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투수 장민재(32)가 9연패에 빠진 위기의 팀을 구했다.
장민재는 1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치러진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5이닝 8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3탈삼진 3실점 역투로 한화의 8-4 승리를 이끌었다. 한화는 9연패 탈출에 성공.
직구 구속은 최고 141km, 평균 138km에 그쳤지만 직구(29개)보다 포크볼(35개), 커브(8개), 슬라이더(4개) 등 변화구 비중을 높여 롯데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모든 구종이 보더라인 근처로 형성되는 커맨드도 매우 안정적이었다.

4회까지 롯데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은 장민재는 5회 한동희에게 역전 투런 홈런을 맞는 등 3실점으로 역전을 허용했다. 덕아웃 벽에 기댄 채로 자책한 장민재는 곧 이어진 5회 한화 공격에서 두 눈 감고 주문 외우듯 혼잣말하며 기도를 했다. 간절함이 통했는지 한화는 최재훈의 동점 적시타에 이어 정은원의 만루 홈런이 터지며 역전했다. 장민재도 팔을 번쩍 들고 환호했다.
한화의 9연패 탈출을 이끌며 장민재도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지난 2020년 7월7일 대전 롯데전 구원승 이후 677일 만의 승리. 선발승 기준으로는 2020년 5월14일 대전 KIA전 이후 731일 만이다.

경기 후 장민재는 “오랜만에 승리투수가 돼 얼떨떨하다. 그동안 투수들이 계속 안 좋았는데 최대한 점수를 안 주기 위해 노력했다. 5회 홈런을 맞은 게 너무 아쉬웠지만 야수들이 바로 역전해줬다. (최)재훈이형이 동점타를 치고, (정)은원이가 만루 홈런을 쳐줬다. 은원이의 만루 홈런이 나오는 순간 너무 기뻤다. 뽀뽀라도 해주고 싶을 만큼 고마웠다. 홈런 치고 온 은원이에게 포옹을 하면서 '네가 나를 살려줬다'는 말을 해줬다"며 고마워했다.
홈런이 나오기 전 기도를 한 것에 대해 그는 "종교는 없는데 간절하다 보니 부처님, 예수님, 하느님 다 찾게 되더라"며 웃은 뒤 "운이 따르지 않으면서 팀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후배들을 열심히 잘해주고 있다. 1경기, 1경기 이기다 보면 연승도 하고, 위로 올라갈 수 있다. 힘들어도 다들 조금만 집중하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 시즌 11경기 평균자책점 3.58로 반등에 성공한 장민재는 "이동걸 코치님이 옆에서 많이 도와준 덕분이다.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신다. 작년 후반부터 팔 스윙이 짧아졌는데 이동걸 코치님이 왜 크게 해야 하는지 세심하게 알려주셨다. 코치님 믿고 따라서 하니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 코치님 덕분에 이렇게 승리를 한 것 같다"며 스승의 날을 맞아 이동걸 불펜코치에게 특별히 고마움을 전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