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졌던 좌완 기대주 정구범(NC)이 313일 만에 마운드에 오른 소감을 전했다.
2020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을 받고 NC 유니폼을 입은 정구범은 어깨 부상 여파로 단 한 번도 1군 무대를 밟지 못했다. 퓨처스 통산 10경기에 등판해 1승 2패 1홀드 평균 자책점 7.11에 그쳤다.
지난해 8월 가족들이 머물고 있는 미국 캔자스시티에서 몸을 만들었다. 한국을 떠나기 전 몸무게가 71kg였으나 87kg까지 늘어났다. 착실히 몸을 만들어왔던 정구범은 14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퓨처스리그 홈경기에서 첫 선을 보였다.

1-2로 뒤진 6회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정구범은 첫 타자 홍성호의 몸에 맞는 공, 김민혁의 볼넷으로 무사 1,2루 위기에 놓였다. 강현구를 3루수 인필드 플라이로 처리한 데 이어 최용제를 3루수-2루수-1루수 병살타로 유도했다.
정구범은 구단 퓨처스팀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지난해 7월 6일(이천 LG전) 이후 처음 공식 경기에서 공을 던졌는데 기분이 좋았다"면서 "오늘 경기는 힘을 빼고 상대 타자의 배트가 나올 수 있도록 투구했다. 첫 타자를 잡고 이닝을 이끌어가려고 했고 볼을 많이 던지지 않으려 했다"고 말했다.
또 "첫 타자부터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시켜 힘들게 시작했다. 초반 두 타자한테는 볼을 많이 던졌다 생각한다.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 그 후에 이닝 마무리를 잘해서 기쁘다"고 덧붙였다.

이날 마산구장을 찾은 NC 팬들은 정구범에 마운드에 오르자 박수를 보냈다. 이에 "사실 그 부분에 대해서 전혀 신경을 쓰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포수 김정호의 안정감 있는 리드 덕분에 편안하게 던질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오랜만의 투구였고 올라가서도 던져야 할 미트만 집중하고 던졌다. 긴장한 첫 투구였는데 평소부터 친하게 지내는 정호 형과 호흡을 맞출 수 있어서 좋았다. 원하는 투구를 할 수 있도록 편하게 해줬다".
현재 컨디션은 좋은 편. 정구범은 "계속 문제가 있었던 부분은 아팠던 것이라 올해 목표를 풀타임 출전으로 잡았다. 부족한 부분을 고민해 보고 풀타임 출전을 할 수 있도록 몸을 만들어왔다"고 했다.
이어 "몸만 신경을 썼다. 이번 Camp2 전 몸무게를 증가시켜 합류했다. 그러고 다시 몸무게를 줄였지만 현재 몸 상태는 지난 시즌보다 10kg 정도 늘어났다. 이 몸으로 적응을 하다 보니 현재의 컨디션은 정말 좋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소화하고 싶다는 게 정구범의 간절한 소망이다. 그는 "잘 던지든 못 던지든 완전한 몸 상태로 풀 시즌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실력은 던져야 향상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구범은 또 "실력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 쓰고 있지 않다. 오로지 풀타임 출전이 중요하다. C팀에서 안 아프고 던져야 원하는 다른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 시즌 잘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인터뷰를 마쳤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