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우익수 ‘대참사’, 사직구장 창고에 ‘손아섭’이 활짝 웃고 있었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2.06.03 03: 46

 롯데가 우익수 자리에서 폭탄이 터지면서 승리를 날렸다.
지난 겨울 프랜차이즈 스타 손아섭을 FA로 떠나보낸 공백이 크고, 당분간은 우익수 손아섭의 빈 자리를 실감할 것으로 보인다. 대체 자원들의 성장이 기대치에 못 미치고 있다.
2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LG와 롯데전. 2-1로 앞선 7회초 수비에서 우익수 고승민이 본헤드 플레이로 어이없게 동점을 허용했다.

사직구장 한켠에 있는 창고에 방치돼 있는 활짝 웃고 있는 손아섭의 대형 사진 판넬. /orange@osen.co.kr

롯데는 선발 투수 박세웅이 6회까지 3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하며 2-1로 리드했다. 7회 좌완 김유영이 두 번째 투수로 올라왔다. 2아웃을 잡고서, 대타 이형종을 상대했다.
이형종이 때린 타구는 우측 선상으로 높이 솟구쳤다. 롯데 외야수들은 좌측으로 약간씩 이동해 있었고, 우익수 고승민이 파울 라인으로 달려오며 잡는 듯 했다. 그러나 마지막 포구 순간, 글러브에 튕기고 놓쳤다.
이후 고승민은 파울이라고 스스로 판단해, 중계플레이를 하지 않고 공을 주워 옆에 있던 볼보이에게 던져버렸다. 1루심은 페어라고 선언했고, 고승민은 뒤늦게 뭔가 잘못된 것을 알았지만 돌이킬 수 없었다.
송구를 볼보이가 접촉했을 경우에는 야구 규칙 6조1항 방해, 업스트럭션 조항에서 의도하지 않은 방해의 예시 중 하나로 규정돼 있는데 2개 베이스의 안전 진루권이 주어진다.
2루를 지나 3루로 달려간 이형종은 2루를 점유한 것으로 인정됐고, 2개 베이스 안전 진루권으로 홈 득점이 인정됐다.
롯데는 고승민의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2-2 동점을 허용했다. 비디오 판독, 심판진의 판정 설명 등 어수선한 시간이 지난 후 롯데 벤치는 고승민을 빼고 장두성을 교체 투입했다.
고승민의 본헤드 플레이로 인해 동점을 허용한 롯데는 연장 10회 무사 만루 찬스에서 장두성이 삼진, 대타 배성근이 포수 파울플라이 아웃, 이학주가 1루수 땅볼로 아웃되면서 끝내기 기회를 허무하게 놓쳤다. 결국 연장 12회 2-2 무승부로 경기는 끝났다.
롯데 자이언츠 고승민이 7회초 LG 트윈스 이형종의 타구를 잡다 놓치고 볼보이에게 주고 당황해하고 있다. 2022.06.02 / foto0307@osen.co.kr
롯데는 NC로 FA 이적한 손아섭의 빈 자리를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손아섭이 떠난 후 성 단장은 “추재현의 언더 상대성적, 김재유의 우완 상대전적, 신용수의 좌완 상대전적을 합하면 손아섭을 대체할 수 있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실상은 참담하다. 김재유(좌타자)는 1경기 대주자로 출장하고 타격 기록 없이 무릎 부상으로 후반기에나 복귀할 수 있다. 추재현(좌타자)은 타율 1할6푼(25타수 4안타)을 기록하고 5월 중순 2군으로 내려가 있다. 신용수(우타자)는 타율 5푼(20타수 1안타)의 참담한 성적으로 5월말 시즌 3번째 2군행을 통보받았다.
성 단장이 손아섭의 대체 자원으로 언급한 3명의 합산 성적은 타율 1할1푼1리(45타수 5안타)에 불과하다. 이들 3명보다 다른 선수들이 주로 우익수로 출장하고 있다.
2일까지 롯데 우익수 자리에는 고승민이 가장 많은 211⅔이닝 출장했고, 신인 조세진이 117⅓이닝을 소화했다. 추재현은 64이닝, 신용수는 30이닝에 그쳤다. 중견수로 주로 뛰고 있는 피터스가 28⅔이닝, 좌익수로 자리 잡은 황성빈이 16이닝을 뛰었다. 하지만 공격에서 고승민은 타율 1할8푼2리, 조세진은 타율 1할7푼3리에 그치고 있다.
NC 유니폼을 입은 손아섭은 개막 후 21타석 연속 무안타로 출발은 부진했으나, 2일 현재 타율 3할1푼1리(212타수 66안타)을 기록 중이다.
우익수의 본헤드 플레이로 롯데가 승리를 놓친 2일. 사직구장 출입구 한 쪽에 있는 창고. 각종 박스, 생수 페트병 등과 함께 손아섭이 활짝 웃고 있는 대형 사진이 방치돼 있는 듯이 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만약 롯데가 손아섭을 떠나보내지 않았더라면. 4월 2위까지 치고 올라갔다가 현재 7위로 추락한 롯데는 어떤 행보를 보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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