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았다. 6회까지 무기력하게 끌려가던 경기를 뒤집으며 8년 만에 두산전을 싹쓸이한 호랑이 군단이다.
KIA 타이거즈는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6차전에서 4-3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초반 흐름은 절대적인 열세였다. ‘호랑이 킬러’로 유명한 두산 선발 최원준을 만나 타선이 4회까지 무안타-1볼넷으로 침묵한 것. 5회 1사 후 마침내 최형우의 우전안타로 첫 안타를 신고했지만 후속타가 터지지 않았고, 6회 2사 후 김선빈의 안타도 나성범의 3루수 뜬공에 빛을 보지 못했다.

선발투수 임기영은 1회부터 호세 페르난데스에게 선제 솔로포를 맞았다. 이후 2회 무사 만루서 장승현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한 뒤 5회 1사 1, 3루 위기서 페르난데스에게 다시 1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임기영은 이날 7이닝 3실점으로 기록했지만 타선이 6회까지 무기력한 타격으로 일관한 탓에 호투가 빛을 보지 못했다.
KIA는 그대도 물러서지 않았다. 5월 월간 승률 1위, 2022시즌 3위의 팀답게 0-3으로 뒤진 7회 대역전극의 서막을 열었다. 경기 전 KIA 김종국 감독은 “팀 분위기가 워낙 좋아 한 번 찬스를 잡으면 집중력이 무섭다. 2사 후라도 득점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라고 자신감을 보였고, ‘언성 히어로’ 윤중현도 “우리 팀은 최근 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다”고 말했는데 이날 그 무서운 기세를 그대로 발휘했다.
7회 원조 해결사 최형우가 추격의 투런포로 1점 차 추격을 가했다. 1사 후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중전안타를 친 가운데 3B-1S에서 최원준의 5구째 직구(136km)를 받아쳐 우월 홈런으로 연결했다. 그리고 8회 박찬호-김선빈 테이블세터의 연속안타에 이어 나성범이 1타점 내야안타로 3-3 균형을 맞췄다.
승부처는 마지막 9회였다. 사령탑의 말대로 2사 후 집중력이 돋보였다. 박동원이 좌전안타로 물꼬를 튼 뒤 김규성의 안타에 이어 박찬호가 두산 마무리 홍건희를 상대로 8구 승부 끝 1타점 역전타를 때려냈다. 승부를 결정짓는 한방이었다.
KIA는 주중 3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시즌 30승(22패) 고지에 올라섰다. KIA가 두산 3연전을 싹쓸이한 건 지난 2014년 6월 20~22일(잠실) 이후 무려 2902일만의 일. 호랑이 군단이 그 어려운 걸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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