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로 시즌을 시작해 불펜으로 이동했고 선발진에 결원이 생기면서 다시 선발진으로 돌아왔다. 스윙맨의 정석과도 같은 모습으로 투수진의 대체불가 선수로 거듭나고 있다. SSG 랜더스 이태양(32)의 얘기다.
이태양은 8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⅓이닝 87구 6피안타 3탈삼진 무4사구 1실점 역투를 펼쳤다.
2-1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불펜진이 승리 기회를 날렸다. 다만 시즌 평균자책점은 2.68(57이닝 17자책점)까지 떨어졌고 규정이닝 진입도 이제 눈 앞에 두게 됐다.

이날 이태양은 최고 144km의 패스트볼 34개, 포크볼 35개, 커브 12개, 슬라이더 6개를 던지면서 NC 타자들을 효과적으로 요리했다.
1회부터 다소 어렵게 출발했다. 선두타자 박민우에게 좌전안타를 맞았고 이후 2타자를 범타 처리했지만 양의지에게 유격수 내야안타를 허용해 2사 1,2루 위기에 몰렸지만 마티니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1회를 무사히 넘겼다.
2회에는 서호철을 3루수 실책으로 내보냈지만 별 탈 없이 넘겼다. 3회는 삼자범퇴를 기록했고 4회에는 윤형준을 유격수 실책으로 내보냈지만 2사 후 였기에 큰 위기로 번지지 않았다.
타선이 1회와 4회 점수를 뽑아내면서 2-0의 리드를 안고 있었지만 5회 2사 후 추격을 허용했다.
5회 2사 후 박민우에게 2루타, 권희동에게 유격수 내야안타를 맞았다. 2사 1,3루 위기가 만들어졌고 손아섭에게 중전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1실점 했다. 1-2로 쫓겼다.
하지만 이태양은 안정감 있게 마운드를 지켰다. 6회 마티니, 윤형준, 김주원을 모두 잡아내고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이태양은 선두타자 서호철을 2루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이후 대타 정진기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SSG 벤치는 투수를 교체했다. 이태양의 임무는 마무리 됐다. 후속 고효준이 박민우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했지만 1사 1,2루 위기에서 권희동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한 뒤 2루 주자 정진기의 주루사가 나오며 이태양의 실점은 늘어나지 않았다. 승리 투수 요건이 지켜졌다.
하지만 불펜진이 1점 차를 지키지 못했다. 8회 무사 1,3루에서 마티니에게 동점 희생플라이를 허용했다. 이태양의 승리는 무산됐다. 결국 경기는 양 팀의 헛심 공방 끝에 2-2 무승부로 끝났다.
이태양은 개막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됐다. 그러나 김광현이 시즌 준비를 마치고 돌아오자 불펜으로 이동했다. 이후 6경기에서 구원 투수로 나섰다. 짧은 이닝은 물론 롱릴리프 역할까지 가리지 않는 마당쇠였다.
그러다 4월 말, 노경은이 타구에 손가락을 맞는 부상을 당하며 이탈한 뒤 다시 선발로 복귀했다. 이후 선발 투수로 안정적으로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현재 이반 노바가 부진하고 김광현, 윌머 폰트의 힘에 의존하는 선발진이다. 하지만 잦은 보직 이동에도 불구하고 이태양은 혼란스러워하지 않고 능숙하게 역할을 다하고 있다. 흔들리는 위기의 팀을 이태양이 한 축이 되어 지탱하고 있다.
비FA 다년게약을 맺은 박종훈(5년 65억 원), 문승원(5년 55억 원)의 ‘120억 듀오’가 팔꿈치 수술을 받고 재활을 거쳐서 돌아온다면 이태양의 보직도 다시 미궁에 빠질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이태양의 페이스라면 박종훈과 문승원의 복귀를 더 차근차근 준비할 수 있게 된다. 무엇보다 이들이 복귀하더라도 이태양은 굳건하게 자신의 입지를 지킬 수 있을 듯 하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