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월 공백에도 성장한 우승 에이스…125억 포수는 왜 놀랐을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2.06.04 09: 31

“마치 공백 없이 계속 던지던 친구처럼 던지던데요?”
NC 다이노스 구창모가 건강하게 복귀했고 완벽한 투수로 돌아왔다. 2020년 통합 우승을 이끈 뒤 약 18개월의 1군 실전 공백에도 불구하고 이전의 강력했던 모습을 되찾았다.
구창모는 지난 3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87구 1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지난달 28일 두산과의 복귀전에서 5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데 이어 복귀 이후 12⅓이닝 무실점의 페이스를 이어갔다.

NC 다이노스 구창모가 4회말 롯데 자이언츠 윤동희의 안타성 타구를 잡은 이명기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2022.06.03 / foto0307@osen.co.kr

통합 우승을 이끌었던 주역이었던 구창모였다. 하지만 2020년 11월, 한국시리즈가 가장 최근의 1군 등판이었다. 이 해 전반기에 9연승을 질주하며 정규시즌 1위를 견인했지만 후반기 왼팔 전완부 피로골절 증세로 회복에 주력했다. 그리고 한국시리즈에 돌아와서 통합 우승까지 일궈냈다.
그러나 이 피로골절 증세가 완벽하게 낫지 않았다. 2021년 전반기 복귀를 위해 재활의 시간을 견뎌내려고 했지만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고 수술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 결국 왼팔 척골 피로골절 판고정술 수술을 받고 시즌 아웃됐다.
수술을 받고 재활을 거치면서 통증을 완전히 없앴고 올해 복귀를 눈앞에 뒀다. 하지만 3월 중순, 실전 재활 피칭을 앞둔 상황에서 햄스트링 통증으로 다시 주저 앉았다. 결국 1군 복귀 일정도 한 달 가량 미뤄졌다.
말 그대로 우여곡절 끝에 18개월의 1군 실전 공백을 딛고 마운드로 돌아왔다. 그리고 마운드로 돌아오자 모두가 ‘엔구행’을 외치고 있다. 여전히 위력적인 구위와 제구로 2020년 우승 에이스의 모습을 연상시켰다.
3일 롯데전에서 최고 147km의 포심 49개, 포크볼 18개, 슬라이더 14개, 커브 6개를 섞어서 던졌다. 2회 선두타자 DJ 피터스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한 뒤 18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하며 에이스의 위용을 과시했다.
18개월의 공백은 구창모를 어떻게 변모시켰을까. 우승을 함께한 배터리이자 백전노장 포수 양의지에게 2020년의 구창모와 2022년 현재의 구창모에 대해 물었다.
양의지는 우선 “2020년의 구위까지 올라오지는 않았다. (구)창모 스스로도 아직 만족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공백기에도 불구하고 성숙하고 성장해서 돌아온 구창모가 놀라웠다. 그는 “컨트롤이나 경기 운영은 2020년과 비교해서 더 좋아진 것 같다. 마치 계속해서 공을 던지던 선수처럼 편하게 던져서 놀랐다”라고 말했다.
장기 부상과 재활의 시간을 극복하고 돌아온 구창모를 모두 기대하고 있고 더 좋아질 것이라고 믿는다. 양의지는 “분명 지금보다 더 컨디션이 올라올 것이고 좋아질 것이다”라고 힘주어 말하면서 “나 역시도 분석을 잘 해서 잘 던질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창모 역시 복귀한 뒤 양의지를 믿고 따르면서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3일 경기 후 구창모는 “1회 양의지 선배님이 도루를 저지해서 흔들리는 상황을 끊어줬고 감각을 빨리 찾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2020년에 좋은 기억이 있으니까 여기서 무엇을 더 추가하려고 하지 않고 당시의 좋은 기억을 최대한 이어가고 싶다”라면서 앞으로도 좋은 분위기와 흐름으로 팀에 도움이 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jhrae@osen.co.kr
구창모-양의지 /OSEN DB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