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보다 지금이 낫다”…5년 전 KIA 우승 청부사의 기분 좋은 예감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06.03 03: 35

KIA 타이거즈가 시즌 초반 무서운 돌풍을 일으키며 우승을 거둔 2017년의 향기를 조금씩 풍기고 있다. 당시 우승 청부사로 활약했던 최형우는 “그 때보다 지금이 낫다”는 평가를 통해 타이거즈의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KIA는 지난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과의 시즌 6차전에서 4-3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결과로 주중 3연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SSG, 키움에 이어 3번째로 시즌 30승(22패) 고지에 올라섰다. KIA의 두산 3연전 스윕은 2014년 6월 20~22일(잠실) 이후 무려 2902일만의 일이었다.
승리의 주역은 ‘원조 해결사’ 최형우였다.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2타점으로 역전승을 이끌었다. 5회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우전안타로 팀의 첫 안타를 신고한 뒤 0-3으로 뒤진 7회 1사 1루서 2점홈런을 치며 역전극의 서막을 열었다. 3B-1S 유리한 카운트에서 두산 선발 최원준의 5구째 직구(134km)를 받아쳐 2경기 연속 홈런에 성공했다. 시즌 4호.

KIA 최형우 / OSEN DB

5월 한때 타율이 2할1푼3리까지 떨어졌던 최형우는 지난달 25~26일 대구 삼성전 2경기 연속 멀티히트로 반등 계기를 마련했다. 이후 28일 광주 SSG전에서 시즌 3호포를 가동했고, 6월 1일과 2일 두산에게 다시 연이틀 멀티히트를 뽑아내며 타격감 회복을 알렸다. 최근 8경기 타율 3할7푼 4홈런 활약에 힘입어 시즌 타율을 2할3푼9리까지 끌어올린 최형우다.
최형우는 경기 후 “4월에 비해 스윙의 자신감이 달라졌다. 4월에는 말도 안 되는 야구를 했는데 요즘은 아웃을 당하더라도 내 스윙을 하고 당한다. 느낌과 타이밍이 좋아진 부분이 크다”라고 반등 비결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아직은 잘 모르겠다. 이번 주까지 해보고 다음 주에 다시 말씀드리겠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KIA 최형우 / OSEN DB
2017시즌에 앞서 4년 100억원에 KIA맨이 된 최형우는 계약 첫해 142경기 타율 3할4푼2리 26홈런 120타점 활약 속 통합우승 주역으로 거듭났다. 당시 FA 계약과 함께 곧바로 우승반지를 거머쥐며 타이거즈의 우승 청부사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KIA는 이후 5-7-6-9위 등 하위권을 전전하다가 올해 초반 무서운 상승세를 달리며 5년 전 영광 재현 전망을 밝히고 있다.
최형우는 “모처럼 야구장에 나오는 게 설렌다. 내가 못해서 팀이 못하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데 요즘은 후배들이 너무 잘한다. 주인공이 맨날 바뀌니까 오늘은 또 어떤 선수가 잘해줄지 기대가 된다”라며 “나성범이 오면서 이전보다 확실히 스트레스를 덜 받는 것도 있다. 마음을 많이 내려놓게 됐다”라고 달라진 마음가짐을 전했다.
우승을 차지한 2017년과 올해의 분위기는 어떻게 다를까. 당연히 두 시기 모두 좋지만 우승 청부사는 2022시즌에 조금 더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최형우는 “2017년과 분위기가 비슷한 것 같기도 하다”라며 “다만 그 때는 다들 나이가 있었는데 올해는 어린 선수들이 대부분이라서 훨씬 낫다. 팀 문화가 프리스타일이라 분위기가 좋지 않을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최형우는 실제로 이날 추격의 투런포 이후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에게 축하를 받는 과정에서 까마득한 후배 황대인에게 유독 강한 축하를 받았다. 이에 대해 그는 “괜찮다. (황)대인이가 나보다 잘 치고 있기 때문에 기꺼이 맞을 수 있다”라고 농담하며 웃었다.
최형우가 살아나자 팀 타격도 덩달아 활기를 띠는 모습이다. 물론 최형우가 부진했을 때도 상승세가 이어졌지만 원조 해결사가 공격에 가담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은 천지 차이다. 김종국 감독도 “최형우의 타격 사이클이 올라가는 느낌이다. 오늘(2일)도 홈런이 팀 분위기를 바꾸는 계기가 됐다”라고 반색했다.
최형우는 “확실히 이전보다 감이 좋아진 건 분명하다. 그리고 이제 칠 때가 됐다”라며 “팀도 계속 이런 흐름을 유지하길 바란다. 지더라도 좋으니 지금 기세를 이어갔으면 좋겠다. 그래야 내년, 후년도 이런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다”라고 타이거즈의 명가 재건을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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