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던져야 할지…" 사이영 후보들도 막막한 173cm 111kg 뚱보 타자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2.06.02 06: 11

공식 프로필 173cm, 111kg. 그런데 그보다 키는 작고, 옆으로 더 퍼져 보이는 뚱보 타자의 존재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포수 알레한드로 커크(24)가 그 주인공이다. 
최근 3년 연속 아메리칸리그(AL) 사이영상 득표에 성공하며 6위, 7위, 11위에 루카스 지올리토(시카고 화이트삭스)는 1일(이하 한국시간) 토론토 블루제이스전에서 4⅔이닝 8피안타(2피홈런) 2볼넷 8탈삼진 6실점으로 시즌 최악투를 펼치며 패전을 안았다. 평균자책점은 2.63에서 3.61로 치솟았다. 
5번 지명타자로 나온 커크에게만 홈런 두 방을 맞은 게 뼈아팠다. 2회 무사 2루에서 커크에게 던진 초구 체인지업이 몸쪽 높게 들어가 좌월 투런포로 이어졌다. 3-4로 역전을 허용한 5회 2사 2루에서도 커크에게 중월 투런 홈런을 맞았다. 이번에는 슬라이더를 낮게 떨어뜨렸지만 커크의 배트에 걸려 또 담장 밖으로 넘어갔다. 

1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2022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경기가 열렸다.2회말 무사 2루 상황 토론토 알레한드로 커크가 역전 좌월 투런포를 날리고 더그아웃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 dreamer@osen.co.kr

2회말 무사 2루 상황 토론토 알레한드로 커크가 역전 좌월 투런포를 날리고 있다. / dreamer@osen.co.kr
커크의 홈런 두 방에 힘입어 승리투수가 된 토론토 선발 케빈 가우스먼은 투수의 입장을 생각했다. 지난해 내셔널리그(NL) 사이영상 6위에 올랐던 가우스먼은 “커크는 높은 공과 낮은 공 모두 칠 수 있다. 투수로서 어디에 던져야 할지 막막할 것 같다”며 “유인구에 쉽게 따라나가지 않는 타자로 투수가 스트라이크존으로 던지게끔 만든다”고 커크의 접근법을 칭찬했다. 
지난 2020년 데뷔한 커크는 메이저리그 3시즌 통산 볼넷(37개)이 삼진(38개)보다 1개 적다. 올 시즌에는 17볼넷 12삼진으로 볼넷이 5개나 더 많다. 마이너리그에서 4시즌 통산 94볼넷 69삼진으로 선구안이 무척 좋았고, 빅리그 데뷔 후에도 자신의 스타일을 잃지 않고 있다. 
최근 12경기에서 40타석 동안 삼진이 1개밖에 없다. 이 기간 34타수 15안타 타율 4할4푼1리 2홈런 8타점 6볼넷 OPS 1.290로 폭발 중이다. 포지션은 포수이지만 지명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들어가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커크는 나이에 비해 인상적이다. 지난 2주간 삼진을 당하지 않으면서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고 있다”며 “이런 모습이 놀랍지는 않다. 이미 커크가 그렇게 하는 것을 봤고, 다시 하는 것일 뿐이다”고 말했다. 
2회말 무사 2루 상황 토론토 알레한드로 커크가 역전 좌월 투런포를 날리고 그라운드를 돌며 기뻐하고 있다. / dreamer@osen.co.kr
4월 19경기 타율 2할4푼5리 무홈런 OPS .584에 그친 커크이지만 5월 23경기 타율 3할4푼7리 3홈런 OPS .984로 활약했다. 시즌 성적도 타율 3할4리 OPS .814로 올라온 커크는 “시즌 초반에는 약간의 좌절감이 있었지만 매일 일찍 코치들과 열심히 훈련했다. 그들이 나를 믿어줬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이제 보여주고 있다”며 “조금 더 공을 보면서 내가 원하는 공을 치려고 한다. 유인구에 쫓아가지 않으면서 결과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멕시코 출신의 포수 커크는 173cm 작은 키에도 111kg에 달하는 몸무게를 자랑하는 땅딸보 체형. 과거 쿵푸팬더로 불린 메이저리그 대표 뚱보 선수 파블로 산도발을 연상시키는 몸매다. 이런 신체 조건 때문에 포수로서 성장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선도 있지만 타격 능력은 확실히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60경기에서 두 번의 멀티 홈런 포함 타율 2할4푼2리 8홈런 24타점 19볼넷 22삼진 OPS .764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주전 대니 잰슨을 뒷받침하는 백업 포수이자 지명타자로 토론토 팀 내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커크는 2일 화이트삭스전에도 5번 지명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선발투수 류현진의 시즌 3승 지원 사격에 나선다.  /waw@osen.co.kr
5회말 2사 2루 상황 토론토 알레한드로 커크가 오늘 경기 두 번째 투런포를 쏘아올리고 홈을 밟으며 선행주자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2.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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