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탱볼 시대' 버나디나 넘어선 테스형, 사령탑의 행복한 오판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2.05.18 11: 09

"버나디나급 성적은 힘들 것이다".
사령탑의 평가가 무색해졌다. KIA 타이거즈의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32)의 기세가 뜨겁다. 지난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2-3으로 역전을 내준 9회 동점솔로포를 가동해 팀의 4-3 재역전승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그것도 8회말 필승맨 장현식이 2점을 헌납해 역전을 내주고 패식이 짙은 시점에서 동점포를 터트렸다. 소크라테스의 한 방이 기폭제가 되면서 공세를 펼쳤고 류지혁의 결승적시타가 나와 다시 경기를 뒤집었다. 만일 그대로 패했다면 연패의 늪에 빠질 수 있는 팀을 구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KIA 소크라테스가 홈런을 때리고 김종국 감독의 축하를 받고 있다./OSEN DB

이날 소크라테스는 극적인 동점홈런을 포함해 4타수 3안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2회 무사 1루에서는 잘맞은 타구가 유격수 정면으로 가는 바람에 병살타가 됐지만, 투수강습안타, 중전안타에 이어 시즌 4호 솔포포까지 나왔다. 시즌 타율도 3할9리까지 치고 올라갔다.
4월은 2할2푼7리에 그쳤다. 교체설까지 나왔다. 그런데  5월에 들어서자 4할5푼5리, 당당히 1위에 올랐다. 시즌 4홈런, 24타점, 24득점, 출루율 3할4푼6리, 장타율 5할2푼, OPS .866 대반전의 타격을 하고 있다. 득점권 타율도 3할1푼8리를 기록했다. 외국인 타자 가운데 가장 뛰어난 성적이다.  KBO리그 투수들에게 완전히 적응했다.
지난 2017년 통합 우승을 이끌었던 로저 버나디나와 비교하면 오히려 더 나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당시 38경기 시점에서 버나디나는 타율 2할5푼, 2홈런, 16타점, 10도루, 22득점, 출루율 3할1푼7리, 장타율 3할3푼3리, OPS .650을 기록했다. 득점권 타율도 1할9푼4리에 불과 했다.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KIA 타이거즈 소크라테스가 9회초 동점 솔로 홈런을 치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2.05.17 / foto0307@osen.co.kr
기대치를 완전히 밑돌았지만 버나디나는 이 시점을 기준으로 가파른 타격 상승세를 그었다. 5월 타율을 3할1푼2리로 끌어올렸고, 매월 3할 중반대 타율을 기록하며 타선을 이끌었다. 결국 시즌을 3할2푼, 27홈런, 111타점,118득점, 32도루, OPS .800의 화려한 성적을 남겼다. 한국시리즈에서 맹타를 휘두르며 우승도 이끌었다.
김종국 감독은 2022시즌을 앞두고 버나디나와 공수주를 갖춘 비슷한 유형의 외야수를 찾았고, 소크라테스가 낙점을 받았다. 그래서 '제 2의 버나디나'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김종국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버나디나급 성적을 내면 최고이다.  다만, 버나디나 때는 볼의 반발력이 높았던 시기였다. 소크라테스가 그 정도의 성적은 거두지 못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2017년 당시는 탱탱볼 논란이 일어날 정도로 볼의 반발력이 유난히 컸고,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이 빚어졌다. 올해는 스트라이크존 확대로 투고타저 현상이 예상돼 버나디나급은 힘들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그럼에도 소크라테스는 4월 적응기를 거쳐 버나디나를 웃도는 활약을 하고 있다. 사령탑에게는 행복한 오판이었다. 소크라테스가 버나디나를 잇는 또 하나의 성공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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