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구→이틀 휴식→99구 괴력’ 최동원 떠올렸던 우승 에이스, 결국 퇴출되나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2.05.18 03: 43

 KT 위즈의 창단 첫 정규 시즌 우승과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외국인 투수 쿠에바스가 이대로 부상으로 퇴출되는 것일까.
쿠에바스는 올 시즌 2경기 1승 평균자책점 2.35를 기록한 이후 팔꿈치 통증을 호소,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채 재활을 하고 있다. 4월 2일 삼성전 6이닝 1실점으로 개막전 승리를 기록했고, 4월 8일 한화전에서 5이닝 2실점 후 팔꿈치 통증으로 교체됐다. 그런데 복귀 일정이 감감무소식이다.
이강철 감독은 17일 수원구장에서 “3주 정도 버티면 좋겠는데… 그러면 백호도 돌아오고, 라모스도 그 정도면 돌아오고, 쿠에바스나 그의 대체자도 합류할 것이다”고 말했다.

KT 위즈 쿠에바스. /OSEN DB

쿠에바스의 복귀가 아닌 대체자 영입도 고려하고 있는 것이다. 쿠에바스의 거취를 묻자 이 감독은 “이틀 정도 지나면 말하겠다”고 답을 미뤘다. 교체까지도 고민을 하고 있고, 곧 중대 결정을 할 것으로 보인다. 
쿠에바스는 2019년 KT 유니폼을 입고서 올해까지 4시즌째 뛰고 있다. 2019년 30경기에서 13승 10패 평균자책점 3.62를 기록했고, 2020년에는 27경기 10승 8패 평균자책점 4.10으로 2년 연속 10승 투수였다.
지난해는 정규 시즌에 잔부상으로 23경기 등판에 그치며 9승 5패 평균자책점 4.12를 기록했다. 그러나 시즌 막판 1위 경쟁의 승부처에서 투혼의 피칭을 발휘했다.
KT는 삼성과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치열한 1위 경쟁을 펼쳤고, 144경기까지 동률을 이뤄 사상 처음으로 정규 시즌 우승 타이브레이커 결정전을 치렀다. 쿠에바스는 10월 28일 NC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108구를 던지며 2실점, 승리 투수가 됐다. KT를 2위에서 공동 1위로 끌어올린 승리였다.
그리곤 단 이틀만 쉬고 10월 31일 열린 삼성과 타이브레이커 결정전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원정 부담에도 7이닝 동안 99구를 던지며 무실점 쾌투, 1-0 승리를 이끄는 괴력을 발휘했다. 이틀 휴식에도 강속구를 뿌리며 삼성 타자들을 압도했다. 당시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최동원을 연상케 하는 투혼이라며 극찬하기도 했다.
KT 위즈 쿠에바스. /OSEN DB
쿠에바스는 두산과 한국시리즈 1차전 선발 투수로 나서 7이닝 1실점으로 승리했고, KT는 4전승으로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정규 시즌 막판 쿠에바스의 불꽃 피칭이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우승의 영광을 뒤로한 채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4월 20일, 이 때만 해도 이강철 감독은 여유가 있었다. 당시 이 감독은 쿠에바스의 몸 상태를 설명하며 “복귀까지 시간이 좀 길어질 것 같다. MRI 검진에서는 특별한 이상은 없다. 그런데 쿠에바스가 예전에 같은 부상을 당했을 때는 3주 이상 갔다고 한다. 작년에 네가 우승을 시켰으니 편하게 하라고 했다. 완벽하다고 생각할 때 돌아오라고 말해줬다”고 했다.
지난해 우승 공로를 생각해 충분한 휴식을 주기로 했다. 그런데 이후 한 달이 지났다. 쿠에바스의 공백은 40일이나 지났다. KT는 쿠에바스 뿐만 아니라 강백호, 외국인 타자 라모스도 부상으로 이탈해 타선이 약화됐다. 최근에는 불펜 박시영이 팔꿈치 부상으로 수술을 앞두고 있다. 투타 부상자가 너무 많다. 더 이상 쿠에바스가 돌아올 때까지 무작정 기다릴 수 없는 처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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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한국시리즈 1차전 승리투수로 데일리 MVP에 선정된 KT 위즈 쿠에바스.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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