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좌완 투수 션 마네아(30)가 7전8기 끝 51일 만에 승리를 따냈다. 지난해까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서 6년간 한솥밥을 먹던 옛 동료 크리스 배싯(33·뉴욕 메츠)과의 선발 맞대결에서 거둔 승리라 감회가 남달랐다.
마네아는 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2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7이닝 3피안타 3볼넷 3탈삼진 2실점 호투로 샌디에이고의 13-2 대승을 이끌었다. 최고 93.9마일(151.1km)짜리 싱커(70개) 위주로 체인지업(15개), 슬라이더(6개)를 간간이 섞었다.
시즌 3승(3패)째를 거둔 마네아는 지난 4월19일 신시내티 레즈전 이후 51일, 8경기 만의 승리를 따냈다. 앞서 7경기에서 6번의 퀄리티 스타트에도 불구하고 타선과 불펜 도움을 받지 못해 승리를 거두지 못했지만 이날은 모처럼 경기 초반부터 타선의 화끈한 득점 지원으로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샌디에이고가 메츠 선발 배싯을 제대로 두들겼다. 배싯은 3⅓이닝 7피안타 2볼넷 6탈삼진 7실점(6자책)으로 무너지며 시즌 4패(4승)째.

경기 후 마네아는 경기 후 마네아는 “이런 경기는 정말 말도 안 된다. 배싯은 오랜 시간 함께했던 동료였다. 경기에 들어가면서 많은 감정이 들었다”고 말했다. 마네아와 배싯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오클랜드의 선발진을 책임진 핵심 투수들이었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각각 샌디에이고와 메츠로 트레이드됐다.

오클랜드는 올 시즌을 앞두고 ‘파이어 세일’에 나섰다. 스몰 마켓으로 재정이 넉넉하지 않은 오클랜드는 오는 2024년을 끝으로 현재 홈구장으로 쓰는 콜리세움과 계약도 끝난다. 신축 야구장 건립까지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라 긴축 재정을 해야 했고, FA와 연봉조정으로 몸값이 오를 주축 선수들을 팔아치웠다. 지난 3월 직장 폐쇄 해제 후 4일 만에 배싯, 1루수 맷 올슨(애틀랜타), 3루수 맷 채프먼(토론토)을 트레이드한 뒤 시즌 개막 전 마네아까지 샌디에이고로 넘겼다.
밥 멜빈 샌디에이고 감독도 두 투수의 대결을 두고 “이상한 느낌”이라고 했다. 멜빈 감독도 지난해까지 오클랜드 지휘봉을 잡고 두 투수와 함께한 인연이 있다. 지난 2011년부터 10년간 오클랜드를 이끈 멜빈 감독은 지난겨울 샌디에이고로부터 감독 면접 요청을 받았다. 이에 오클랜드는 어떤 보상도 받지 않고 멜빈 감독을 떠나보냈다. 400만 달러로 감독 중 최고 수준의 연봉을 받는 멜빈 감독과 결별하며 조금이라도 돈을 아낄 수 있었다.
지난 2016년 데뷔 후 6년간 오클랜드에만 몸담으며 3번의 두 자릿수 승수 시즌을 보낸 마네아는 팀에 남고 싶어 했다. 하지만 예비 FA로 트레이드 가치가 높았고, 운명을 거스를 수 없었다. 수더분한 성격의 그는 샌디에이고에도 빠르게 녹아들었다. 승운이 따르지 않았지만 특유의 미소를 잃지 않았다. 실력도 여전하다. 올 시즌 11경기에서 팀 내 최다 69이닝을 던지면서 평균자책점 3.52 탈삼진 71개를 기록 중이다. 11경기 중 10경기를 6이닝 이상 던졌고, 그 중 9경기가 3자책점 이하로 퀄리티 스타트 투구였다.

압도적이진 않지만 안정적인 이닝 소화력으로 샌디에이고 선발진의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멜빈 감독도 이날 경기 후 “마네아는 훌륭했다. 경기 초반 분위기를 잘 이끌어줬고, 6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아줬다. 정말 정말 일관적이다”며 그의 꾸준함을 치켜세웠다.
/waw@osen.co.kr