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시작되고 있다. SSG 랜더스 ‘추추 트레인’ 추신수(40)도 KBO리그에서 뛰며 두 번째 여름을 맞이하고 있다.
지난 4월 한달간 추신수의 타격감은 좋아 보이지 않았다. 4월 성적표는 타율 1할9푼7리 1홈런 4타점에 그쳤다. 하지만 그에게도 적응 시간은 필요했다. 지난해 KBO리그 입성 후 첫 시즌을 마치고 미국에 돌아간 그는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더 오래 건강하게 뛰기 위해서다. 또 팀에서 타석에만 들어설 게 아니라 수비에서도 ‘건강한’ 수비로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한 결정이었다. 그러다보니 재활 시간이 있었고 캠프 합류가 늦었다. 그만큼 시즌 준비 기간이 남들보다 늦어졌다.

타격감은 5월 들어 서시히 올라왔다. 시즌 타율은 아직 2할3푼4리이지만 최근 10경기를 되돌아보면 2할7푼3리로 감을 잡고 있는 게 결과로 보여진다. 물론 그의 ‘눈야구’는 4월부터 괜찮았다. 그는 볼넷 34개를 골라 이 부문 2위이며 출루율은 .396으로 9위다. 불혹의 그가 어떻게든 팀 득점력 향상에 힘을 보태고 있다.
그런데 슬슬 더위가 찾아오고 있다. 즉, 체력 관리 대비기 필요한 시점이 오고 있는 것이다. 낮 무더위를 피하기 위해 5월까지 있던 일요일 오후 2시 경기도 6월부터는 오후 5시에 시작된다.
추신수도 체력 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 자기 관리가 철저한 선수다. 메이저리그 16시즌을 보내고 KBO리그에도 존재감을 보여줄 수 있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다만 체력 관리 방식은 선수마다 다르기 때문에 추신수는 자신만의 방식을 후배들에게 ‘추천(?)’하지는 않는다.
추신수는 OSEN과 인터뷰에서 “사람마다 체질과 스타일이 다르다. 때문에 정확한 답은 없다. 텍사스 시절에는 한국보다 더 더웠다. 정말 숨이 막히는 더위에서 뛰기도 했다. 잠 많이 자고, 몸에 좋은 음식들 챙겨 먹는 것은 당연했다”면서 “한국에 와서 여러가지 해보고 있는데 더울 수록 더 힘을 내서 운동을 하는 게 훨씬 나은 듯하다. 덥다고 쳐져 있는 것보다, 더 운동을 하는 게 나은 듯하다. 물론 선수마다 차이, 루틴이 있다. 자신에게 맞는 루틴대로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인터뷰 중 추신수는 “내 능력이 따라준다면 최대한 오래 야구를 하고 싶다”고 했다. 그가 이렇게 말한 데에는 한국에 오면서 세운 계획이 있었기 때문이다.
추신수는 “한국에 왔을 때 계획이 있었다. 내가 한국 야구 발전에 조금씩 도움이 됐으면 했다. 그리고 조금씩 변화가 생기는 것을 보니 또 욕심이 생긴다. 그래서 진짜 오래 야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추신수 이전부터 오랜시간 야구인들이 한국야구 발전을 위해 많은 목소리를 냈다. 조금씩 변화는 있었지만, 지난해 추신수가 KBO리그 입성 후 야구장 시설 문제 등을 지적했고 지난 겨울 동안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 선수들이 조금이라도 나은 환경에서 야구를 할 수 있게 됐다.

잠실 원정 라커룸도 뜯어고쳐졌고, SSG는 거액을 들여 클럽하우스를 새로 꾸몄다. 물론 야구에 특별한 애정을 보여주는 정용진 구단주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도 있었다.
추신수는 이런 모든 것들이 고맙게 느껴지고 있다. 그는 “우리 후배들이 조금이라도 좋은 환경에서 야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 지금이 당장 아니더라도, 후배들이 아이를 키워 야구를 시킨다면, 그 세대에는 더 좋은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내가 한국에 있는 이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신수는 “구단주님이 정말 많은 관심을 보여주신다. 역대 한국 야구 역사에서 이런 구단주님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미국 텍사스에 있을 때에는 구단주님이 클럽하우스에 내려와 선수들과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일상이었다”며 “우리 SSG 선수들은 구단주님의 관심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정말 보기 좋은 일이다”고 전했다.
추신수는 조금씩 변화가 이뤄지고 후배들이 보다 좋은 환경에서 야구를 할 수 있도록 힘이 닿는 데까지 뛰고자 한다. 그는 “내가 팀을 위해 야구를 잘 해야 하는 것도 있다. 하지만 후배들이 어떤 마음으로 야구를 해야할지, 또 어떻게 준비를 하는 게 도움이 될지 고민하고 행동하고 있다. 조금씩 바뀌는 게 보이니 정말 좋은 듯하다. 다들 정말 진심으로 열심히 한다. 성적을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며 한국에서 야구를 하고 있는 이유, 더 잘해야 하는 이유를 두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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