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2호' ML 1000이닝 돌파한 날, 부상 재발 불운 "늦은 감이 있는데…"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2.06.02 20: 12

한국인 투수 역대 두 번째 메이저리그 통산 1000이닝을 돌파한 류현진(35·토론토 블루제이스). 의미있는 이정표를 세운 날, 하필이면 부상이 재발했다. 그동안 많이 던져온 세월의 무게를 실감한 하루였다. 
류현진은 2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2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1회 1사에서 호세 아브레유를 헛스윙 삼진 잡으며 메이저리그 개인 통산 1000이닝을 달성했다. 
지난 2013년 LA 다저스에서 메이저리그 데뷔 후 올해로 10년차가 된 류현진은 9시즌 175경기 만에 1000이닝 고지를 점했다. 한국인 최초 메이저리거 박찬호(1993이닝)에 이어 역대 두 번째 대기록. 

4회초까지 투구를 마친 토론토 선발 류현진이 더그아웃을 나서고 있다. 이후 선발 류현진은 로스 스트리플링으로 교체됐다. 2022.06.02 / dreamer@osen.co.kr

지난 1994년 데뷔한 박찬호는 2010년까지 메이저리그 17시즌 통산 1993이닝을 던졌다. 아시아 투수 통산 최다 이닝 기록을 지금도 보유 중이다. 다저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 8번째 시즌이던 지난 2001년 5월10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서 1000이닝을 달성했다. 
2회초 토론토 선발 류현진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2022.06.02 / dreamer@osen.co.kr
류현진은 박찬호보다 햇수로 2년, 시즌으론 1시즌 1000이닝 달성 시점이 늦었다. 하지만 그는 만 19세였던 지난 2006년 KBO리그 한화 이글스 소속으로 데뷔한 뒤 2012년까지 7시즌 통산 1269이닝을 던진 뒤 미국으로 왔다. 이날까지 한미 통산 2272⅓이닝을 던졌다. 
류현진의 1000이닝은 큰 부상과 오랜 재활을 딛고 이뤄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난 2015년 어깨 관절 와순 파열로 수술을 받고 1시즌을 통째로 쉰 류현진은 2016년에도 팔꿈치 관절경 수술로 1경기 등판에 그쳤다. 이후에도 사타구니, 팔뚝 등 크고 작은 부상으로 고생했다. 
경기 후 류현진은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1000이닝 달성에 대해 “어떻게 보면 연수에 비해 늦은 감이 있는데 (기록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며 “계속해서 더 많은 이닝을 던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저스 시절과 지금 토론토에서의 차이점에 대한 현지 기자의 질문에는 “변한 건 없는 것 같다. 투구도 그렇고, 운동도 그렇고 변한 건 없다”고 답했다. 
2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2022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경기가 열렸다.1회초 투구를 마친 류현진이 더그아웃에서 왼쪽 팔에 장비를 착용하고 있다. 2022.06.02 / dreamer@osen.co.kr
뜻깊은 기록의 여운을 만끽할 여유가 없었다. 이날 왼쪽 팔뚝 긴장 증세로 4이닝 58구 만에 교체된 탓이다. 지난 4월 중순 다친 그 부위에 통증이 재발했고, 3일 MRI(자기공명영상) 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현재로선 부상자 명단(IL) 등재가 유력하다. 당시 부상으로 한 달가량 공백기를 가진 바 있다. 
4회초 투구를 마친 토론토 선발 류현진이 피트 워커 투수코치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2.06.02
전조 증상은 있었다. 직전 등판이었던 지난달 27일 LA 에인절스전에서도 팔에 통증을 느껴 5이닝 65구로 일찍 교체됐다. 당시 예방 차원의 교체라고 밝힌 류현진은 다음 일정도 정상 소화를 자신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부상이 재발했다. 류현진은 “경기 전까지는 후회를 안 했었는데 경기 후에는 조금 후회한다”며 솔직하게 무리한 등판이었음을 인정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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