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는 다 올라왔는데…”
NC 다이노스 박민우(29)는 지난 2년 여의 시간 동안 자신의 진면목을 과시하지 못했다. 지난해 여름 원정 숙소에서 외부인들과 술판을 벌이며 방역수칙 위반 의혹을 받으며 물의를 일으켰고 KBO와 구단 자체 징계를 소화해야 했다. 지난해 후반기부터 올해 4월까지 97경기를 결장했다.
불미스러운 일로 이탈했다고 할 지라도 박민우는 통산 타율 3할2푼3리로 3000타석 이상 소화한 타자 중 전체 5위에 올라 있다. 현역 선수 기준으로는 4위다. 그만큼 박민우의 컨택 능력은 리그 전체가 알아주고 있었다.

그러나 좋지 않았던 지난해 전반기 흐름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 5월 4일 징계에서 복귀한 뒤 한 달 가량이 지났지만 본궤도에는 오르지 못했다. 28경기 타율 2할3푼4리(111타수 26안타) 1홈런 6타점 10득점 4도루 OPS .630에 그치고 있다. 박민우다웠던 날카로움, 선구안이 아직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박민우의 타격 페이스는 서서히 살아나고 있고 타석의 결과들을 뜯어보면, 비교적 운이 없었다는 게 지표로도 확인 되고 있다. 박민우의 통산 BABIP(인플레이 타구 타율)은 3할6푼7리다. 상위권의 기록이다. 하지만 올해는 1할이 낮은 2할6푼6리에 그치고 있다. 그만큼 박민우의 인플레이 타구 자체에 운이 없다는 의미로도 풀이할 수 있다. 지난 4일 창원 롯데전에서는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2루수 다이빙 캐치에 걸리는 등의 장면도 볼 수 있었다. 이른바 ‘BABIP신(神)’이 외면하는 박민우다.
강인권 감독대행은 “잘 맞은 게 정면으로 향하는 모습이 자주 나온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는데 아쉬움이 큰 것 같다”라면서 “페이스는 다 올라온 것 같다. 공격적으로 치고 있는데 호수비에 걸려서 아쉬움이 큰 것 같다”라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그리고 이제는 베테랑인 박민우의 회복력을 믿었다. 강 대행은 “(박)민우 정도 커리어면 스스로 이겨낼 것이라고 본다. 누가 잡아준다고 해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라면서 “멘탈도 강하다. 여전히 밝게 준비하고 있다. 큰 걱정은 안한다”라고 박민우가 본래의 리드오프로서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건우가 왼쪽 허벅지 통증을 빠져 있고 노진혁도 발목 부상으로 1군에서 제외된 상태. 완전체 라인업이 힘든 가운데 박민우가 이제 앞선에서 출루하며 공격을 풀어줘야 한다. 손아섭, 양의지, 마티니의 중심 타선이 기회를 살릴 수 있도록 첨병 역할을 좀 더 해줘야 한다. 과연 박민우는 불운을 극복하고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아오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