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인키 문자, 잊지 못할 것" 적장을 감격시킨 괴짜 투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2.05.25 09: 18

‘괴짜 투수’ 잭 그레인키(39·캔자시스티 로열스)가 전전 소속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홈구장을 이적 후 처음 찾았다. 팀을 떠난 지 3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그레인키는 옛 동료와 감독은 그를 잊지 않았다. 
그레인키는 지난 24일(이하 한국시간) 애리조나의 홈구장 체이스필드를 적으로 찾았다. 6년 2억650만 달러 FA 계약을 통해 지난 2016년부터 애리조나에서 뛴 그레인키는 2019년 7월말 휴스턴 애스트로스로 트레이드 전까지 3년 반을 몸담았다. 
휴스턴 소속으로 애리조나와 두 번 맞붙었지만 모두 휴스턴 홈경기. 이날은 캔자스시티 유니폼을 입고 애리조나를 적으로 모처럼 방문했다. 결과는 3⅔이닝 5피안타(2피홈런) 4볼넷 5탈삼진 7실점 패전. 올해 가장 부진한 투구로 조기 강판되면서 3패째와 함께 평균자책점이 4.53으로 올랐다. 시즌 9경기에서 아직 첫 승이 없다. 타선 지원이 따르지 않았고, 최근에는 그레인키도 흔들린다. 

[사진] 잭 그레인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하지만 승패를 떠나 오랜만에 그레인키를 만난 애리조나 사람들의 감회가 새로웠던 모양. 지역 매체 ‘애리조나 리퍼블릭’에 따르면 애리조나 외야수 데이비드 페랄타는 “그레인키를 묘사하는 건 어렵지만 알고 보면 훌륭한 사람이다. 좋은 아버지이자 동료다. 그는 말을 많지 하지 않지만 대화할 방법을 찾으면 된다. 난 그렇게 했다”고 이야기했다.
두 사람은 평소 가족과 미식축구 관련 이야기를 자주 나눴다. 야구에 관해선 투구보다 타격 이야기를 더 많이 했다고. 통산 219승의 대투수 그레인키는 타격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타자로 통산 타율 2할2푼5리 9홈런을 쳤다.
데이비드 페랄타 /OSEN DB
둘 사이 있었던 에피소드도 전했다. 지난 2020년 9월19일 경기에서 첫 투타 맞대결을 할 때. 페랄타는 “나를 맞히면 마운드로 달려들 것이다”고 농담을 했는데 이날 2회 첫 타석에서 그레인키가 초구에 진짜 몸쪽으로 찔러 넣었다. 페랄타가 타석에 살짝 멈춘 채 그레인키를 봤다. 
마음이 쓰였는지 경기 후 그레인키는 페랄타에게 “이봐, 일부러 그런 게 아냐”라며 문자를 보냈고. 페랄타는 “알고 있어”라고 답했다. 페랄타는 “우리는 그저 농담을 했을 뿐이다”며 웃어넘겼다. 
그레인키가 문자를 보낸 옛 식구는 페랄타뿐만이 아니다. 토리 로불로 감독이 2주 전 애리조나 감독 통산 최다 354승 기록을 세웠을 때 그레인키는 잊지 않고 축하 문자를 보냈했다. 2017년부터 애리조나 감독을 이끌고 있는 로불로 감독은 그레인키와 2년 반을 같이 했다. 이 기간 그레인키는 42승을 올렸다. 
토리 로불로 감독 /OSEN DB
로불로 감독은 “과거 함께한 선수에게 그런 축하를 받으면 큰 힘이 된다. 그레인키의 말은 내게 큰 의미가 있다. 그가 한 말과 우리 팀을 위해 한 일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면서 “난 항상 그레인키를 존경한다. 그가 명예의 전당에 오를 때 그 자리에 초대를 받고 싶다”고 특별한 마음을 전했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