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시오페아' 감독 "알츠하이머 연기한 서현진, 환우들에 상처될까 걱정" [인터뷰②]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22.05.25 12: 16

'카시오페아' 신연식 감독이 알츠하이머 환자를 연기한 서현진에 대해 "혹시나 환우들에게 어떤 상처가 될까봐 항상 신경 쓰고 조심했다"고 말했다.
25일 오전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영화 '카시오페아' 신연식 감독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카시오페아'는 변호사, 엄마, 딸로 완벽한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했던 수진(서현진 분)이 알츠하이머로 기억을 잃어가며 아빠 인우(안성기 분)와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특별한 동행을 담은 작품이다.

영화 속에는 '리버스 육아'가 중요한 소재이자 주제로 등장한다. 딸이 크는 과정을 함께하지 못한 아버지가 딸이 다시 아기처럼 돌아가는 과정을 역순으로 지켜보는 것을 의미한다.
신연식 감독은 300만원 초 저예산의 데뷔작 '좋은 배우'(2005)를 시작으로 안성기 주연의 '페어 러브'(2010), '배우는 배우다'(2013), '러시안 소설'(2013), '조류인간'(2015), '프랑스 영화처럼'(2016), '로마서 8:37'(2017)까지 상업영화와 독립영화의 경계를 넘나들며 매 작품 섬세한 연출력을 선보였다. 
또, 이준익 감독의 '동주' 각본과 제작을 맡아 제37회 청룡영화상 각본상, 제36회 영화평론가협회 각본상, 제25회 부일영화상 각본상, 제16회 디렉터스 컷 어워즈 올해의 제작자상을 수상하는 등 탄탄한 필력과 제작자로서 능력을 입증했다. 최근 송강호 주연의 차기작 '1승'의 촬영을 마치고 개봉을 앞두고 있다.
신연식 감독은 "작품을 할 때 독립영화, 상업영화를 구분하진 않는다. 어떤 형식에 따라 제작방식을 결정하고, 이 작품을 그 중간 경계에 있었다"며 "사실 상업적인 투자를 받았고, 안성기 선배님과 서현진 씨도 투자사와 논의하고 나서 캐스팅됐다. 그런데 투자사들이 없어지는 경우도 더러 있다"며 이전과 달라진 작품 분위기에 대해 언급했다. 
이어 "배우 2명이 러닝타임 90%를 끌고 가는 건 엄청난 위험 부담이 있고, 리스크가 존재한다"며 "상업적인 구조는 아니다. 작은 것 하나만 잘못해도 크게 망할 수 있으니까.(웃음) 그래도 전작보다는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넓어진 것 같다. 부모와 자녀의 관점을 두 가지로 동시에 다 넣었다"고 말했다. 
극중 서현진은 능력 있는 변호사에서 알츠하이머로 기억을 잃어가며 점점 어린아이가 되어가는 수진의 모습 실감나게 표현했다.
이에 대해 신연식 감독은 "서현진이 걱정을 많이 했다. 본인은 최대한 안 울려고 했는데, 카메라만 돌면 계속 우니까 쉽지 않다고 하더라. '너무 우는 걸로 떼우면 어쩌나' 걱정하더라"며 "내가 현진 씨한테 의식적으로 억제하는 것도 이상했고, 간결한 문장과 간결한 표현만 하려고 애썼다. 100% 내가 의도한 대로 작품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또한 "어떤 환우들한테 혹시나 상처가 될까봐, 그리고 '혹시 이렇게 했을 때 이렇게 생각하시면 어떡하나..' 걱정했다. 정말 다양한 형태의 환우분들이 계셔서 그런 부분을 많이 신경 썼다. 한 장면, 한 장면 누군가한테 상처가 되는 묘사나 표현일까봐 걱정하면서 촬영했다. 사실 찍으면서 100% 확신은 존재할 수 없다. 끝까지 신경 쓰면서 정신을 바짝 차렸고, 그런 지점을 현장에서 서현진 씨와 많이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신연식 감독은 "서현진은 좋은 배우이고 연기력이 출중하다"며 "많은 작품을 했지만, 엄마와 딸은 못 본 것 같더라. 안성기 선배님 품에 안겼을 때 '아기처럼 보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동시에 진짜 커리어우먼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배우가 누가 있을까 생각해보니 서현진 외에는 없었다"며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한편 '카시오페아'는 오는 6월 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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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트리플 픽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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