센(현 키움)에서 활약했다. 2016시즌에는 FA 계약을 맺고 KT 유니폼을 입었고 지난 시즌까지 KT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며 팀의 창단 첫 번째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KBO리그 통산 성적은 1650경기 타율 3할2리(5316타수 1606안타) 151홈런 883타점 OPS .817을 기록했다.유한준이 관중석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2022.05.14 /sunday@osen.co.kr

이후 매년 꾸준히 좋은 성적을 찍은 유한준은 2016시즌을 앞두고 FA 계약을 통해 KT 유니폼을 입게 됐다. 신생팀 KT에서 어린 선수들을 이끄는 베테랑 역할을 맡은 유한준은 변함없이 좋은 활약을 보여줬고 지난 시즌 KT의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이끈 뒤 은퇴를 선언했다. KBO리그 통산 성적은 1650경기 타율 3할2리(5316타수 1606안타) 151홈런 883타점 OPS .817을 기록했다.
“오늘 은퇴 기자회견 대신 은퇴 취소 기자회견을 하면 안되겠나”라는 농담으로 아쉬움을 표한 이강철 감독은 “FA로 와서 프랜차이즈 선수 못지않은 역할을 해줬다. 주장을 맡아 통합 우승을 일궈내며 좋은 마무리로 은퇴를 하는 것 같다. 이제 끝난 것 같지만 끝난게 아니다. 어쩌면 선수 때보다 더 힘들 수도 있다. 좋은 시작을 잘하기를 바란다”라고 유한준의 인생 2막을 응원했다.
현대 시절부터 유한준과 함께 했던 홍원기 감독은 “현대 시절 수원구장의 마지막을 함께한 기억이 떠오른다. 넥센 시절 목동구장에서 커리어하이를 직는 모습도 보면서 희로애락을 같이했다. 유한준은 백업에서 시작해 주전까지 올라갔고 FA에도 성공했다. 유한준의 성장 과정이 많은 선수들의 귀감이 되지 않을까 싶다. 제2의 인생을 응원한다”라고 꾸준했던 유한준의 커리어를 이야기했다.
유한준은 철저한 자기 관리로 유명한 선수다. 좋은 몸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탄산음료도 마시지 않고, 화날 때만 술 대신 콜라를 마신다는 인터뷰를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런 유한준의 은퇴를 축하하기 위해 팬들은 이날 커피차와 함께 콜라를 보냈다. 유한준은 “내가 콜라를 안마신다는 이미지가 있어서 이제 은퇴를 했으니 지금까지 못한 것 너그럽게 하라는 의미인 것 같다. 많이 웃었다. 사실 아예 안마신 것은 아니다. 그래도 이제는 마시고 싶을 때마다 마시고 있다”라며 웃었다.
프로선수로 뛰던 22년 동안 늘 규칙적인 루틴으로 생활한 유한준은 “이제 규칙적인 생활은 안하는 것 같다. 졸리면 자고, 배고프면 먹고, 안배고프면 안먹는다. 그동안 먹는 것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 이제 그런 점에서는 정말 편해진 것 같다”라고 후련한 마음을 밝혔다.
백업선수에서 팀을 이끄는 주축선수까지 성장한 유한준은 그 비결로 체격을 키운 것과 루틴을 꼽았다. 유한준은 “체격을 키웠던 것이 나에게는 전환점이 됐던 사건인 것 같다. 타구 스피드를 늘리고 멘탈적인 훈련이 더해지면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었다. 루틴을 만드는데는 염경엽 감독님의 도움이 컸다. 감독님이 이야기해주신 루틴 중에서 나에게 맞는 것을 찾고 꾸준히 이어가면서 좋은 선수로 성장하게 되지 않았나 싶다”라고 설명했다.
“부상을 당했을 때가 가장 힘들었다”라고 말한 유한준은 “2010년과 2011년 주전선수로 나가다가 당한 부상이라서 많이 힘들었다. 부상과 슬럼프 때문에 자리가 위태로워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렇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런 힘든 시간이 있어서 지금의 내가 있는 것 같다. 그 시간마저도 소중한 경험이다”라며 후배들에게 힘이 되는 경험담을 이야기했다.
야구를 하며 도와주고 응원해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유한준은 “KT라는 팀과 함께 성장했다는 자부심이 있다. 자화자찬을 하자면 KT에서 완벽한 페이스 메이커가 되지 않았나 싶다. 다음 영광은 우리 후배들이 이어나가길 바란다. 이어나갈 것이라고 확신한다”라며 후배들을 응원했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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