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가 좌완 김태훈(32)이 모처럼 웃었다. 활짝 웃지는 못했지만 한결 마음이 놓인 듯한 표정이었다.
SSG는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과 시즌 5차전에서 5-2 승리를 거뒀다. 김태훈이 두산의 마지막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틀 연속 연장 12회 승부를 끝내는 마지막 공을 던졌다.
7회까지 2-1로 앞서가다가 8회말 동점을 허용한 SSG는 연장 11회말 1사 만루 끝내기 위기를 넘기고 12회초 크론의 2타점 적시타 포함 3점을 뽑았다. 그리고 김태훈이 12회말 페르난데스를 좌익수 뜬공, 강승호를 1루수 쪽 파울 플라이, 김재환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으며 경기를 끝냈다.

경기 후 포수 이재원은 김태훈을 부르며 “느낌 왔지?”라고 물었다. 김태훈은 끄덕였다. 전날 1군 복귀전에서는 제구가 흔들렸지만, 복귀 후 두 번째 등판에서는 상대 중심 타자 세 명을 모두 잘 잡고 팀 승리를 지켰다. 그는 “감이 잡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7일 KT전에서 홈런 두 방을 얻어맞고, 4월 10일 KIA전에서는 제구가 흔들렸던 김태훈은 한달 넘게 2군에서 시간을 보냈다.
투구 밸런스가 무너진 상황이었다. 자신감도 떨어졌다. SSG 필승조로 기대를 모았지만, 2군에서 재정비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자존심은 상하지만, 다 뜻대로 되지는 않았다.
지난 17일 오랜만에 1군에 돌아온 김태훈은 “2군에서 자신감을 찾는게 우선이었다. 그리고 구속도 올려야 했다. 일단 직구 구속은 145km까지 올리고 왔다. 캠프 때부터 준비한 게 잘 되지 않아 속상했다. 1군에서 최대한 힘을 보내겠다”고 다시 각오를 다졌다.
짧았지만 오랜만에 돌아온 소감을 남긴 그는 바로 두산과 경기에 투입됐다. 그런데 무사 1, 3루로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등판했다. 첫 상대 조수행에게 희생플라이를 내주고 강승호와 김재환에게 잇따라 볼넷을 헌납했다. 결국 1사 만루 위기를 만들자, 더는 던지지 못하고 서진용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SSG는 17일 경기에서 8-1, 7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연장 12회 접전 끝에 9-9 무승부 충격을 입었는데, 김태훈도 그 충격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하지만 복귀 후 두 번째 등판에서는 어느 정도 ‘감’을 잡은 모양새다.
최근 경기 후반이 불안한 SSG인데, 김태훈의 부활은 불펜진에 큰 힘이 될 것이다.
/knightjis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