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이제는 놓치지 않겠다"...'광현종'의 후계자가 다시 꿈을 꾼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2.06.08 13: 27

"이제는 다시 놓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 한국 야구대표팀을 이끌어가는 선투수진의 핵심은 좌완 투수였고 류현진(35⋅토론토), 김광현(34⋅SSG), 양현종(34⋅KIA)이 무게를 짊어졌다. '류김양' 좌완 트로이카가 한국 야구를 이끌어가는 중심 축이었다. 하지만 20대 초반의 이들이 30대 중반이 될 때까지 국가대표에서 여전한 에이스였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뒤에는 '광현종' 듀오가 국가대표팀 마운드를 책임졌다.
한국야구는 이들의 후계자를 언제나 찾아 헤맸다. 여전히 진행 중이다. 2019년 WBSC 프리미어12에서는 이승호(23⋅키움)가 각광을 받았고 지난해 도쿄올림픽에서는 이의리(20⋅KIA), 김진욱(20⋅롯데) 등 신인 좌완 영건들이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승호, 김진욱, 이의리 모두 국제무대에서도 배포 있는 모습으로 기대감을 높였다. 

2017년 APBC 대회에 나선 구창모 /OSEN DB

그러나 어딘가 모를 허전함이 있었다. '광현종'의 후계자 계보를 이어갈 가장 유력했던 선수가 국가대표팀 문턱에서 매번 좌절했다. 사유가 부상이었기에 더욱 안타까웠다. NC 다이노스 구창모(25)가 그 주인공이었다. 
구창모는 지난 2017년 시즌이 끝난 뒤 만 23세 이하, 프로 3년차 이하 선수들이 나선 APBC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에서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후 성장을 거듭했고 2019년 후반기 활약으로 프리미어12에서 김광현, 양현종의 좌완 에이스 계보를 이을 후계자로 대표팀 명단에 뽑혔다. 그러나 대회를 앞두고 허리 피로골절 소견을 받으면서 팀의 포스트시즌 무대는 물론 대표팀 승선까지 불발됐다.
2020년 전반기에는 리그 최고의 에이스로 역할을 다하면서 도쿄올림픽 대표팀 발탁의 꿈이 부풀었다. 하지만 전반기 막판 왼팔 전완부 피로골절 증세로 후반기를 통째로 쉬어야 했고 도쿄올림픽 역시 1년 연기됐다. 연기된 올림픽이 열리고 있을 때에는 왼팔 척골 피로골절 판고정술 수술을 받고 재활을 하고 있었다.
언제나 대표팀에 승선을 하려는 찰나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올해 복귀를 앞두고는 또 햄스트링 부상까지 당했다. 구창모의 커리어 전체가 꼬이기 시작했다. "재활을 하던 2군 구장이 1군 구장과 가까웠다. 응원 소리를 듣는 게 너무 힘들었다"라며 1군에 대한 그리움과 재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럼에도 구창모는 좌절하지 않고 건강하게 1군 무대로 돌아왔다. 
지난달 28일 창원 두산전에서 복귀전을 치렀고 5⅓이닝 4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승리 투수가 됐다. 575일 만의 1군 정규시즌 복귀전에서 679일 만에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지난 3일 창원 롯데전에서는 7이닝 1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로 2승을 거뒀다. 
수술과 재활을 반복하면서 깨닫게 된 건 몸 관리의 중요성이다. 그는 "부상 이전보다 몸 푸는 시간을 더 길게 가져가고 있고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회복을 하는데 시간을 더 많이 투자하고 있다"라면서 "지난해 재활을 하면서 운동밖에 하지 않았다. 몸을 키워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체감은 잘 안되지만 체중도 많이 늘었다"라고 했다.
건강하게 한 시즌을 소화하는 게 최우선. 하지만 내년부터 있을 국제대회 태극마크를 여전히 갈망하고 있다. 2023년 시즌 전에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시즌 중에는 올해 개최 예정이었다가 미뤄진 항저우 아시안게임, 그리고 시즌이 끝난 뒤에는 프리미어12까지, 굵직한 국제대회들이 기다리고 있다. 구창모는 이 기회를 다시는 놓치고 싶지 않다.
그는 "계속 국가대표 문턱에서 좌절을 했다. 하지만 국가대표는 예전부터 계속 꿈꿔왔던 자리다. 앞으로도 계속 욕심을 낼 것이고 두 번의 기회를 놓쳤기 때문에 다시는 놓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라면서 "일단 건강하게 하는 게 우선인데, 그렇게 하다보면 국가대표 기회도 다시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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