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만든 앙금.. 부천-경남, '악연 더비' 생기나[오!쎈현장]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22.05.19 06: 32

부천FC와 경남FC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홍역을 심하게 앓고 있다.
부천과 경남이 18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맞붙은 '하나원큐 K리그2 2022' 16라운드 경기는 경남이 1-0으로 이기며 끝났다. 경남은 후반 8분 터진 티아고의 결승골을 마지막까지 잘 지켰고 부천은 마지막까지 공세를 펼쳤지만 동점골을 넣지 못했다. 
그렇게 종료된 경기는 경기 직후 문제가 발생했다. 양팀 선수단이 서로 인사를 하는 과정에서 시비가 붙었다. 몸싸움 충돌 직전까지 갔고 그 과정에서 이영민 부천 감독은 레드카드를, 경남 홍준형 수석코치는 옐로 카드를 받았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코로나19에서 비롯된 지난달 16일 11라운드 경기에 대한 앙금이 풀리지 않은 데서 비롯됐다는 것이 중론이다. 당시 경남은 골키퍼들이 모두 코로나19와 부상으로 빠지면서 전문 골키퍼 없이 부천전을 치러야 했다. 이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의 규정 해석에 따른 것이었다. 
설기현 감독도 이날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당시는 우리가 불리한 상황에서 경기를 해야 했다. 결과는 안좋았지만 그 경기를 통해 얻은 부분도 있었다. 안좋은 상황에서 했던 경기였다"면서 "그 팀을 상대로 하는 점에서 분했던 점이 있다. 경기 전과 후에 다 억울했다. 그 때 경기와는 다르지만 이날 경기가 그 날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본다"고 말해 한달 전 감정을 애써 숨기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양 팀 감독은 경기 전과 후 인사를 나눈다. 하지만 이날 경기 전 이영민 감독과 설기현 감독은 서로 만나지 못했다. 경기 후에도 설 감독은 선수단과 떨어져 있었고 홍 수석코치가 앞장서 부천 벤치를 찾아 인사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발생한 것이다. 이런 과정이 이 감독에게는 일종의 도발로 느껴졌다.
한 경기 관계자는 "지난달 경남 원정 때도 이 감독이 먼저 설 감독을 찾아 인사를 해야 했다. 아마 그 때부터 설 감독이 부천과 경기에 불편한 감정이 있었던 것 같다. 연맹의 결정과 별개로 부천에 오해가 쌓였는지 모르겠다"면서 "홍 수석코치가 선수들을 이끌고 인사하는 과정에서 이 감독이 '가라'고 여러 차례 손짓했는 데 홍 코치가 마스크를 내린 채 계속 웃으며 인사하자 가슴을 밀치고 멱살을 잡은 일이 발생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설 감독은 경기 후 이 상황에 대해 "선수단과 따로 떨어져 있어 보지 못했다"고 말했고 이 감독은 "여러 가지 할 말은 많은 데 순간적으로 그랬다. 내가 참았어야 했다"면서도 "마치 저번 경기(11라운드)가 우리 잘못이라는 뉘앙스를 풍겼다"고 말해 경기 전부터 이상한 분위기를 감지했다고 강조했다. 또 이 감독은 "우리도 지난 경기는 미뤄야 하는 게 아니냐고 말했는데. 황당한 점이 있다. 그게 계획적이든 아니든 내가 참았어야 했다. 당장 다음 경기(대전)가 걱정"이라고 자책했다. 
부천은 이날 패하면서 승점 30에서 제자리걸음, 선두 광주FC(승점 34) 추격을 뒤로 미뤘다. 홈에서 첫 패배를 당한 부천은 홈 무패 행진이 11경기에 끊어졌다. 최근 3경기 무패도 멈췄다. 반면 경남은 이날 승리로 6위(승점 18)까지 뛰어올라 4경기 연속 무패행진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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