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원동력인 화수분야구에도 한계가 있는 것일까. 두산이 주전들의 잇따른 부상 이탈 속 작년 6월 이후 처음으로 5연패 수렁에 빠졌다.
두산은 지난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와의 시즌 4번째 맞대결에서 0-4로 패하며 5연패를 당했다.
똑같이 4연패에 빠져 있던 롯데에게 그야말로 완패를 당했다. 믿었던 에이스 로버트 스탁이 초반 DJ 피터스와 안치홍에게 홈런을 맞으며 6이닝 8피안타(2피홈런) 3볼넷 5탈삼진 4실점(3자책)으로 패전을 당했고, 타선은 선발 나균안-김원중-구승민-최준용으로 이어진 마운드에 무득점으로 묶였다. 6회까지 득점권 찬스는 1회가 전부였고, 7회 무사 1, 2루서 박세혁이 병살타, 허경민이 중견수 뜬공으로 찬물을 제대로 끼얹었다.

두산이 5연패에 빠진 건 작년 6월 27일 잠실 롯데전 이후 무려 327일만의 일이다. 한때 화수분야구의 진수를 뽐내며 예상 밖 2위를 질주했던 두산은 이날 패배로 순위가 6위 롯데에 0.5경기 뒤진 7위(20승 1무 19패)까지 떨어졌다. 이제 5할 승률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두산은 작년보다 타선의 응집력이 약화되며 올 시즌 팀 타율 8위(2할4푼1리), 홈런 최하위(14개)에 그쳐 있다. 그나마 평균자책점 5위(3.42)의 마운드를 앞세워 약점을 커버했는데 5연패 기간 동안 팀 타율(2할3푼1리)과 평균자책점(4.50)이 모두 9위로 하위권이다. 득점권 타율 또한 9위(1할6푼3리)로 상당히 저조한 상황. 주자가 출루하는 것도 힘든데 불러들이는 건 더 힘든 두산의 야구다.

가장 큰 원인은 부상이다. 먼저 작년 MVP 아리엘 미란다가 4월 23일 LG전을 끝으로 어깨를 다쳐 재활을 진행 중이고, 타선에서는 NC로 떠난 박건우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운 김인태와 ‘트레이드 복덩이’ 양석환이 각각 햄스트링과 옆구리 부상으로 빠져 있다. 부상 전 김인태는 테이블세터, 양석환은 클린업트리오의 한 축을 담당했는데 두 선수의 동반 이탈로 타선의 파괴력이 급격히 약화됐다. 여기에 마무리 김강률까지 부상으로 이탈했다.
그래도 두산은 화수분야구의 대명사답게 조수행, 안권수, 최승용, 박신지 등 백업 자원들을 앞세워 이들의 공백을 메워왔다. 지난 13일만 해도 선두 SSG에 3.5경기 뒤진 2위에서 상위권 싸움을 펼치던 두산이었다. 그러나 주전들의 공백이 장기화되자 백업들도 서서히 밑천이 드러나고 있다. 조수행의 최근 10경기 타율은 2할이며, 미란다의 공백을 메워왔던 최승용도 19일 잠실 SSG전에서 3⅓이닝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아무래도 주전에 비해 경험이 부족하기에 수비와 주루에서도 자꾸만 실수가 반복된다. 지난 18일 잠실 SSG전 연장 11회말 주자들의 미숙한 상황 판단으로 끝내기안타가 좌익수 앞 병살타로 바뀌었고, 이후 12회초 우익수 조수행과 20일 잠실 롯데전 3회 안권수가 나란히 우익수 자리에서 안일한 수비로 쐐기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두산은 올해 수비의 팀답지 않게 최다 실책 3위(41개)에 올라 있다.
일단 남은 5월은 어떻게든 버틴다는 계획이다. 다행히 양석환, 김강률 모두 늦어도 다음주 복귀가 예상되며, 미란다도 6월 중순 복귀를 목표로 재활 프로그램을 소화하고 있다. 김인태도 최근 상태를 회복해 가벼운 훈련에 돌입했다는 소식. 이들이 모두 복귀하는 완전체를 이룰 때까지 어떤 묘책으로 5할 승률 언저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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