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저 2명이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서튼의 이상은 무너졌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2.05.19 10: 07

과연 롯데 자이언츠의 마무리 투수는 누구일까.
올해 롯데 불펜진은 한층 젊어지고 강해졌다. 지난 2년 간 60세이브를 거둔 김원중이 늑골 피로골절과 내전근 부상을 연달아 당하며 개막 엔트리에 합류하지 못했다. 하지만 선발 준비를 하던 최준용이 불펜으로 돌아왔고 셋업맨이 아닌 클로저 자리를 맡았다. 김원중이 돌아올 때까지 한시적인 보직이 되는 듯 했다.
4월까지 롯데 불펜은 임시 마무리 최준용을 필두로 순항했다. 최준용이 빠졌지만 그 자리를 좌완 김유영이 채우며 구승민, 김유영, 최준용으로 이어지는 막강한 필승조 라인이 형성됐다.  최준용은 첫 마무리 보직임에도 강심장과 구위를 과시하며 13경기 9세이브 평균자책점 1.23의 기록을 남겼다. 마무리로 연착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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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5월 1일이 시작되자 김원중이 부상에서 회복돼 돌아왔다. 래리 서튼 감독은 당장 김원중이 편한 상황에서 등판할 수 있게끔 준비시켰다. “우리 팀 불펜진이 더 강해졌다. 우리 팀에 마무리 투수는 2명이다”라는 말과 함께 5월 불펜진이 강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어떤 투수가 마무리를 맡을 지 못박지 않았다. 서튼 감독은 “상대 매치업에 따라 기용을 한다. 우리는 끝낼 수 있는 투수 2명이 있다. 상대에 따라 가장 좋은 투수를 마무리로 쓴다”라고 말한다. 사실상 ‘더블 스토퍼’ 체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김원중 복귀 이후 불펜진은 더 강해지지 않았다. 갈팡질팡하는 보직 속에서 혼돈의 시대를 겪고 있다.
김원중은 지난 주 마무리로 복귀하는 듯 했다. 지난 8일 삼성전에서는 8회 올라와 1⅓이닝 무실점으로 9회까지 틀어막았다. 사실상의 마무리 역할을 수행했다. 그리고 11일 NC전 9회에 올라와 마무리 투수 복귀전을 치렀지만 블론세이브를 범했다. 14일 한화전에서도 9회 8-4로 앞선 시점에 올라와 1실점을 했다.
그리고 이번 주에는 다시 셋업맨 상황에 등판했다. 17일 KIA전에서 김원중은 7회에 올라왔다. 1-1로 맞선 무사 1,2루 위기에서 2아웃을 잡은 뒤 실책으로 실점을 했지만 내용은 깔끔했다. 18일 KIA전 역시 김원중은 7-7로 맞선 8회에 올라왔다. 이번에는 소크라테스에게 역전 스리런 홈런을 얻어맞고 패전의 멍에를 썼다.
김원중 기록은 8경기 1승1패 평균자책점 7.56. 김원중이 복귀한 뒤 아직 본궤도에 올라온 모습이 아니기에 보직에 대한 고민이 될 수는 있다. 그런데 김원중의 복귀에도 마무리 보직에 대한 확실한 결론이 내려지지 않자 4월까지 쾌조의 페이스였던 최준용이 덩달아 흔들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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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업맨이면 셋업맨, 마무리 투수면 마무리 투수 등 확실한 등판 상황이 정해지지 않은 시점에서 등판이 이뤄지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중이다. 최준용의 5월은 5경기 2패 2홀드 평균자책점 7.11에 그치고 있다. 지난 17일 KIA전 3-2로 앞선 9회에 올라왔지만 소크라테스에게 동점포를 맞고 역전까지 허용하며 블론세이브와 패전 투수가 됐다.결과적으로 현재 롯데의 불펜 체제에서 마무리 투수를 맡을 수 있는 2명 모두 흔들렸다. 서튼 감독은 “김원중은 아직 이닝을 다 소화하지 못했다. 그리고 처음 합류했을 때 제구에 어려움을 겪었다. 최준용은 9세이브를 기록했다. 현재 최준용이 마지막으로 나오는 투수다. 최준용이 투구가 안 되는 날에는 김원중이 마지막 투수로 나온다”라고 했지만 “우리는 경기를 끝낼 수 있는 투수가 2명이다”라며 더블스토퍼 체제에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미디어의 질문에도 서튼 감독은 도돌이표 같은 대답을 반복하며 즉답을 피했다. 내부적인 소통체계에도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이미 주요 불펜진에 편중된 투입과 과부하에 대해서는 구단 안팎에서 우려하고 있다.
‘더블 스토퍼 체제’는 확실한 마무리 투수감이 없을 때 활용하는 임시방편 중의 하나다. 만약 두 명의 투수 모두 좋아서 이 체제를 활용한다고 할 수도 있지만 성공사례를 찾기는 힘들다. 이상은 그럴듯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역사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보직 체계가 야구에 적용된 이후 이 보직은 변하지 않았다. 시대가 변하고 데이터가 축적이 되면서 중요 상황에 대한 정의가 달라졌고 상황에 맞는 투수의 유형이 바뀌기는 했다. 하지만 절대적인 보직 체계가 바뀌지는 않았다. 이상과 데이터가 현실에 적용되기에는 야구는 사람이 하는 것이기에 변수가 즐비해 있다. 서튼 감독의 이상은 이미 무너졌다. 향후 불펜진 보직을 어떻게 재정립할 지가 관건이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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