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 호투의 기운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두산 베어스의 꽃미남 투수 박정수(26)가 제구 난조 속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박정수는 지난 12일 1군 복귀와 함께 17일 잠실 SSG 랜더스전에 구원 등판해 3⅓이닝 1피안타 1사구 3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달라진 모습을 선보였다. 선발 이영하의 1⅔이닝 8실점 난조로 엉망이 된 분위기를 완벽하게 수습하며 사령탑의 신뢰를 얻는 데 성공했다.
19일 다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SSG와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 두산은 11일 고척 키움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데뷔 첫 선발승을 따낸 최승용을 선발투수로 내세웠지만 2회부터 제구 난조와 난타에 시달리며 어려운 경기를 치렀다. 2회 하재훈, 3회 박성한에게 각각 적시타를 헌납했다.

3회말 타선이 3점을 뽑으며 3-2로 앞선 가운데 4회를 맞이한 최승용. 그러나 1사 후 이재원-추신수에게 연속안타를 맞은 뒤 최지훈을 9구 승부 끝 볼넷 출루시켰다. 1사 만루의 위기였다.
그러자 김태형 감독은 이틀 전 안정된 투구를 선보인 박정수에게 소방수 역할을 맡겼다. 당시 상대가 똑같이 SSG였고, 아웃카운트 10개를 혼자 책임졌기에 이날 투구에도 기대가 모아졌다.
하지만 투수교체는 실패였다. 몸이 덜 풀렸는지 첫 타자 최정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동점을 허용했고, 곧바로 케빈 크론 타석 때 폭투를 범하며 허무하게 역전까지 헌납했다. 제구가 급격히 흔들리며 포수가 축구의 골키퍼 수준으로 공을 막는 장면도 종종 포착됐다. 이후 크론을 헛스윙 삼진 처리했지만 이미 승기가 상대에게 기운 뒤였다.
박정수는 결국 3-4로 뒤진 4회 2사 2, 3루서 박신지에게 마운드를 넘기며 씁쓸하게 경기를 마쳤다. 그리고 박신지 또한 박성한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으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두산은 대거 4점을 헌납한 악몽의 4회를 극복하지 못한 채 SSG에 3-9로 패하며 4연패 수렁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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