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행복한 하루를 보냈다. (원)태인이가 삼성의 1차 지명을 받았을 때만큼 기쁜 날이었다”.
삼성은 지난 15일 대구 두산전을 앞두고 특별한 시구 행사를 마련했다. 스승의 날을 맞이해 원민구 전 협성경복중 야구부 감독이 마운드에 올랐다.
원민구 전 감독은 대건고, 영남대, 제일은행에서 3루수로 활약했고 프로 초창기에 연고팀 삼성의 지명을 받기도 했지만 아마추어를 고수한 뒤 은퇴 후 은행원 생활을 거쳐 지도자에 입문했다.

김상수, 구자욱 등 삼성에서 활약 중인 원민구 전 감독의 제자들은 전광판을 통해 영상 편지를 보냈고 이승현은 원민구 전 감독에게 카네이션을 달아줬다.
이날 시타에 나선 구자욱이 방망이를 들고 타석에 들어섰고 원민구 전 감독의 아들인 ‘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이 시포를 맡았다. 원민구 전 감독은 시구를 마친 뒤 구자욱과 원태인과 차례로 포옹을 나누며 잔잔한 감동을 자아냈다.

원민구 전 감독은 “스승의 날마다 졸업생들의 연락을 받으면 지도자로서 참 뿌듯했는데 구단 측에서 좋은 기회를 마련해주셔서 정말 행복한 하루를 보냈다. (원)태인이가 삼성의 1차 지명을 받았을 때만큼 기쁜 날이었다”고 말했다.
또 “어제 태인이, 자욱이와 포옹하는데 전율을 느꼈다. 그라운드에서 제자들과 포옹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눈물이 날 것 같았는데 꾹 참았다. 제자들의 영상 편지도 진짜 고마웠다”고 덧붙였다.
선수 출신 원민구 전 감독도 1만 명이 넘는 관중 앞에서 시구하는 건 처음이었다. “시구 행사를 3~4일 앞두고 마운드에 서서 연습을 했지만 마운드에 오르니까 긴장되더라. 공이 어떻게 들어갔는지 모르겠고 던지고 나서 손목이 말리듯이 꺾였다. 진짜 긴장되고 식은땀이 났지만 정말 행복한 추억이었다”.
원민구 전 감독은 삼성에서 활약 중인 제자들의 칭찬을 늘어놓았다.
“(김)상수는 진짜 말할 게 없다. 어릴 적부터 재능도 뛰어났지만 진짜 열심히 노력했다. (원)태인이는 내 자식이지만 큰 문제없이 야구에 대한 싫증을 느끼지 않고 열심히 해왔다. (김)헌곤이는 말할 게 있나. 말 안 해도 스스로 최고 열심히 하는 선수다. (구)자욱이는 체구가 작았는데 진짜 열심히 노력해 대한민국 최고의 타자가 됐고 (이)승현이도 잘 하는 모습을 보니 진짜 뿌듯다. (김)민수도 어디 하나 나무랄 데 없는 착실한 선수였다”.

원민구 전 감독은 현재 대구시 최초 전문 엘리트 선수 육성 스포츠 클럽인 원베이스볼클럽 감독으로 활동 중이다. 지난해 4월 창단 당시 약체로 평가받았으나 14일 2022 DBG금융그룹회장기 아마추어 야구대회에서 접전을 펼칠 만큼 팀 전력이 탄탄해졌다.
그는 “이제는 정상 궤도에 올라왔다고 자부한다. 그저께 경기에서 5회까지 3-2로 앞서고 있다가 투수가 부족해 3-6으로 아쉽게 패했지만 확실히 좋아졌다. 야구 관계자, 선수, 학부모 모두 놀랄 정도였다”고 말했다.
원민구 전 감독은 또 “현재 3학년 선수가 6명에 불과하다. 내년에 12명으로 늘어나면 엘리트 팀과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설 것”이라며 “제2의 원태인, 김상수, 구자욱을 배출하는 게 가장 큰 목표다. 그렇게 될 만한 선수들이 몇몇 눈에 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