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리니까 속 편해…이래서 야구 인기 없다" 경질 감독 작심 발언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2.06.09 05: 31

LA 에인절스에서 경질된 조 매든(68) 감독의 첫마디는 “해방됐다”였다. 충격의 12연패 끝에 해고 통보를 받은 매든 감독이 작심 발언을 날렸다. 
매든 감독은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간) 보스턴 레드삭스전을 앞두고 전격 경질됐다. 에인절스와 맺은 3년 계약의 마지막 해였지만충격의 12연패 끝에 5할 승률마저 무너지자 구단에서 칼을 빼들었다. 
‘MLB.com’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페리 미나시안 에인절스 단장은 “3주 전만 해도 생각 못한 일이다. 힘든 판단을 내려야 할 때가 있는데 오늘 아침 매우 힘들었다. 매든 감독을 사랑하지만 분위기 쇄신을 위해 감독 교체가 옳은 일이라 생각한다”며 “매든 감독만의 잘못이 아니다. 우리 모두에게 책임이 있고”고 말했다. 

에인절스 조 매든 감독이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2022.05.26 /dreamer@osen.co.kr

지난 2008년 탬파베이 레이스를 창단 첫 월드시리즈(준우승)로 이끌었고, 2016년 시카고 컵스를 108년 만에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려놓는 등 3차례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한 ‘명장’ 매든 감독이었지만 3년 연속 성적 부진으로 중도 하차하는 쓴맛을 봤다. 에인절스에서 성적은 130승148패(승률 .468). 
매든 감독은 이날 ‘디애슬레틱’과 단독 인터뷰를 통해 “해방된 기분이다”고 말문을 연 뒤 “많이 놀랐다. 코치들이나 선수들과 관계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었다. 12연패를 하면서 힘든 상황이 더욱 악화됐을 뿐이다. 클럽하우스의 분위기도 정말 좋았고, 논쟁이나 손가락질도 없었다”며 “선수들이 다쳤고, 순식간에 일어난 재난이었다. 다시 정상 궤도에 올라 승리를 쌓아야 했는데 그런 기회가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에인절스 조 매든 감독이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2022.05.26 /dreamer@osen.co.kr
미나시안 단장과의 불화도 인정했다. 매든 감독은 “미나시안 단장도 어려운 상황에 있다. 그를 이해한다”면서도 “그동안 잘 협력했다고 생각했고, 가능한 도움이 되려 노력했다. 그게 내가 묘사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다”고 애써 포장을 하려 했지만 속마음을 감출 순 없었다. 
매든 감독은 “나도 분석에 관심이 있지만 모든 사람들의 목구멍에 억지로 밀어넣고 싶은 정도는 아니다. 진짜 야구인들은 이런 부분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고 있다. 야구장에서 그저 신나게 즐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요즘은 프런트에서 너무 많이 통제한다”고 프런트 야구를 겨냥했다. 
나아가 매든 감독은 “사실 미나시안 단장과도 이에 대해 이야기를 했고, 더는 새로운 문제가 아니다. 다만 프런트에서 주는 정보를 줄이고, 이를 주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면서 방해가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말을 해줬다. 야구계가 이런 방향으로 너무 멀리 갔고, 사람들이 예전처럼 야구에 빠져있지 않은 이유의 일부”라면서 프런트 숫자 놀음이 야구 인기의 저해 요소라고 직격했다. 
시카고 컵스 시절 조 매든 감독 2019.04.11 /dreamer@osen.co.kr
갑작스럽게 지휘봉을 놓고 떠났지만 선수단에 대한 애정은 여전하다. 매든 감독은 “당연히 팀이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앤서니 렌던과 테일러 워드가 부상에서 돌아오고, 불펜투수들이 자신감을 찾으면 된다. 리드 데트머스는 젊고 유망한 선수다. 오타니 쇼헤이와 마이크 트라웃이 잘 해줄 것이다”며 “나도 다음 기회를 기대한다. 다시 감독하고 싶고, 진짜 잘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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