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0억 FA’ 마커스 세미엔(32·텍사스 레인저스)의 타율은 언제 2할대가 되는 것일까. 믿었던 해결사의 길어지는 슬럼프에 미국 현지 언론마저 탄식을 쏟아내고 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스포츠넛’은 지난 30일(이하 한국시간) “지난해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45홈런을 친 세미엔이 올 시즌 첫 홈런을 무려 개막 후 44경기 만에 때려냈다”라며 부진을 꼬집었다.
2013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세미엔은 빅리거 9년차인 지난해 토론토에서 162경기 타율 2할6푼5리 45홈런 102타점의 커리어하이를 썼다. 45홈런은 메이저리그 2루수 역대 최다 홈런 신기록. 그리고 이에 힘입어 텍사스와의 7년 1억7500만달러(약 2200억원) FA 계약이라는 대형 잭팟을 터트리며 큰 기대 속에 둥지를 옮겼다.

시범경기서 타율 2할6리로 침묵한 세미엔은 정규시즌 돌입 후 두 달 가까이 1할대 타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4월 초 7푼7리의 굴욕을 겪었고, 5월에도 잦은 기복 속에 타율은 1할대, 출루율과 장타율은 나란히 2할대에 머물러 있다. 시즌 성적은 45경기 타율 1할9푼6리 1홈런 17타점 OPS .526로, 1억7500만달러는 계약 규모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새 홈구장인 글로브라이프필드 성적도 형편없다. 스포츠넛은 “세미엔의 홈경기 성적은 더욱 실망스럽다. 타율 1할2푼9리에 출루율은 .196, OPS는 .361에 그쳐 있다”고 지적했다.
그래도 다행히 5월 말 들어 조금씩 타격감을 찾고 있는 모습이다. 26일 LA 에인절스전 멀티히트에 이어 오클랜드를 만나 28일부터 30일까지 3경기 연속 안타를 신고했다. 29일 만루홈런으로 마침내 기다렸던 첫 홈런을 터트리며 5타점 경기를 치렀다. 최근 3경기 성적은 타율 3할8푼5리 1홈런 7타점이다.
스포츠넛은 “세미엔이 길었던 슬럼프에서 벗어나 조금씩 방망이를 예열하고 있다. 최근 3경기 기록이 좋았다”라며 “주중 탬파베이 레이스를 만나 뜨거운 타격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전망했다.
주말 오클랜드 4연전을 3승 1패로 마친 텍사스는 31일부터 탬파베이를 상대로 홈 4연전을 치른다. 오프시즌 공격적인 투자에도 아직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3위(22승 24패)에 머물러 있지만 오클랜드전을 통해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고, 공교롭게도 세미엔이 살아나자 팀 공격이 활기를 띠었다.
텍사스 크리스 우드워드 감독은 “세미엔이 안타를 쳤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직접 보셨을 것이다. 그가 출루하면 우리는 득점을 올릴 수 있다”라고 특급 내야수의 반등에 반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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