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이 보는 앞에서 스승을 넘는 시나리오가 무산됐다.
양현종은 5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시즌 9차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5피안타 3볼넷 3탈삼진 1실점에도 불펜 난조에 통산 153번째 승리가 무산됐다.
이날은 양현종의 시즌 12번째 선발 경기. 올해 기록은 11경기 5승 2패 평균자책점 2.45로, 최근 등판이었던 5월 31일 잠실 두산전에서 5이닝 5실점(3자책)으로 승리투수가 되며 KBO리그 역대 최다승 공동 3위(152승)가 됐다. 1989년부터 2005년까지 통산 152승을 거둔 ‘옛 스승’ KT 이강철 감독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것. 이들보다 통산 승수가 많은 선수는 송진우(210승), 정민철(161승) 등 단 2명뿐이었다.

공교롭게도 통산 최다승 단독 3위 도전이 이 감독이 이끄는 KT전에서 성사됐다. 이에 양현종은 지난달 31일 두산전을 마치고 “이강철 감독님과 이름을 나란히 했다는 것이 너무 큰 영광이다”라면서 “일요일 KT전에서 이 감독님이 보시는 가운데 승리하는 모습을 꼭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남다른 각오를 다졌다.
양현종의 최근 흐름은 상승세였다. 지난 4월 20일 광주 두산전부터 무려 8경기 연속 무패 행진 중인 상황. 이 기간 퀄리티스타트 5번을 비롯해 5승 평균자책점 2.81의 호투를 선보였다. 아울러 올해 KT에게도 4월 26일 수원에서 6⅔이닝 3실점(2자책)으로 승리를 챙긴 기억이 있었다. 통산 KT전 성적도 24경기 13승 6패 평균자책점 2.83으로 상당히 좋았던 터.
스승 앞 153승 도전이 부담으로 다가왔을까. 1회부터 선두 조용호의 안타와 황재균의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1사 1, 2루 위기에 처했다. 박병호를 삼진, 강백호를 내야땅볼 처리한 뒤 2회를 14구 삼자범퇴로 막고 안정을 찾는 듯 했지만 3회 선두 심우준의 안타에 이어 황재균을 8구, 박병호를 10구 끝 나란히 볼넷으로 내보내며 2사 만루를 자초했다. 이번에는 강백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이닝을 마무리.
4회에는 선두 배정대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오윤석을 병살타, 김준태를 1루수 파울플라이 처리하며 실점하지 않았다.
양현종은 2-0으로 앞선 5회 첫 실점했다. 선두 심우준-조용호의 연속안타로 처한 무사 1, 3루서 김민혁에게 1타점 번트를 헌납한 것. 다만 황재균의 희생번트로 이어진 1사 2, 3루는 박병호를 삼진, 강백호를 초구 내야땅볼로 잡고 극복하며 간신히 승리 요건을 채웠다. 5회까지 투구수는 92개.
양현종은 2-1로 리드한 6회 장현식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1점 차 리드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장현식이 6회를 삼자범퇴로 막을 때만 해도 희망이 보였지만 7회 선두 심우준의 2루타와 폭투로 처한 1사 3루서 김민혁에게 동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양현종의 역대 최다승 단독 3위 도전이 다음 경기로 미뤄진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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