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km’ 마무리 앞에 ‘157km’ 셋업맨의 마구…점수는 커녕 안타도 힘들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2.05.15 09: 31

 LG 트윈스 정우영의 투심 패스트볼이 점점 마구가 되어가고 있다.
상대 타자들은 정우영이 투심 원피치로 던지는 것을 알고서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한다. 안타는 커녕 뜬공 타구를 만들어 내는 것도 힘들다. 올 시즌 실점은 딱 1점, 홈런으로 인한 실점이었다.
정우영은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 8회초 등판했다. 7회말 홍창기의 적시타로 4-3 한 점 차 리드를 잡은 LG는 승리를 지키기 위해 셋업맨 정우영을 올렸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김재현 스포티비 해설위원은 정우영이 등판하자 “정우영 선수의 투심은 올 시즌 평균 152.3km, 최고 156.3km까지 나왔다”고 소개했다.
정우영은 투심 패스트볼 8개로 KIA 중심타선 박동원, 최형우, 황대인을 삼자범퇴로 돌려세웠다. 박동원 상대로 던진 초구 투심은 155km. 2구째 156km 투심으로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최형우는 156km-154km-152km 투심을 연거푸 던져 3루수 땅볼로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2아웃을 잡고서 황대인 상대로 던진 초구 투심의 구속은 TV 중계화면 스피드건에 157.4km가 찍혔다. 올 시즌 정우영의 최고 구속이었다.
워낙 볼끝 움직임이 커서 황대인의 몸을 맞힐 뻔 한 궤적이었으나, 황대인은 헛스윙을 할 정도였다. 홈플레이트를 지나면서 타자 몸쪽으로 채찍처럼 휘어졌다. 임창용의 전성기 때 뱀직구를 연상케하는 움직임과 스피드였다.
올 시즌 최고의 투심으로 헛스윙 스트라이크를 잡고서 153km-155km 투심으로 2루수 땅볼로 이닝을 마쳤다. 이날 투심 8개의 평균 구속은 무려 154.8km였다.
9회 등판한 마무리 고우석은 최고 155km 포심 패스트볼과 커터로 실점없이 승리를 지켜냈다.
정우영은 올 시즌 16경기에 등판해 1승 8홀드 평균자책점 0.52를 기록 중이다. 세부 스탯이 엄청나다. 17⅓이닝을 던져 안타는 단 6개만 맞았다. 피안타율 .111은 올 시즌 15이닝 이상 던진 리그 투수들 중에서 가장 낮다.
또한 정우영의 평균자책점 0.52는 10경기 15이닝 이상 던진 불펜 투수들 중에서 가장 낮다. 정우영의 유일한 실점은 4월 5일 키움전에서 외국인 타자 푸이그에게 맞은 홈런이다. 정우영은 지난해 70경기 65이닝을 던지며 단 한 개의 홈런도 맞지 않았다.
정우영은 주자가 출루한 위기 상황에서 등판도 많았다. 총 14명의 기출루 주자 중 단 2명만 득점을 허용했다. 이 또한 기출루 주자 10명 이상을 기록한 불펜 투수 중 가장 낮은 기출루 주자 득점 허용률(.143)이다.
정우영은 삼진 11개를 제외하고 땅볼 아웃이 33개, 뜬공 아웃이 4개로 땅볼/뜬공 비율이 무려 8.25다. 압도적인 땅볼 투수다. 주자를 내보내더라도, 주로 안타(6개) 보다는 볼넷(10개)으로 출루시키는데, 이후 땅볼로 병살타로 처리하는 일이 많다. 병살타가 5개로, 반즈(롯데) 요키시(키움) 고영표(KT) 등 선발 투수들과 같은 숫자다.
정우영의 투심은 뱀직구처럼 꿈틀거리며 홈플레이트 좌우 코너로 휘어져 타자들이 제대로 정타를 때리기도 힘들다. 외야로 뻗어가는 뜬공 자체가 잘 나오질 않는다. 지난해보다 투심 구속이 평균 153km까지 빨라졌는데, 겨울 동안 웨이트트레이닝으로 체중과 근육량을 늘린 것이 비결이다.
유일한 약점이 좌타자 상대 타율도 지난해 .295에서 올해는 .136으로 대폭 낮췄다. 정우영은 ‘마구’ 투심을 앞세워 마무리 보다 더 위력적인 셋업맨으로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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