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왕 출신 ‘소’형준이 프로 3년차를 맞아 연일 ‘대’형준이라는 별명에 걸맞은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작년 2년차 징크스에 시달리던 그에게 무슨 변화가 찾아온 것일까.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 주역인 선발진이 올해도 평균자책점 1위(3.14)를 달리고 있는 KT. 상승세를 이끄는 이는 에이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도, 토종 에이스 고영표도 아니다. 주인공은 10경기 6승 2패 평균자책점 2.53으로 호투 중인 2년 전 신인왕 소형준이다.
소형준은 올 시즌 쉽게 말해 한 경기를 온전히 믿고 맡길 수 있는 선발투수로 성장했다. 가장 돋보이는 기록은 이닝이다. 올해 10경기서 모두 6이닝 이상을 책임졌고, 그 중 퀄리티스타트가 7차례인데 퀄리티스타트 플러스가 6차례에 달한다. 그 결과 7일 오전 기준 다승 공동 3위(토종 공동 2위), WHIP(0.93) 4위(토종 2위), 평균자책점 9위(토종 5위), 이닝 11위(토종 5위) 등 각종 지표 상위권을 독식 중이다.

신인 때부터 소형준 육성에 공을 들인 이강철 감독은 비결로 구속 상승을 꼽았다. 이 감독은 “모든 구종마다 4~5km씩 구속이 상승했다. 투심은 147~150km, 커터는 144~145km가 찍힌다. 투심의 경우 포수도 못 잡을 정도로 구위가 날카롭다”라고 분석했다.
정교한 제구력을 갖춘 투수가 구속을 장착하자 빠르고 공격적인 승부가 가능해졌다. 소형준이 매 경기 6이닝 이상을 줄곧 소화하는 이유다. 이 감독은 “평균 6⅔이닝 이상을 소화하는 느낌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5이닝-100구가 기본이었지만 이제는 7회까지 던져도 투구수가 80~90개에 불과하다. 확실히 레벨이 달라졌다”라고 놀라워했다.

2020 KT 1차 지명에 빛나는 소형준은 첫해 26경기 13승 6패 평균자책점 3.86의 호투 속 신인왕을 차지했지만 이듬해 2년차 징크스가 찾아오며 24경기 7승 7패 평균자책점 4.16으로 전반적인 수치가 모두 하락했다. 그런 그가 어떻게 다시 2년 전의 폼을 되찾은 것일까.
사령탑은 ‘성숙’이라는 키워드를 꺼내들었다. 이 감독은 “프로에서 2시즌을 보내며 완전히 적응을 마친 모습이다. 지난 2년 동안 많은 경험을 쌓으며 정립이 됐다”라며 “올해의 경우 2년차 부진을 털기 위해 유연성, 순발력 운동을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 결과 더 이상 말할 게 없는 투구 내용이 나오고 있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본인의 선천적인 재능과 노력이 합쳐지며 2020년 신인왕 투수가 소형준에서 대형준으로 성장하게 됐다. 소형준은 지금 이 감독이 가장 믿고 쓸 수 있는 확실한 에이스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