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0.79, 서른 잔치는 이제 시작이다…“올해 안 되면 잘릴지도 모른다는 절박함”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2.05.19 10: 48

 LG 트윈스 이우찬(30)이 불펜에서 뛰어난 구위로 승리 요정이 되고 있다.
지난 2년간 부진으로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절박한 심정이 동기부여가 됐다. 배수진의 각오로 트레이닝을 하면서 직구 스피드가 최고 148km까지 빨라진 것이 큰 무기가 됐다.
이우찬은 1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 3-1로 앞선 4회 2사 1,2루에서 등판했다. 선발 김윤식이 1회 1사 1,3루, 2회 1사 2루, 3회 무사 1,2루 위기를 아슬아슬하게 넘기면서 내려갔다.

LG 투수 이우찬. /OSEN DB

이우찬은 대타 문상철을 3루수 땅볼로 처리해 2점 차 리드를 지켜냈다. 5회초 LG는 채은성의 적시타로 4-1로 달아났고, 5회말 이우찬은 KT 1~3번을 외야 뜬공과 내야 땅볼 2개로 처리했다.
6회 LG가 한 점 더 달아나자, LG 벤치는 6회 이정용으로 투수를 교체했다. 이우찬은 1⅓이닝 무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고, 팀의 9-1 승리로 구원승을 챙겼다.
2군에서 시즌을 시작해 지난 4월 22일 1군에 콜업된 이우찬은 8경기에 등판해 3승 무패 평균자책점 0.79을 기록 중이다. 11⅓이닝을 던져 단 1실점. 지난 15일 잠실 KIA전에서 임석진에게 홈런 한 방을 허용하며 평균자책점 0이 깨졌다.
콜업 후 선발 다음에 나오는 롱릴리프 임무가 주어졌다. 토종 선발이 3~4회 교체될 때 2번째 투수로 준비하고 있다. 3승 모두 선발 김윤식, 배재준에 이어 2번째 투수로 등판해 거둔 승리다.
2011년 데뷔한 이우찬은 2018년까지 1군에서 단 4경기 뛰었다. 2019시즌에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전천후로 좋은 활약을 했다. 30경기에 등판해 5승 4패 2홀드 평균자책점 4.85로 팀에 기여했다. 불펜으로 괜찮게 던지다가 선발 로테이션에 부상자가 생기면서 임시 선발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2020시즌과 2021시즌에는 이렇다할 활약이 없었다. 2020년 4경기 등판해 평균자책점 11.57로 부진했다. 지난해는 15경기 등판해 1패 평균자책점 5.56에 그쳤다.
이우찬은 올 시즌을 앞두고 지난 겨울부터 불펜 투수로 준비했다. 류지현 감독은 선발로 지지부진한 이우찬을 불펜 보직으로 고정시키며 훈련하도록 했다.
이우찬은 “불펜으로 준비하라고 듣고서 파워와 볼 스피드 훈련에 중점을 뒀다”며 “선발이 아닌 불펜을 준비하면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지만, 불펜으로 경쟁력이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김용일 트레이닝 코치, 경헌호 투수코치의 훈련을 받으며 직구 스피드가 빨라졌다. 훈련 효과로 직구 회전수도 높아졌다.지난해 평균 구속이 140km 초반이었는데, 올해는 146km로 상승했다. 최고 148km까지 스피드가 나오면서 타자와의 승부에서 자신감도 생겼다.
이우찬은 “직구 구속이 빠르게 꾸준하게 나오면서 자신감도 생겼다. 직구가 빠르니 변화구 유인구에 헛스윙도 나와 삼진도 많아진 것 같다”고 했다. 11⅓이닝에 14탈삼진이다. 약점인 제구 난조가 줄어 볼넷은 2개다.
절박한 심정으로 마음가짐도 달라졌다. 이우찬은 “지금까지 한 시즌 내내 1군에 있었던 적이 없다. 올해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준비했다. 올해도 잘 하지 못하면 팀에서 나가야 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결혼과 아이가 생기면서 가장으로서 책임감도 더해졌다. “절실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시즌을 준비했다”고 했다.
이우찬이 지난 2년간 부진한 사이 LG에는 젊고 잠재력이 있는 좌완 투수들이 많이 입단했다. 이우찬은 “2년간 심리적으로도 힘들었다. 아내와 부모님이 힘들 때 좋은 말을 해주고 격려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올 시즌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이우찬은 “올 시즌 1군에서 풀타임으로 뛰는 것이 목표다. 지금 공 던지는 것 자체가 1경기 1경기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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