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에 아내의 내조로 보상선수 신화를 쓰고 있는 선수가 있어 화제다. 아내가 ‘직관’을 오면 무조건 안타가 나오고, 아내와의 한 경기 3안타 약속은 현실이 됐다. 지난 1월 결혼에 골인한 강승호(28·두산)의 이야기다.
강승호는 지난 1월 16일 3년여 간의 교제 끝에 서울 신라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당시 그는 “아내는 힘든 시기 옆에서 큰 힘이 돼 줬다. 배울 점이 많고 좋은 사람이다”라며 “앞으로 열심히 야구해서 아내에게 멋진 남편의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실제로 강승호는 이번 시즌 멋진 남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두산 2년차를 맞아 39경기 타율 2할8푼 1홈런 16타점으로 팀의 공격을 이끄는 중이다. 지난해 SSG로 떠난 최주환의 FA 보상선수로 합류해 타율 2할3푼9리의 아쉬운 한해를 보냈지만 작년 포스트시즌부터 잠재력을 깨우더니 올해 5월 들어 타율 3할대 상승세 속 정상급 타자의 상징인 3번 타순을 꿰찼다.

활약의 가장 큰 원동력은 아내의 내조다. 자신만을 바라보고 응원하는 배우자가 생긴 덕분에 한층 동기부여가 되는 모습이다. 전날 잠실 롯데전에서 3안타-4타점을 몰아친 강승호는 “아내가 바쁜 가운데 최대한 야구장에 자주 오려고 한다. 그리고 올 때마다 내가 매 번 안타를 친다”고 신기해하며 “결혼 이후 마음이 편해져 성적이 잘 나온다”라고 결혼 효과를 설명했다.
이날 3안타 역시 아내와의 약속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주중 잠실 SSG 3연전의 부진을 털고자 아내에게 3안타를 치겠다고 약속했는데 현실이 됐다. 강승호는 “경기 전날 아내에게 농담으로 ‘안타 몇 개 쳐줄까’라고 물었더니 ‘3개’라고 말해 ‘알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말이 현실로 이뤄졌다”고 놀라워하며 “앞으로 자신감을 찾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바라봤다.
강승호의 아내는 쓴소리도 주저하지 않는다. 남편이 그라운드에서 좋지 않은 행동을 할 경우 직언을 통해 현명한 배우자를 자처한다. 강승호는 지난 19일 잠실 SSG전에서 내야땅볼을 친 뒤 아쉬움에 헬멧을 그라운드에 던졌는데 집에서 한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이 또한 활약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강승호는 “답답해서 헬멧을 던졌는데 아내에게 많이 혼났다”라고 멋쩍게 웃으며 “아내는 그런 행동을 했을 때 따끔한 조언도 해주고, 반대로 잘할 때는 더 들뜨지 않도록 잡아주기도 한다. 결혼 이후 확실히 마음이 편해졌다”라고 흐뭇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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