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의 새 외국인투수 웨스 벤자민이 알고 보니 미국 현지서 KBO리그 MVP 출신 조시 린드블럼에게 조언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벤자민은 최근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KT 팀원들이 가족처럼 대해줘서 좋다. 이런 분위기라면 빨리 적응할 수 있을 것 같다. 얼른 경기에 뛰고 싶다”라며 순조로운 KT 적응을 알렸다.
5월 18일 연봉 33만1000달러(약 4억원)에 KT맨이 된 벤자민은 30일 입국 후 빠르게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사흘 전 퓨처스리그 KIA전에서 3⅓이닝 1실점 70구를 소화했고, 5일 수원에서 실시한 불펜피칭에서 사령탑의 합격점을 받았다. 이강철 감독은 “2~30개를 던졌는데 공이 좋아 보인다. 타점이 높고, 커터가 위력적이며, 디셉션도 플러스 요인이 될 것 같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벤자민은 지난 2014년 텍사스 레인저스 지명(5라운드)을 받아 2020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빅리그 두 시즌 통산 21경기 2승 3패 평균자책점 6.80, 마이너리그 통산 111경기 32승 29패 평균자책점 4.60을 기록했고, 올 시즌에는 시카고 화이트삭스 산하 트리플A 샬럿 나이츠에서 선발로 7경기 2승 평균자책점 3.82를 남겼다.
벤자민의 KT행 선택 뒤에는 린드블럼의 조언이 있었다. 린드블럼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롯데, 두산 등에서 뛰며 5시즌 통산 130경기 63승 34패 평균자책점 3.55로 활약한 외국인투수. 2019년 30경기 20승 3패 평균자책점 2.50의 호투 속 통합우승과 함께 정규시즌 MVP, 골든글러브의 영예를 안았다.

벤자민은 “미국에서 린드블럼에게 조언을 구했는데 그가 KBO리그를 선택한 건 본인 최고의 선택이라고 말해줬다. 그 이야기가 내 선택에 많은 도움을 줬다”라며 “그밖에 텍사스에서 같이 뛰었던 DJ 피터스(롯데)와 현종이 형(KIA), 그리고 추신수(SSG)를 알고 있다. 미국에서 현종이 형을 보러 오기로 약속했는데 조금 늦었지만 드디어 보러 왔다”라고 설명했다.
벤자민은 실력뿐만 아니라 인성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일단 첫인상은 그렇다. 본인이 스스로 한국어를 공부하며 팀원들과 소통하려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는 “처음에 준비했던 한국어를 하지 못해 아쉽다. 그러나 앞으로 더 공부할 것이다. 먼저 한글 읽는 법을 익히고 있는데 더 많은 단어를 배워서 나중에 말을 했으면 좋겠다”라고 의욕에 찬 태도를 보였다.
사령탑 또한 이런 밝고 의욕적인 모습이 보기 좋다. 이 감독은 “굉장히 설레고 즐거워하는 모습이다”라며 “퓨처스리그 등판 이후 하루 쉬고 불펜피칭을 하는 것도 눈에 띈다. 6개 구종을 던질 수 있다고 하는데 한 번 보겠다”라고 긍정적인 면을 짚었다.
벤자민은 오는 7~9일 고척 키움 3연전에서 데뷔전을 가질 전망이다. 현재로서는 9일 선발 등판이 유력하다. 벤자민은 “느낌이 전체적으로 좋고 일단 시차 적응을 해야 돼서 여유 있게 던지려고 한다”라며 “빨리 KT 팬들을 위즈파크에서 만나고 싶다. 그럴 생각에 너무 기쁘다. 얼른 팀에 합류해서 던질 수 있도록 하겠다. 감사합니다”라고 대체 외인 성공 신화를 꿈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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