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구단 혜연→배우 조아람 “‘새로운 나’로 시작, 지켜봐주세요”[인터뷰 종합]
OSEN 김나연 기자
발행 2022.06.05 08: 19

 조아람이 걸그룹이 아닌 배우로서 첫 발을 내디뎠다.
지난달 19일 종영한 tvN 드라마 ‘살인자의 쇼핑목록’에서 조아람은 MS마트의 알바생 ‘알바’ 역을 맡았다. ‘살인자의 쇼핑목록’은 평범한 동네에서 발생하는 의문의 살인사건을 마트 사장, 캐셔, 지구대 순경이 영수증을 단서로 추리해나가는 슈퍼(마켓) 코믹 수사극.
극중 조아람은 알바 역으로서 동네에 일어나는 일들 때문에 종종 자리를 비우는 대성(이광수 분)과 명숙(진희경 분)을 대신해 마트 수익을 신경 쓰면서 대타를 뛰기도 하는 등 조력자로서 든든한 활약을 펼쳤다.

조아람은 “사실 실감이 잘 안 난다. 찍었던 기간이 길었던 것 같은데 너무 짧게 끝난 것 같아서 아쉬움이 남아있다. 너무 좋은 선배님과 재밌게 촬영해서 벌써 이렇게 작품이 끝났다는 게 믿기지 않더라”라고 첫 작품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살인자의 쇼핑목록’은 조아람의 첫 연기작이다. 배우로서 경력이 없던 상태에서 ‘살인자의 쇼핑목록’을 통해 첫 데뷔를 치렀던 그는 “부담도 많이 됐고, 긴장도 정말 많이 했다. 준비를 정말 많이 했다. 첫 촬영장이다 보니 모르는 게 너무 많았다. 도착 전까지 긴장 많이 했는데 현장에서 선배님들이 분위기를 편하게 만들어주시고 먼저 다가와 주셔서 금방 적응 했다”고 말했다.
캐스팅 됐을 당시 “너무 설렜다. 믿기지 않았다, 늘 겸손한 마음으로 오디션에 임했는데, 이렇게 첫 데뷔부터 너무 좋은 작품을 만나게 된 것만으로도 감사했고 저로서는 너무 영광이었다”고 회상한 그는 “알바 캐릭터는 큰 도전이자 새로운 도전이기도 했다. ‘과연 나랑 잘 어울릴까’, ‘표현해 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앞섰다”며 “그래도 너무 재밌었다. 새로운 걸 시도해보고 도전해 보는 걸 원래 좋아해서 색다른 경험이 됐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현실에서의 조아람, 그리고 항상 무표정에 건조한 말투를 가진 알바는 동일인물이라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간극이 있었다. 이에 조아람은 힙합과 헬스가 취미인 ‘MZ세대의 표본’ 알바의 캐릭터성을 살리기 위해 직접 스타일링에 관여하며 의견을 내기도 했다고. 그 결과 알바는 레게머리에 비니, 귀와 눈썹의 피어싱까지 유니크한 패션으로 한층 더 묘한 매력을 완성했다.
이어 그는 가장 신경썼던 부분을 묻자 “아무래도 다른 인물들은 각자 서사도 있고 사연도 있고 표면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알바는 그런 게 없어서 ‘뭘 더 해야하나?’라는 고민을 많이 했다”며 “오히려 뭘 더 하지 않고 대본에만 충실히, 단순하게 하려고 했다. 굳이 설정을 여러 가지 두려고 하면 무거워 지더라. 자연스럽게 툭툭 던지는 알바랑 거리가 멀어지는 느낌이 들어서 단순하게 생각하려고 했다. 그래야 더 무미건조하고 시니컬한 알바를 잘 살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살인자의 쇼핑목록’은 8부작의 짧은 이야기 속에도 스토킹, 아동학대, 국제결혼 여성의 가정폭력 피해, 트렌스젠더 등 현대 사회에서 차별받는 약자들의 이야기가 곳곳에 녹아 있다. 조아람은 “그런 이야기들을 너무 무겁지만은 않게 가져가서 좋았던 것 같다. 결국 알바도 그렇고 이 동네, 이 마트에 대한 정이 있기때문에 힘을 합쳐서 율이도 구해내고 범인도 잡았다고 생각한다. 이 모든 것들이 흔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흔하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지 않나. 무심코 지나가지 않는 이 동네와 마트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담아낸 것”이라고 드라마 속에 담긴 메시지를 전했다.
조아람은 지난 2016년, 걸그룹 구구단의 멤버 혜연으로 데뷔해 활동을 펼쳤다. 이후 2018년 팀을 탈퇴한 그는 약 4년만인 2022년 3월, 비욘드제이에 새 둥지를 틀고 배우 데뷔를 알렸다. 특히 배우로서 연예계 활동을 복귀하며 기존의 ‘혜연’이라는 본명이 아닌 ‘조아람’이라는 새로운 활동명으로 변경했던 그는 “새로운 시작인 만큼 새로운 나로 시작하고 싶었다. 그러던 중에 좋은 이름을 만나게 됐다. ‘곱고 고운 사람이 되라’라는 뜻을 가졌다. 뜻도 좋고 이름도 잘 맞는 것 같아서 고르게 됐다”고 이름을 바꾼 이유를 밝혔다. 
팀 탈퇴 후 약 4년이 지나 배우로 전향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조아람은 “결정적인 계기 보다는 연기를 공부하고 점차 흥미를 갖기 시작하면서부터 더 연기에 대한 생각이 깊어졌다. 그렇다 보니 이쪽 길로 접어들었고, 시간이 흐르면서 확실해지기 시작했다”고 답했다.
한번 아이돌 활동을 그만 둔 후 다시 배우로서 연예계 복귀를 택한 만큼 주위의 걱정도 뒤따랐다. 조아람은 “부모님이 걱정을 안 하셨던 건 아니다. 당연히 많이 하셨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어릴 때부터 늘 믿고 응원해주셨다. ‘다른 사람의 인식, 편견 그런 것에 따라가지 말고 스스로를 믿고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잘 해냈으면 좋겠다. 대신 책임감을 갖고 일했으면 좋겠다’고 말씀해 주셨다. 그게 정말 많이 도움 됐다”고 털어놨다.
4년간의 공백에 대한 이야기도 전했다. 조아람은 “초반에는 여유를 가져보려고 했다. 그동안 쉴 틈 없이 달려왔으니 조금은 달려오기만 했던 자신을 내려놓으려 했다. 또 이것(아이돌)만 바라보고 왔던 저라서 내가 좋아하는 다른 게 뭐가 있을까 찾아보려고 했고, 가족들과 시간을 많이 보냈다. 그러다 대입을 시작했고, 감사하게도 대학교에 입학하게 됐다. 학교 안에서 다양한 경험들을 해보면서 연기 공부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공백기 동안 여러 가지 알바를 해보기도 했다고. 그는 “제가 좋아하는 게 뭔지 찾아보고 싶었고, 독립적으로 일을 해보고 싶었다. 또 연기에도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에 학교생활을 하면서 알바도 같이 했다. 서빙이나, 음식 만들기도 했고, 제일 오래 한 건 주얼리 샵이었다”며 “드라마 캐스팅 후에 (구구단) 멤버들과 응원 메시지를 많이 주고받았다. 기대된다고, 너무 축하하고 응원한다는 메시지를 보내줬다”고 변함없는 멤버들과의 우정을 전했다.
비로소 배우로서 한 발을 내민 조아람은 “감사하게도 ‘살인자의 쇼핑목록’을 보고 연락 주시는 분들도 많이 계셔서 지금 오디션을 하나하나 열심히 보고 있다”며 “앞으로 더 깊게 (연기) 공부를 하면서 다양한 활동을 보여 드리고 싶다. 지금 나이에 해볼 수 있는 역할을 많이 해보고 싶고, 알바랑은 또 다른 저를 찾아보고 싶다. ‘나에게 이런 캐릭터도 있구나’ 라는 걸 깨달을 수 있는 게 연기의 또 다른 매력이라 생각해서 다양한 역할을 많이 해보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그는 자신의 첫 연기 만족도를 묻자 “지금도 그렇고 나중에 가서도 늘 50점을 주고 싶다”고 답했다. 이어 “반은 ‘고생했다’, ‘잘했다’고 스스로에게 응원해주고 싶고, 나머지 반은 그래도 아직까지 스스로의 부족함을 더 잘 알고 늘 겸손한 마음으로 작품에 임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그래서 늘 반반을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살인자의 쇼핑목록’에 대해서는 “늘 생각날 것 같다. 잊지 못할 현장, 잊지 못할 작품이었고 무엇보다 너무 소중한 가족을 만난 것 같아서 너무 감사하다. 또 다른 기회가 있다면 다른 작품에서 다 같이 만나고 싶다”고 털어놨다.
앞으로의 목표도 전했다. 조아람은 “지금처럼 재밌고 순수하게 연기를 하고 싶다. 더 나아가서는 더 깊고 섬세한 연기를 할 수 있는 배우로 성장해 있었으면 너무 좋을 것 같다”며 “아직 뚜렷한 목표를 세우진 않았다. 지금 너무 좋은 회사 식구분들을 만났고, 첫 시작도 너무 좋은 현장에서 할 수 있게 돼서 좋았다. 지금의 현실에 충실해서 계속 쭉쭉 천천히 성장해나가고 싶다”고 소망했다.
마지막으로 공백기 동안에도 변함없이 자신의 곁을 지켜준 팬들에게는 “구구단 때부터 지금까지 쭉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계신다는 걸 알고 있다.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을 늘 드리고 싶다. 끝까지 저를 믿고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리고, 어떻게 보면 또 다른 모습으로 팬분들 앞에 설 수 있게 돼서 행복하다. 팬분들이 응원해주시는 만큼 좋은 연기, 좋은 작품으로 보답해 드리고 싶다”며 “앞으로도 더 기대해주셨으면 좋겠고, 계속 응원해주시고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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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비욘드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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