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지 않네요, 되게 힘들고…”.
미국에서 두 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김하성(27·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메이저리그의 살인적 일정을 이제야 체감하고 있다. 지난해 백업으로 뛰면서 느끼지 못한 장거리 이동과 체력 부담을 올 시즌 제대로 느끼고 있다.
지난해 내야 전천후 백업이었던 김하성은 팀의 전체 162경기 중 117경기를 뛰었다. 선발은 63경기로 전체 경기의 38.9%. 올해는 55경기 중 48경기를 나왔고, 그 중 45경기가 선발이다. 전체 경기의 81.8% 비율로 선발출장하며 주전으로 첫 풀타임 시즌을 보내고 있다.

개막 두 달이 지나면서 체력적으로 힘들 시기가 왔다. 김하성은 “작년에 경험을 해보긴 했지만 메이저리그 이동이 쉽지 않다. 되게 힘들다”며 “작년에는 경기에 많이 안 갔지만 올해는 경기에 많이 나가다 보니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개막 후 샌디에이고의 일정을 보면 살인적이다. 애리조나 원정에서 시즌을 시작한 뒤 샌프란시스코→샌디에이고→신시내티→피츠버그→클리블랜드→샌디에이고→애틀랜타→필라델피아 →샌프란시스코→샌디에이고→세인트루이스→밀워키→샌디에이고 순으로 총 13번의 지역 이동이 있었다.
시즌 전체 일정의 33%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현재까지 이동 거리만 약 2만7100km. 샌디에이고 홈이 있는 서부 지역부터 동부와 중부까지 미 전역을 쉴 새 없이 이동했다. 메이저리그에선 일상적인 일이지만 한 시즌에 많아야 1만km를 이동하는 KBO리그에서 뛰던 김하성에겐 적응이 필요한 부분이다.
김하성은 “시차가 다르고, 낮 경기가 많은 것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주말에만 낮 경기를 하는 KBO리그와 달리 메이저리그는 평일에도 이동 전날에는 낮 경기를 한다. 낮 3시, 1시는 물론 11시 오전에 시작되는 경기도 있다. 올해 김하성이 뛴 48경기 중 밤 26경기, 낮 22경기로 비율이 비슷하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경기 준비를 빠르게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162경기 대장정을 치르는 메이저리그는 쉬는 날도 별로 없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부상 공백으로 샌디에이고 팀 내 유격수 자원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김하성은 지난 4월29일 신시내티 레즈전부터 2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까지 31경기(30선발) 연속 출장하기도 했다.
어느 때보다 체력 관리가 중요해진 상황. 김하성은 “잠 잘 자고, 맛있는 것 많이 먹으려 한다. 한식도 자주 먹는다. 샌디에이고 집에는 어머니가 계셔서 한국처럼 잘 먹고 있다”며 “스테이크와 연어 위주의 미국 음식도 계속 먹으니까 물리더라. 원정에 가서도 한식을 시켜 먹을 때가 있다”고 말했다.

고된 일정으로 몸은 힘들지만 김하성의 마음은 즐겁다. 꿈꿔온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주전으로 원없이 뛰고 있는 나날이다. 그는 “몸은 힘들어도 경기에 계속 나가니까 좋다. 경기에 나가는 게 내가 원하는 것이었다”며 남은 시즌에도 쉼없는 활약을 다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