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블’ 김혜자X이병헌, 애증의 모자...어떻게 천륜이 이래요 [어저께TV]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2.06.06 07: 00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엄마 김혜자에게 아들 이병헌이 유독 쌀쌀맞았던 이유가 드러났다. 세상 깊은 한 맺힌 모자지간이 화해할 수 있을까.
5일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극본 노희경, 연출 김규태 김양희 이정묵) 18회에서는 ‘옥동과 동석1’ 에피소드가 그려졌다. 서로를 외면한 채 살아온 엄마 강옥동(김혜자 분)과 이동석(이병헌 분)의 이야기였다. 
이날 동석은 만물상 트럭에 채울 물건을 확보하기 위해 제주을 떠나 육지로 왔다. 그는 사랑하는 여자 민선아(신민아 분)와는 웃으며 문자를 나눴지만 엄마 옥동의 전화는 한사코 받지 않았다. 정은희(이정은 분)가 “너희 엄마 암이다. 그것도 말기”라며 알려줘도 “그래서”라고 받아칠 뿐.

유독 모친에게 냉랭한 동석에게 동네 형, 누나들이 나섰다. 정인권(박지환 분), 방호식(최영준 분)이 은희와 함께 옥동과 화해하라고 부추긴 것. 인권은 "어머니가 아픈 게 왜 화가 날 일인데. 네가 인간이면 사람이면 다른 일도 아니고 너희 엄마 암이고 살 가망 없는 말기암인데 당장 찾아뵙고 지난날 용서 빌고 효도할 일이지 뭐하는 짓거리냐. 남인 우리들도 너희 어머니 살아온 날 생각하면 자다가도 눈물이 나는데"라며 소리쳤다. 
친누나 같은 은희는 "동석아 우리가 진짜 너를 이해 못해서 이러는 것 같냐. 나는 너희 누나 내 친구 죽었을 때 너희 어머니 한 달도 안 돼서 보따리 싸 다른 남자랑 시집 갔을 때 나도 진짜 화 났다. 나도 이해 안 됐다. 내가 이러는데 너는 오죽할까. 내가 이제 와서 하는 말이지만 너 불쌍해서 운 날이 하루 이틀인 줄 아냐. 그런데 동석아 너희 엄마 이제 밥을 못 드셔. 피도 토하고. 너 화나지? 그런데 화 내는 것도 엄마 건강하실 때 만이다. 네가 져라. 어머니 소원 들어줘. 목포 가. 그리고 돌아가시면 마음 편하게 끝내라. 지긋지긋한 둘 관계. 장례는 우리들이 도와 치뤄줄게"라며 다독였다. 
그러나 동석은 지지 않았다. 그는 "내맘 안다고? 차라리 모른다고 해. 내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말이 남 다 이해한다는 말이야. 뭘 이해해. 형님 엄마가 형님 아빠 친구랑, 형님 친구 아빠랑 형님 보는 눈앞에서 방으로 들어가서 방 불 딱 끄고 부스럭 부스럭 이불 소리 내면서 자는 거 본 적 있어? 내가 왜 여러 여자 만나도 단 한번도 결혼 생각 안 하는 줄 아냐. 내 엄마, 아니 강옥동 여사랑 닮았을까 봐 두려워서. 내 엄마가 나한테 무슨 짓을 했는지"라며 울컥했고 물잔 가득 소주를 채워 단숨에 들이켰다. 
그러고도 분이 안 풀린 동석은 잔을 던져 깨부순 뒤 술값만 다로 낸 뒤 나섰다. 그가 울컥하며 떠올린 건 지난 날 엄마 옥동에게 쓰러지도록 뺨을 맞던 순간. 이를 알 리 없는 사람들은 답답해 했고, 영옥(한지민 분)이 나서 "동석 오빠가 우리가 또 모르는 뭔가가 있나 봐요. 다들 하실 만큼 하셨어요. 그만 하세요, 이제"라며 일행들을 말렸다. 
그렇게 뛰쳐나간 동석을 정준(김우빈 분)이 챙겼다. 정준은 동석을 조수석에 태우고 해안 도로를 따라 차를 몰았다. 동석은 정준에게 옥동의 말기 암 소식을 들은 심경에 대해 "미운 것도 아니고 기분이 좋은 것도 아니고 스멀스멀 화가 나는게 기분 자꾸 더럽다"라며 속내를 고백했다. 
이어 동석은 정준을 돌려보낸 뒤 연인 민선아(신민아 분)의 전화를 받으며 "엄마가 암이래, 말기. 그런데 나 아무렇지도 않다. 이대로 지겨운 인연 끝나나 싶다. 후련하기도 하고. 그런데 엄마가 양아버지 제사에 가자고 한다. 내가 뻔히 싫어할 거 알면서 한판 붙자는 것도 아니고 내가 가야돼? 동네 형이랑 누나는 가야 한다. 암 걸린 엄마가 마지막으로 부탁하는데 안 가면 개자식이라고. 사람 아니라고. 아버지 배 타다 죽고, 3년 후에 누나 물질하다 죽고, 그때 나한테 엄마밖에 없었는데 우리 엄마 종우, 종철이네 집에 살러 들어갈 때 나한테 제일 먼저 한 말이 뭔지 아냐. 이제 엄마한테 ‘어멍’이라고 하지 마라, ‘작은 어멍’이라고 불러라. 이제 종우, 종철이 엄마가 네 엄마라고 했다. 그래서 내가 못한다. 내가 왜 종우, 종철 어멍을 내 어멍이라고 하냐. 그랬더니 날 가만히 노려보다가 내 뺨을 한대, 두대도 아니고 열대, 스무대 내 입가가 터질 때까지 자기보다 몸도 작고 키도 작은 애를 개패듯이. 그날부로 나는 진짜 착하게 ‘작은 어멍’이라고 불렀다"라고 털어놨다. 
동석은 "내가 종우, 종철이네서 금붙이며 돈이며 다 털어 나올 때도 말했다. 같이 서울 가자고, 여기 뜨자고. 이 돈으로 내가 종우, 종철이한테 맞은 깽값이다. 미안할 것도 없고 나쁜 짓도 아니다. 그랬더니 가만히 보다가 또 가지 말라 울긴 커녕, 같이 살라 매달리긴 커녕 딱 한 마디 하더라. ‘도둑놈의 새끼’"라며 한 맺힌 심경을 선아에게만 말했다. 
이어 동석은 "우리 엄마는 왜 나한테 늘 당당하냐. 뭐가 그렇게 잘나고 당당해서 감히 나한테 목포 데려가라고 명령하냐. 부탁도 아니고 명령 조로. 내 마음대로 했으면 지금 이렇게 가만히 안 있지, 당장 가서 따지지. 암 걸린 게 벼슬이냐고. 암 걸리면 이래도 되냐고. 내가 종우, 종철이 그 자식들한테 쌍으로 맞을 때는 눈만 깜박깜박 뉘집 개가 맞는 것처럼 그랬으면서 엄마 노릇 한 적 없으면서 나한테 아들 노릇 하라고 하는 거냐. 앞뒤 안 가리고 오지게 한판 붙고 싶다"라고 털어놨다. 
선아는 이에 "나는 그렇게 하는 것도 나쁜 것 같지 않다. 나 역시 지금도 아빠를 생각하면 따지고 묻고 싶다. 어떻게 딸이 보는 앞에서 바다에 뛰어들 수 있는지. 나는 당신한테 진짜 아무것도 아니었는지. 그런데 나는 지금 따지고 싶어도 못 따져. 오빠는 그러지 마. 엄마한테 물을 수 있을 때 물어. 따질 수 있을 때 따지고. 나한테 미안한 적은 있었냐. 자식인 날 사랑한 적은 있냐. 왜 내가 맞고 있을 때 날 보호해주지 않았나 다 물어. 나중에 더는 궁금한 거 하나 없게"라고 조언했다.
다음 날, 동석은 선아의 말대로 옥동에게 모든 일을 물어보기로 결심하고 할망시장으로 향했다. 옥동은 트럭을 몰고 온 동석에게 커피를 주라고 주문하며 남몰래 아들을 챙겼다. 동석은 엄마 시장 순댓국을 먹으며 옥동에게 목포 제사에 언제 가야 할지 물었다. 이에 옥동은 “새벽 배로 가”라고 요구했고, 동석은 어이 없어 하면서도 새벽 4시까지 집으로 가겠다고 답해 모두를 안도케 하고 자리를 떠났다. 
다시 약속한 다음 날 새벽 4시, 동석은 옥동을 데리러 왔다. 새벽같이 달려왔건만, 옥동은 느긋했다. 그는 삶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듯 세간은 보따리를 싸 정리했고, 변기청소까지 하고 있었다. 심지어 옥동은 평상에 있는 보따리도 실으라고 했다. 무말랭이, 고사리 등을 동석을 어린 시절 학대했던 종철이 좋아한다는 이유에서였다. 
답답한 동석은 화를 내지도 돌아서지도 못한 채 옥동의 말을 들어줬다. 또한 만수(김정환 분)를 보기 위해 현춘희(고두심 분)도 함께 가는 길 온갖 잔심부름을 도맡았다. 결국 동석은 빠르게 차를 몰았으나 배를 놓쳤다. 망연자실한 동석 앞에 춘희와 옥동은 “커피”, “아침먹고 커피 마셔”라며 여유를 부리기까지 했다. 이 삐걱거리는 조합의 여정에 화해가 있을까. 실소와 감동이 같이 그려지는 가운데 '우리들의 블루스' 마지막 에피소드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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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tvN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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