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고등학교 류현곤(18)이 팀의 첫 전국대회 준우승을 이끌었다.
류현곤은 지난달 30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6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경남고와의 결승전에 선발등판해 6⅓이닝 4피안타 1볼넷 2사구 11탈삼진 3실점 패전을 기록했다. 비록 팀은 2-7로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류현곤의 호투는 빛났다. 청담고가 전국대회 준우승을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대회 4경기(17이닝) 1승 1패 평균자책점 2.12로 빼어난 성적을 거둔 류현곤은 활약을 인정받아 감투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류현곤은 경기가 끝난 뒤 고개를 들지 못했다. “상은 중요하지 않다”라고 말한 류현곤은 “결국 결과가 좋지 않았다. 친구들이 다 같이 잘해서 이렇게 높은 곳까지 올 수 있었다. 동료들에게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라며 아쉬운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 초반에는 류현곤이 압도적인 피칭으로 경기를 이끌었다. 첫 4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강렬한 구위를 뽐냈다. 류현곤의 직구 구속은 최고 시속 130km 중후반대에 머물렀지만 까다로운 사이드암 투구폼에서 나오는 날카로운 변화구와 정교한 직구에 타자들의 방망이는 연신 허공을 갈랐다.
류현곤은 “나는 변화구가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그 변화구를 잘 활용한 덕분에 삼진이 많은 것 같다. 변화구는 슬라이더와 투심을 던지고 있다. 직구-슬라이더-투심이 내 무기”라고 말했다. 이어서 “나는 큰 위기가 와도 위축되지 않는다. 큰 무대에서 긴장하지 않고 내 공을 던질 수 있는 것이 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6회까지 경남고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류현곤은 7회부터 흔들리며 결국 1사 2, 3루 2볼 1스트라이크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내 역할을 100% 해내지 못했다”라고 말한 류현곤은 “9회까지 책임지고 싶었다. 9회까지 가지 못한 것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첫 번째 타자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줬는데 거기서 위기가 시작됐다. 그 실수가 계속 머리에 맴돈다”라며 아쉬워했다.
청담고 유호재 감독은 경기가 끝나고 고개를 숙인 류현곤을 끌어안으며 격려했다. 부모님 역시 류현곤의 어깨를 두드렸다. 모두의 격려를 받은 류현곤은 “어머니께서 잘했으니까 위축되지 말라고 말해주셨다. 동료들이 모두 잘해줘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결승전에서 아쉬운 결과를 내서 미안하다. 이번에 결승전까지 올라왔으니 남은 주말리그와 전국대회도 더 힘내서 잘하겠다”라고 남은 시즌 포부를 밝혔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