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살 차이' 황선홍-이천수, 유튜브에서 만날까... "'명보야 밥먹자' 코너 거짓말 많던데? 하하"[우즈벡톡톡]
OSEN 노진주 기자
발행 2022.05.31 17: 08

 “‘명보야 밥 먹자’ 나도 한 번 봤는데 재미있긴 하더라고? 아우~ 근데 거짓말이 많던데(웃음)”-황선홍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 감독.
황선홍 감독과 ‘2002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같이 쓴 이천수(41)는 ‘날쌘돌이’ 이미지만큼이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갔다. 월드컵 당시 모두를 놀라게 했던 ‘명보야 밥 먹자’ 스토리를 자신의 유튜브 채널(채널명 ‘리춘수’) 공식 코너로 녹여냈다.
‘명보야 밥 먹자’가 이천수의 유행어로 자리 잡게 된 시초는 이러하다.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당시 갓 20살을 넘긴 이천수는 무려 12살 차이 나는 주장 홍명보(당시 33)에게 눈 딱 감고 "명보야 밥 먹자"라고 말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우리나라 특유의 위계질서와 선배 문화를 희석시키고 빠른 소통을 이끌어 내고자 이천수에게 시켜 탄생한 일화다. 요즘 세대로 치면 이강인(21, 마요르카)이 기성용(32, FC서울)에게 반말한 거나 다름없다.

훈려을 앞두고 U23 황선홍 감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05.29 /cej@osen.co.kr

지금까지 이을용, 김태영, 김병지, 현영민, 최진철, 송종국 등 4강을 함께 이끌었던 주역들이 ‘명보야 밥 먹자’ 코너에 출연해 월드컵 비하인드 이야기를 들려주며 축구팬들의 귀를 즐겁게 해줬다.
그래서 궁금했다. 과연 황선홍 감독은 ‘명보야 밥 먹자’ 코너를 봤는지. 그리고 출연 의사가 있는지. 그는 한일 월드컵 때 홍명보 현 울산 현대 감독과 최고참 무리에 속했다. 심지어 홍명보 감독보다 한 살 더 많다.
기자는 U23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우즈베키스탄에서 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황선홍 감독에게 위 두 가지 사항을 직접 물어봤다. 한국 U23 대표팀은 6월 1일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참가를 위해 지난 24일부터 현지 훈련을 하고 있다.
30일 훈련을 마친 황선홍 감독에게 먼저 ‘‘명보야 밥 먹자’ 코너를 봤는지’ 물어봤다. 그는 코너명을 듣자마자 의미 심장한 미소와 함께 “알고 있다”고 답했다. ‘할많하않(할 말 많지만 하지 않는다)’ 표정은 덤이었다. 주변에 함께 있던 스태프들도 황선홍 감독의 대답에 귀를 쫑긋세웠다.
유행어를 코너명으로 승화시킨 것에 황선홍 감독은 “(이)천수가 예능 많이 나가더니 아이디어가 좋다”고 감탄했다. 하지만 이내 “근데 아우~ 나도 한 번 봤는데 거짓말이 많던데(웃음). 미국전 페널티킥 순번? 아무것도 모르고 말하더라고”라며 소신발언(?)을 했다.
[사진] '명보야 밥먹자' 캡쳐.
이천수는 지난 18일 ‘명보야 밥 먹자’ 코너에 ‘을용타 주인공’ 이을용을 초대해 한일월드컵 조별리그 2차 미국전 페널티킥 키커 선정 상황을 회상했다. 0-1로 밀리고 있던 전반 39분 한국은 상대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얻었다. 키커로 이을용이 나서 비장한 표정으로 슈팅을 했지만, 선방에 막혔다.
이천수는 "(황)선홍이 형이 (부상 때문에) 안 찬다고 그랬다. 그리고 (순번이 아닌) 형(이을용)은 뒤에 있었다. 선홍이 형도, (박)지성이도 없었다. 그다음 찰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가 차려고 딱 공을 잡았는데 벤치에서 ‘차지 말라’고 난리가 났다. 모두 '(이천수는) 안돼'라고 그랬다”며 그때 상황을 생생하게 전했다. 이를 듣고 있던 이을용은 "넌 순번에 없었어”라며 받아쳤다. 이 영상을 황선홍 감독도 본 것이다.
안 물어볼 수가 없었다. 기자는 "‘명보야 밥 먹자’ 코너에 출연할 용의가 있는지" 물었다. 황선홍 감독은 반달눈을 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너무 친해 할 수 있는 말이었다.
“내가 비싼 몸이라 아마 힘들 거야. 하하. 생각해볼 수 있지만 (그쪽에서 아마) 힘들걸?” 
아직 황선홍 감독은 '명보야 밥 먹자' 출연 제의를 받은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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